[기독일보 김상고 기자] 정부는 사이버공간을 영토·영공·영해에 이어 국가가 수호해야 할 또 하나의 영역으로 보고 국정원·방통위·국방부·행안부·금융위 등 15개 관련부처가 사이버공격에 범정부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정부는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사이버공격에 종합적·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 사이버안보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정부는 ‘3.4 DDoS공격’, ‘농협 전산망 장애사건’ 등을 계기로 외부로부터의 사이버공격이 국민의 재산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러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공유하고 지난 5월 11일 '국가사이버안전 전략회의'를 개최하여 “국가 사이버안보 마스터플랜”을 수립·시행키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국정원·방통위·국방부·행안부·금융위 등 15개 관계부처가 참여하여 수차례의 ‘국가사이버안전 실무회의’와 유관부처 회의 및 외부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금번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였다고 밝혔다.
마스터플랜에는 국가차원의 사이버위협 대응체계 정비 및 관련 부처별 역할 정립, 분야별 중점 추진과제 등이 포함됐다.
먼저 정부는 각종 사이버위협에 총력 대응할 수 있도록 '국가사이버안전센터'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간 협력·공조와 민간 전문가 참여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국정원의 컨트롤타워 기능과 부처별 역할을 명확히 해 그간 제기돼 왔던 기관간 업무 혼선·중복 등의 문제점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방통위는 방송통신 등 민간 분야, 금융위원회는 금융분야, 국방부는 국방분야, 행정안전부는 전자정부대민서비스와 정부전산센터 등 행정분야를 맡게 된다.
아울러 정부는 사이버공간을 영토·영공·영해에 이어 국가가 수호해야 할 또 하나의 영역으로 보고 이를 위해 예방·탐지·대응·제도·기반 등 5대 분야의 중점 전략과제를 추진키로 했다.
예방 측면에서는 전력, 금융, 의료 등 기반시스템 운영기관 및 기업들의 중요 정보 암호화 등 보호조치를 강화하고, 핵심시설에 대한 백업센터 및 재해복구시스템을 확대 구축키로 했다.
정부는 SW개발 단계에서의 보안취약점 사전 진단 제도도 의무화한다.
탐지 측면에서는 범국가적 사이버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3선 방어체계(국제관문국·인터넷연동망 ↔ 인터넷서비스 사업자(ISP) ↔ 기업·개인) 개념을 도입해 공격 트래픽을 단계별로 탐지, 차단할 계획이다.
또 지자체 정보시스템의 사이버공격 탐지도 실시하고 보험·카드사 등 제2금융권 전산망에도 보안관제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북한산 불법SW 유통 감시·차단 활동도 강화하고 금융·통신 등 민간 주요시스템은 전문업체를 활용한 보안점검을 연 1회 이상 이행토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대응 측면에서는 조직적인 해커공격에 대해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 대응반’을 운영하고 주요 국가 및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강화해 고도화되는 해킹에 총력 대응키로 했다.
제도 측면에서는 국가·공공기관 대상 정보보안 평가제도 개선, 민간기업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활성화, 금융분야 ‘IT부문평가’ 대상기관 확대 등을 추진한다.
또 민간기업 해킹사고 발생시 경영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한편, 용역업체에 의한 사고시 민·형사상 책임을 함께 묻도록 하는 등 용역사업 및 민간분야 보안 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아울러 범정부 차원의 ‘사이버안전의 날’ 제정·시행과 ‘클린 인터넷 운동’ 활성화 등을 통해 사회 전반의 사이버안보에 대한 마인드 확산에도 주력키로 했다.
마지막으로 기반 측면에서도 각 정부기관의 정보보안 인력 증원 및 금융위 보안업무 전담조직 신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정보보호 정규직 비율 상향, 원전 등 국가 핵심 기반시설 운영기관의 보안 전담인력 확보 등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번에 수립한 마스터플랜을 바탕으로 부처별로 소관 분야에 대한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시행토록 하고 주기적으로 이행 실적을 점검해 미비점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국내외 사이버안보 환경 변화와 사이버공격 행태·수단의 발전양상을 고려해 마스터플랜을 수정·보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