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50%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는 뉴스 기사를 보았다. 18세~49세 연령층도 생년월일 끝자리와 같은 날 사전 예약하는 '10부제' 종료 이후, 연령별 추가 예약이 시작됐다.
필자는 8월 초에 백신 접종을 했다. 접종 당일, 집 근처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했다. 예방접종센터 바깥에 있는 접수대에서부터 이동하면서 일일이 '청각장애인'이라고 밝혀야 했다. 접종하기 전 문진에서 의료진과의 대화는 필담으로 진행했다. 평소에 아픈 곳이 없었는지, 먹고 있는 약물 종류와 다른 접종 시 부작용이 없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문진이 끝나고 바로 접종실로 갔다. 접종실에서 또 한 번 말했다. "저는 청각장애인입니다." 스마트폰 메모장 애플리케이션에 미리 적어둔 내용을 보여주니 간호사가 이를 확인하고 마스크 사이로 미소를 보여주셨다. 왼쪽 어깨를 내어 주고 혹시 모를 부작용에 불안했지만, 간호사가 접종하고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주신 덕분일까 한결 마음이 놓였다.
접종이 끝난 후 15분간 대기해야 했고, 좌석마다 타이머 시계가 있었다. 15분으로 설정한 뒤 시간이 다 되면 알림음이 나온다는데, 필자는 몰랐다. 안내요원이 다가와 알려주신 덕분에 백신 접종이 모두 끝날 수 있었다.
문진 때 의사가 접종 당일과 다음날은 최대한 힘든 일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필자는 아이를 키우고 있다. 그래서 아이와 동적인 활동보다 정적인 활동을 하면서 조절했고, 저녁 일찍 잠들었다. 열이 나거나 근육통으로 아주 아플 때 타이레놀을 먹으면 좋다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들어서 새벽에 욱신거려 타이레놀 한 알을 먹고 이상 반응 체크리스트를 살펴봤다. 다행히 심하진 않았지만, 두통과 근육통이 한꺼번에 생겨 더욱 힘들었다. 백신을 맞은 부위도 욱신거렸다. 하루 이틀 쉬다 보니 차츰 나아지기 시작했다.
이샛별(경기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