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곡성에 거주하고 있는 80세를 앞둔 할머니가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단절된 모습을 시로 표현해 전국시화전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곡성군은 오산면 안평리에 거주하고 있는 구회남(79)씨가 제목 '나가고 싶다'는 시로 2021년 전국 성인문해시화전에서 특별상(국회 교육위원장상)을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구씨의 시 '나가고 싶다'는 학용품을 통해 일상이 단절된 코로나19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학교를 가지 못해 가방 속과 필통에만 있는 책과 연필들이 답답해하는 모습을 시적 언어로 표현해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씨는 곡성군이 지난 2006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이후 실시하고 있는 고령자 대상 '성인문해교육'에 참여했다.
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우고 시화도 그리며 새로운 세상을 만났지만,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교육이 중단됐다. 비대면 방식으로 교육이 재개됐지만, 이야기를 주고받을 친구들이 없어 쓸쓸한 모습을 학용품을 통해 표현했다.
이번 전국시화전에는 20명의 성인문해 학습자들이 시화작품을 제출했다. 이 중 구씨의 작품이 선정됐으며, 최종 심사와 대국민 투표까지 올라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회남씨는 "코로나19로 수업을 하지 못해 답답했다"며 "마을회관에 주인없이 남아있는 책상을 생각하면서 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웃들과 문해교육 가서 웃고 떠들며 수업 들을 때가 그립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사라져서 다시 마을회관에서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