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이 굽타의 신간 『바울과 믿음 언어』(이레서원)이 9일 출간됐다. 이 책은 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이자 기독교의 핵심 교리인 '믿음'의 개념을 연구한다. 니제이 굽타는 바울이 사용한 믿음 용어가 1세기 당시 유대인과 그리스-로마 세계의 영향을 받은 다양한 개념들의 넓은 스펙트럼 위에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바울의 여러 서신을 검토하면서, 바울이 사용한 믿음 언어의 뉘앙스와 복합적인 부분들이 우리가 바울 서신에서 얻은 신학적 결론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주목한다.
기독교 역사를 보면, '믿음'의 의미와 관련해서 양 극단으로 치우칠 때가 있었다. 어떤 학자들은 믿음을 율법이나 행위의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본다. 어떤 학자들은 믿음이 지적인 동의가 아니며 '충성, 신실함'이라는 뜻으로 여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굽타는 바울이 사용한 믿음이라는 단어는 유대인들이 언약을 호의, 신뢰, 기대가 포함된 의미로 이해한 것을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바울이 사용한 핵심 용어인 믿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단어나 한 가지 정의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바울이 이해한 믿음은,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 세상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는 것, 그리스도에 대한 관계적 의존, 그리스도에 대한 적극적인 충성 등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믿음'이라는 단어에 우리 자신의 문화적인 함의가 담긴 개념들, 정작 바울 자신은 염두에 두지 않았을 개념을 부여할 때 우리는 성경 본문을 오해할 수 있다. 신약 성경의 pistis 용법과 그 의미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풍성한 자료와 믿을 만한 이론을 제공한다. 독자는 헬라어 pistis, 우리말 성경에서 대개 '믿음'으로 번역된 이 단어의 다양한 뉘앙스와 역동적인 성격을 헤아려 보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