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 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모임인 ‘북한에 관한 초당적 의원모임’(All-Party Parliamentary Group on North Korea, APPG NK)이 최근 7년 간 북한 내 인권유린 실태를 총망라한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0일 보도했다.
영국 상·하원 의원으로 구성된 ‘북한에 관한 초당적 의원모임’은 북한 인권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문제 개선을 위한 목소리를 영국 내는 물론 국제사회에 활발하게 전달해 왔다고 RFA는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모임은 이날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와 같은 국제기구 보고서와 탈북민 증언, 북한 인권단체 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북한에서 일어난 각종 인권유린 실태에 대한 증거자료와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한 북한 인권침해 조사 보고서(Inquiry into Human Rights Violations in North Korea 2014-2020)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7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의 권고안이 발표된 이후로도 북한 인권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며, 북한 당국에 의한 고문, 비인간적인 대우, 강간 및 성폭력, 성매매, 강제 낙태나 영아 살해, 현대판 노예, 종교나 신념에 의한 박해 등 잔학하고 반인륜적인 행위가 여전히 목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보고서는 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국제사회가 함께 이러한 참혹한 북한 인권유린 문제 개선을 위한 관여(engagement)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영국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 북한 인권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촉구하고, 관련 회의를 늘리는 한편 다른 국가들과 함께 정기적인 회의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RFA는 덧붙였다.
또, 영국 정부는 한국 정부와 협력해 중국 구금시설 내 탈북민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정부와 외교적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 모임의 공동의장인 데이비드 올턴 상원의원은 지난 4월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개최한 온라인 회의에서 중국 내 탈북민 문제를 북한 인권 문제 중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거론한 바 있다.
RFA에 따르면 올턴 의원은 “중국 내 탈북 여성의 인신매매는 강제 노동, 강간, 성폭력 등을 포함한 매우 심각한 인권유린”이라며 “중국은 송환 후 탈북민들이 처하는 상황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남성, 여성, 아동을 모두 (북한으로) 돌려보내고 있다”고 했다.
한편, 보고서가 발표된 20일 ‘북한에 관한 초당적 의원모임’은 보고서 내용과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온라인 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이날 회의에는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을 비롯해 이 모임의 의장인 피오나 부르스 하원의원, 데이비드 올턴 상원의원 등 10여명의 영국 상,하원 의원이 참석했다고.
회의 후 나온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턴 의원은 “국제사회는 궁지에 몰려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며 “영국 의회는 그들을 대신해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 우리의 의무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RFA는 전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탈북민 출신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고서 제작 당시부터 북한의 주요 인권침해 실태와 유엔 COI 보고서 이후 북한 내 인권변화 등에 대해 협력하며 함께 했는데, 오늘 이렇게 결과물인 보고서 발표 세미나에 참가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RFA는 또 “보고서 발표에 앞서 19일 ‘북한에 관한 초당적 의원모임’은 도미닉 랍 영국 외무장관에게 최근 발생한 중국 당국의 탈북민 50여명 강제북송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