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19일 "20일 이후 전국 내륙에 폭염이 예고됨에 따라 온열질환에 주의해달라"고 밝혔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5월 20일~7월 17일)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통해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총 436명이며, 이 중 열사병 추정 사망이 6명(강원 3명, 경북·경기·서울 각 1명) 신고됐다.
특히, 폭염 재난 위기경보가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된 지난 12일 이후 일주일 동안 열사병 추정 사망자가 3명 신고됐다. 일평균 환자 신고도 3.5명에서 36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질병청은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전국에 비가 내린 뒤 전국 내륙을 중심으로 당분간 매우 무더운 날씨가 지속될 전망으로 온열질환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최근 발생한 열사병 추정 사망사례를 살펴보면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폭염 피해가 이어졌다. 폭염 경보가 내려진 지난 17일 오전 11시쯤 길을 걷던 50대 여성이 갑자기 쓰러졌다. 인근을 지나던 행인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 여성은 끝내 숨졌다. 앞서 16일에는 야외에서 작업하던 60대 남성이 오후 4시쯤 의식 저하 증상을 보이다 숨졌다. 14일에는 폭염주의보 속에서 혼자 밭일을 하던 80대 여성이 쓰러진 상태로 오후 2시쯤 이웃에 발견됐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질병청이 분석한 온열질환 위험 요인을 살펴보면 발생 시간은 주로 더운 낮 시간대다. 14시~17시(37.2%)가 가장 많았고, 10시~14시(33.5%)가 뒤를 이었다. 발생 장소는 실외(85.8%)가 압도적이지만 불을 사용하거나 냉방이 적절치 않은 실내(14.2%)도 많았다. 환자는 남자(78.0%), 40~50대(44.0%), 기저질환자(39.2%)가 많았다.
질병청은 폭염 시에는 기온이 높은 낮 시간대 작업을 줄이고 외출을 자제하며,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라고 권했다.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멈추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어린이나 노약자는 자동차나 집 안 등 창문이 닫힌 실내에 혼자 남겨둬선 안 된다. 부득이 이들을 남겨두고 외출할 때에는 이웃이나 친인척에게 보호를 부탁해야 한다.
심뇌혈관 질환자나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더위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기존 치료를 잘 유지하면서 무더위에는 활동 강도를 평소의 2/3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좋다. 술은 체온을 올리고, 다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과음을 피한다.
온열질환이 발생하면 즉시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물수건·물·얼음 등으로 몸을 닦고, 부채나 선풍기 등으로 체온을 내려준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의료기관을 방문한다. 특히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바로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며,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음료수를 억지로 먹이지 않도록 한다.
질병청은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온열질환 상세 수칙을 전하며 올여름 코로나19와 폭염으로 인한 건강보호를 당부했다.
더운 날 공사장이나 논·밭 등 야외에서 작업을 꼭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작업 전에 충분한 물을 챙기고, 가급적 2인 1조로 움직이며, 몸에 이상을 느끼면 즉시 그늘이 있는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쉬어야 한다.
실내에서는 폭염 시 선풍기, 에어컨 등 냉방기구를 사용하고, 평소보다 물을 수시로 마셔 갈증을 피하고, 수건에 물을 적셔 몸을 자주 닦거나 가볍게 샤워를 하면 도움이 된다. 또 한낮에는 가스레인지나 오븐 사용도 되도록 피한다.
에어컨 등 냉방 기구는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나, 실내공기가 재순환되고 바람으로 인해 침방울이 확산될 수 있어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에어컨을 사용할 때에는 실내에 침방울 입자가 농축·확산되지 않도록 창문이나 환풍기를 통해 최소 2시간마다 10분 이상 환기한다. 에어컨 바람의 방향은 사람 몸에 직접 닿지 않게(천장 또는 벽으로) 조정하고, 바람세기를 약하게 설정한다.
질병청은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중요하나, 무더운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심박 수, 호흡수, 체온 상승 등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실외에서 사람 간 2m 이상 충분한 거리두기가 가능한 경우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을 수 있다"라며 "반면, 2m 이상 사람 간 거리두기가 가능하지 않아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 사람 간 충분한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장소를 택하여 마스크를 벗고 휴식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