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로교회 이규현 목사가 18일 주일예배에서 ‘자리보다 역할이다’(막10:32~45)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이 목사는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도상에서 일어난 일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곧 ‘십자가’가 다가오고 있음을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어 “예수님의 최측근으로 있었던 제자들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이해하지 못하고 정치적인 메시아로 생각했다”며 “제자들의 진위가 드러나고 있다. 그들은 그리스도가 당할 고난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예수가 메시아로서 로마를 뒤집고 유대 나라를 최고의 나라로 세워주길 꿈꾸는 것이다. 즉 이들이 바라는 것은 세상의 영광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언제나 힘으로 하려는 것은 세상적인 방법이다. 세상은 힘으로 권력을 잡는다. 예수님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고자 하시는데 그것은 바로 십자가”라며 “십자가는 힘을 해체하는 것이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추구하는 길과는 전혀 반대인 길을 추구하는 것이다. 인간은 권력 지향적이며, 이것은 본능과도 같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높아지고자 하는 사람들끼리는 충돌하게 되어 있다. 그런 곳은 긴장감이 높고 암투가 벌어진다. 그 순간 관계는 깨어지고 갈등 구조가 되며 시기와 질투가 난무하게 된다”며 “예수님은 본문 43~44절에서 세상과는 정반대인 원리인 제자도를 가르치신다. 제자도에 중심에는 십자가가 있다. 십자가는 자기 부인이다. 철저히 내려가는 것이며, 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섬기는 자가 되고, 으뜸이 아닌 종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본문 45절은 마가복음 전체에서 핵심적인 구절이다.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알려주는 핵심적인 부분”이라며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기 위해 오셨다는 것이다. 그 섬김의 절정은 바로 십자가”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오늘 이 시대를 ‘소비주의’ 시대라고 한다. ‘너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를 섬길수록 더 공허해 지는 것이다. 자기를 위해 살수록 목이 마르다. 그리스도인은 다른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며 “우리는 나를 위한 소비로 힘을 얻는 것이 아니라 삶의 에너지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이웃을 섬길수록 질 높은 기쁨을 맛볼 수 있다. 반대로 다른 누구로부터 섬김을 요구해보면 기쁨이 사라진다. 우리는 섬김을 받음으로 주어지는 영광을 기대하면 안 된다”며 “섬김의 자리로 내려갈 때 그 곳에 하나님이 은밀하게 숨겨 놓은 비밀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는 이유는 그리스도의 희생 때문”이라며 “그리고 이 희생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시는 것은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하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어디를 가든지 섬김의 목표는 섬김을 통해 그 사람이 구원을 얻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우리 사회에 어려운 분들이 너무 많아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의 변화 가운데 하나는 ‘개인주의의 심화’를 많은 이들을 말한다”며 “지금도 개인주의화 된 시대를 살지만 앞으로 더 심각한 개인주의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코로나가 조금 풀리더니 분노 쇼핑을 하는 것이다. 그 동안 못했던 쇼핑, 자기를 위하여 소비하는 문화가 더 강력해 지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더 소외되고 어려워지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며 “한국교회 안에서도 어려움이 있다. 수도권은 이미 비대면으로 다 바뀐 상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이 일을 통해서 분명히 하시는 일이 있을 것이다. 어려운 이웃들에 대해 한국교회가 어떻게 섬김으로 나아갈 것인가”라며 “지금까지도 많은 것을 섬겼지만, 섬김에 머무르지 않고 희생의 자리로 나아가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그리스도께서 몸을 던지신 것처럼 희생의 섬김을 세상 가운데 드러낸다면 복음이 더 빛을 바라고, 더 많은 사람들이 구원의 역사에 들어오게 되는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그리스도인에게 진정한 성공은 섬기는 자의 삶을 사랑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어떤 위치, 상황, 자리에 있든지 상관없이 우리의 삶의 모든 것을 섬김의 기회로 바꾸는 것이다. 어떤 자리에 있든지 내 삶의 모두를 섬김으로 바꿀 때, 계급적·투쟁적·권력지향적인 것이 아니라 내 삶을 철저히 섬기는 자로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주실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어떤 사람은 나에게 위로가 필요한 자들이 있다. 위로를 아무리 받아도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나보다 더 약한 자들을 향하여 섬기는 자리로 나아가면 그 섬김 속에 하나님이 나에게 위로를 주신다”며 “섬김에는 많은 비밀이 있다. 끊임없이 올라가는 세상과는 달리 끊임없이 내려가 겸손하여, 우리에게 맡겨진 영역 속에 섬길 분량을 감당하고 힘쓰는 모두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