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지식인 카톡방에서 논한 것이다. 최고점 무종교사회는 단연 북한이다. 스스로 “종교가 없는 유일나라”라고 선포. 종교타파의 ‘성황당’이란 혁명연극 서두에 명시한 것이다.
당연히 종교를 접한 것은 북한을 벗어난 상태(탈북)에서다. 반종교선전에 세뇌된 자가 즉시 믿게 되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단지 선교사들의 선행에 감동되었다. 탈북과정인 중국, 러시아 체류시 각양각색 인간 중에서 가장 선한 것이 이들이었다. 선한 이들이 왜 허황된 종교를 믿게하려는지 궁금해졌다. 종교는 북한에서 배운대로 매우 허황해보였다. 과학자 출신인 나로서 더욱 그랬다. 그러나 그 과학자적 태도, 탐구심이 종교를 알게 하고 믿게하였다.
종교를 인정한 자유세계와 그렇지 않은 공산세계와 비교해보았다. 세계위인집에서 위인들이 종교를 믿는지 어떤지 조사해보았다. 선진국 모두 종교를 허용하고 위인 대부분이 종교를 믿는자들이라는 결과에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역서(양력)의 기준이 기독(예수)탄생 년이고 생일이 세계적 명절인 크리스마스라는데 놀라웠다. 아무 죄도 없이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무맥한 존재가 아닌 것이다.
이에 비해 북한에서 그토록 위대하여 제정한 김일성의 태양절(주체년)은 매우 초라해 보였다. 비교적 북한에서 체계적 공부(중, 전문, 대학, 과학원)를 했다고 자부하였지만 엄청난 정신세계(영혼)의 문맹자인 나를 발견하였다. 배워야 했다. 일단 자유세계에 정착하기 위해서라도 그랬다. 다행히도 교통비까지 주는 무상 신학교가 있었다(모스크바 한인교회 운영).
하늘에 하나님이 계시다는 허황된 종교에 대한 편견은 첫 강의부터 깨어졌다. 공중에 뜬 강의가 아니라 매우 현실적인 인간인 나부터 알게 하였다. 인간은 하나님의 피조물, 그 근거는 짐승과 인간을 가르는 기준으로 증명된다. 아무리 짐승이 똑똑해도 종교가 없다. 인간이 아무리 식인할 정도로 미개해도 그 속에 종교가 있다. 이런 것은 생물학자인 나이지만 정말 처음 알게 된 것이다.
그 인간은 “죄인!” 처음 기분이 나빴지만 그 해석에 고개를 끄떡였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로 절대 신이 될 수 없다. 인간 신격화는 사이비이다. 그러고 보니 최고의 사이비는 ‘주체교’ 교주 김일성이 아닌가. 인간 신격화 즉 우상화처럼 죄악은 없다는 진리에 깊이 공감하였고 하나님 외에는 믿지 말라는 이 종교를 믿게 되었다. 이 종교사상을 정치경제에 구현해보아도 진리였다. 누구나 죄인인 인간을 견제하는 민주주의 체계, 인간의 이기심을 허용한 시장경제, 이로 인해 생긴 빈부격차의 조정은 혁명이 아니라 종교심으로, 도덕적으로, 세금으로 복지화하는 제도. 이것을 무시한 공산권 몰락 원인을 알게 하였다. 진리를 알지니 그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이 종교 말씀 안에 인권과 민주주의가 다 들어있었다. 내가 비록 방언을 못해도, 비록 전통 종교인답지는 않아도 종교를 인정하고 믿는 이유이다.
이민복 탈북민 선교사(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