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북서부 카두나 주의 기독교 기숙학교 학생 140명이 납치된 후 당국은 해당 지역의 학교에 폐쇄 명령을 내렸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두나 주 학교 품질 평가 당국은 최근 기독교 단체가 운영하는 지역 내 13개 학교에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 기반을 둔 비영리 단체인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에 따르면 당국은 학교의 모든 수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
서한은 “학교 폐쇄 결정이 전국사립학교소유주협회(NAPPS)와 일부 주요 이해 관계자와의 회의를 통해 내려졌다”라고 명시했다.
폐쇄 대상으로 확인된 학교 중에는 마라반 리도에 소재한 ‘Deeper Life Academy’, 웅와르 마제에 위치한 ‘Evangelical Church Winning All Secondary School’, 카타리에 소재한 ‘St. Peter's Minor Seminary’, ‘Bethel Baptist High School’이다.
카두나 주는 최근 납치 사건 4건이 잇따라 발생한 진원지가 되었다고 CP는 전했다.
지난 5일 베델침례고등학교를 무장한 습격자들은 학생 140명을 납치했다.
카두나 주 침례교회 의장은 “최소 28명의 학생은 가족과 재회했다”라고 말했다. 남아있는 인질들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교사 한명도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범들은 부모에게 쌀, 콩, 야자유, 소금, 육수를 제공하면 자녀가 굶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몸값 요구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가 공개한 비디오 영상에는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자녀의 석방을 위해 학교 운동장에서 하나님께 부르짖고 기도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보코하람 등 이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테러 단체들은 2014년 치복에 소재한 한 학교에서 200명이 넘는 소녀들을 납치하는 등 최근 몇 년 동안 대량 납치를 자행했다.
앞서 미국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세이브더퍼시큐티트 크리스천’ 전무이사인 데드 로게센은 CP와의 인터뷰에서 “테러리스트들이 종종 소년들을 납치하여 지하디스트가 되도록 세뇌한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 순 바카레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학교를 가야 하는 위험 때문에 중퇴율이 이미 높다.
학교와 교육에 대한 공격이 계속된다면 한 세대를 잃을 위험이 있다”라며 “도적떼들과 보코하람이 아동과 그들의 교육권을 공격하는 한편, 정부의 유일한 대응은 학교를 폐쇄하는 일이라니 너무나 부끄럽다. 정부의 대응도 교육에 대한 공격이고 이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5일 학생 140명이 납치된 사건은 나이지리아 북서부에서 12월 이후 10번째 일어난 대규모 납치사건이었다.
많은 나이지리아인들은 테러리스트의 공격과 납치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정부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나이지리아 인권감시단체 ‘시민적 자유와 법의 지배를 위한 국제사회’(International Society for Civil Liberties and the Rule of Law)의 에메카 우메아그발라이는 CP와의 이전 인터뷰에서 “기독교인 납치가 여러 가지 이유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보코하람과 서아프리카 이슬람국가(ISWAP), 급진적인 풀라니 무장세력과 같은 일부 테러리스트는 돈에 의해 동기가 부여되는 반면 다른 테러리스트는 이슬람 급진주의에 의해 동기가 부여된다.
보안 분석가들은 “몸값을 위한 납치가 나이지리아에서 수익성 있는 산업이 되고 있다”라며 “전쟁으로 황폐해진 리비아 덕분에 나이지리아 무장 세력이 무기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했다.
기독교 박해감시단체인 오픈도어는 2021년 세계 감시 국가 목록에서 나이지리아를 9위로 선정했다. 나이지리아는 또한 종교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를 용인하거나 가담한 것으로 미 국무부에 의해 ‘특별 우려 국가’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