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요즘, 확진자 수가 줄어들었다가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다시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제 상반기 잔여 백신 모바일 예약도 끝났다. 필자는 모바일 앱을 통해 잔여 백신을 예약하는 것이 거의 하늘의 별 따기와 맞먹을 정도로 어려웠다. 물론 일부 의료기관에서 전화로 먼저 문의하고 예약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모바일 잔여 백신 알림 하단에 보면 '전화 문의는 가급적 피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메시지가 종종 쓰여 있는 것을 보아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는 것 같다. 잔여 백신 접종 예약을 하기 위해 '매크로'까지 돌리는 것이 아니냐는 뉴스 기사처럼 요즘 백신 접종에 관심이 아주 뜨겁다.
정보 접근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각장애인들은 오죽할까?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터졌을 때도 늦장 대응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집단 면역을 위해 꼭 맞아야 하는 백신과 관련해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맞춤형 정보가 필요하다. 또한 연일 쏟아지고 있는 뉴스 기사가 수어와 자막이 들어간 영상으로 재생산되어야 할 필요도 있다. 청각장애인은 음성 정보보다 시각 정보로 사회의 움직임과 메시지를 읽어가는 사람인 만큼 그에 걸맞은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지역 수어통역센터의 인력난으로 백신 접종 청각장애인을 위한 대면 통역을 지원하는 데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얼마 전 서울시가 발달장애인을 우선 접종 대상에 포함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는 뉴스 기사를 보았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누군가의 상시 돌봄이 필요하기 때문에 코로나19로 복지관 휴관이 장기화되면서 가족과 당사자들이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가 몰랐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 사회적·신체적 제약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우선접종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와 대책이 필요하다. 또 더 많은 맞춤형 의료 정보도 제공되어야 한다.
백신 접종이 마무리될 즈음, 우리는 다시 대면 시대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일상으로의 회복을 간절히 원했던 만큼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서 소통의 틈을 알아갔다면 장애로 겪는 불편과 그 불편을 통해 겪어야 하는 차별적인 요소가 무엇인지를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샛별(경기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