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차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 회복을 위한 목요기도회’가 한국YWCA주관으로 3일 오후 서울 옥수동 미얀마 무관부 근처 상가 공터에서 진행됐다. 이날 김민지 목사(NCCK 인권센터 사무국장)가 ‘하나님의 의를 따라’(미가 6:8)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김 목사는 “오늘은 미얀마 쿠데타가 발생한 지 124일째 되는 날이다. 800명의 시민이 군부에 의해 학살됐고 그중 50명은 어린아이이다. 약 5천 명이 구금되어 있다. 또, 미얀마 국경지대에 수많은 난민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5만여 명이 태국과 인도의 국경을 넘어 피난하고 있다. 수백만 명이 집을 잃고 국경 지역을 떠돌고 있다”며 “미얀마 국경은 전쟁과 내전과 학살의 상황에 놓여있다. 민족 간의 갈등과 종교분쟁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고 힘이 없고 무고한 아동과 여성들이 고난의 짐을 떠안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아시아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인에는 식민잔재와 군사주의와 권위주의가 있다. 이것들을 타파하지 못한 채 지나온 역사에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 같은 아시아 국가는 미얀마와 같이 군부 통치로 돌아갈 상황에 놓여있다. 또한, 가난으로 개인과 공동체 구성원들이 매춘과 아동노동, 장기매매, 인신매매의 상황에 놓여있다”며 “아시아의 이런 문제가 근절되지 않는 한 미얀마 사태는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그럼 어떻게 우리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리스도인은 미가서 말씀에 따라 주께서 우리에게 보이신 대로 세상의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며 인간 존엄을 귀하게 여기며 우리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바로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사명이자 책무일 것”이라며 “미얀마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연대해 나가는 과정은 십자가의 도를 회복하고 구원에 이르게 하는 길로 인도할 것이다. 아시아의 갈등과 분쟁이 나의 일상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하나 된 마음으로 미얀마 민중들과 함께 할때, 그리스도의 사랑과 우정으로 나아갈 때, 다시 한 번 경계를 뛰어넘는 또 하나의 기적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성경에는 한 지체가 공격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영광을 얻는다’(고전 12:26)는 말씀이 있다. 오늘도 군부 앞에서 정의를 갈망하며 거리로 나오는 수많은 청년이 있다. 이 목소리들을 기억하고 이들의 손으로 미얀마의 정의를 이룰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고 연대해 주시기 바란다”며 “하나님의 의를 따라서 세상이 그어놓은 경계와 계급과 벽을 넘어 모든 이들을 끌어안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이 길을 함께 걸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증언과 연대의 메시지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한미미 세계YWCA 부회장(한국YWCA연합회 실행위원)은 “미얀마의 현 상황이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 않다. 그 이유는 저희 아버지께서 70~80년대 민주화 운동을 하며 누구보다 핍박받고 감옥에 들어갔던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지금 수많은 미얀마의 무고한 시민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어제 미얀마 YWCA 사무총장에게 미얀마 상황을 들었다. 84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4,409명이 억류됐고 5,529명이 체포됐다. 1,881명이 수배범으로 도피 중이다. 5월 24일 폭격을 통해 교회가 파괴됐다. 무고한 시민들이 죽었다. 40명의 언론 기자가 체포됐고 2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 73명의 어린아이가 죽었다. 미얀마 YWCA는 피해자들의 가족들의 생필품, 의료품, 심리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또, 분쟁지역의 여성들을 위한 운동을 전개 중이다. 그 외에도 아시아의 YWCA들이 함께 연대하고 있다. 그 외에도 국제기관, UN과 함께 힘쓰고 있다. 여러분 함께 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미얀마에 평화가 오길 기도하며 연대하는 ‘마음 모으기’ 시간을 가졌다. 참여자들은 연대의 메시지를 적은 저항의 세 손가락 판과 촛불로 ‘PEACE’ 모양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