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사학회(박창훈 회장)가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제148차 정기학술대회를 비대면 줌으로 진행됐다. 이날 발표에는 남성현 교수(서울한영대학교)가 ‘4~6세기 초기 기독교 예술에 나타난 삼위일체’라는 주제로, 이요한 목사(새문안교회)가 ‘칼뱅의 아디아포라 사상 고찰’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남 교수는 “4세기의 삼위일체론이 동등본질 혹은 동일본질의 이념으로 귀결되었지만 그런 교리적 역사가 4세기 예술에 잘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그간 예술사 학자들의 지적이었다”며 “그러나 필자는 삼위일체 논쟁에서 330~360년대까지 동등본질의 이념은 열세였고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등장한 380년 이후에야 비로소 공권력의 개입을 통해 동등본질의 신앙이 정통으로 인정받는다”고 했다.
이어 “이런 통시적 입장에서 보자면 바티칸과 아를르의 교리적 석관이 동등본질이 아니라 성자가 성부보다 열등하다는 아리우스적 종속론의 경향을 대변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따라서 교리적 석관이 삼위일체(삼체동등) 신앙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진술하는 것보다, 오히려 그것이 아리우스적 종속론이 득세하던 동시대를 반영한다고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해야 타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4세기 말에서 5세기 초반 사이 놀라의 성 펠릭스 예배당에는 하나님의 손, 십자가를 지고 있는 양, 비둘기 등의 상징을 한 그룹으로 묶어 삼위일체를 표현하였다. 이런 요소들은 이미 개별적으로 성부, 성자, 성령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던 터였다”고 했다.
또한 “놀라의 삼위일체적 이미지는 니케아적 동등본질의 개념이 정통주의로 확고히 굳어가던 시대에 만들어 진 것임에도 니케아 신앙의 핵심인 삼위의 동등성의 개념을 형상화하는 데에 실패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표현되지 못했다. 알벤가 세례당과 바윗 수도원의 삼위일체의 이미지는 가장 추상적이었고 동등본질(동일본질)적 개념을 성공적으로 시각화 했다”며 “하지만 두 번째 위격인 성자의 상징을 세 번 중복하여 삼위일체적 이미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약점이 있었고 이런 까닭으로 후대에 다시는 재현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6세기 초반 라벤나의 산 비탈레 교회의 모자이크는 아브라함이 초대한 세 천사를 삼위일체로 표현해 놓았다. 문학적 전통은 세 천사 중 하나를 성자로 해석하는 기독론적 유형론 이상을 넘어가지 못했다”며 “하지만 비잔틴의 예술적 전통은 보다 과감하여 산 비탈레의 삼위일체적 이미지는 비잔틴 예술에서 삼위일체를 표현하는 기준점 비슷한 역할을 하였고 서방 기독교 예술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했다.
아울러 “12세기의 몽 셍트오딜의 헤라드는 수평적 구도의 라벤나 유형을 채택하여 창조를 위해 연합하는 삼위를 묘사하였다”며 “4세기의 교리적 석관과 마찬가지로 산 비탈레 삼위일체는 신인동형론적이었지만, 삼위의 개별성을 표현하면서도 특히 본질의 통일성혹은 동등성(homoousios)을 잘 표현하였기에 4~6세기 삼위일체의 이미지 중 역사 속에서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 발표로 이요한 목사는 “칼뱅은 흔히 예정론의 교리로 무장한 딱딱한 신학자, 철장으로 사람들을 다스렸던 제네바의 독재자, 세르베투스를 죽이고 카스텔리오를 추방한 ‘불관용의 대명사’로 묘사되어 왔다”며 “그러나 칼뱅의 아디아포라 사상 연구나 교회 일치와 연합을 위한 그의 폭넓은 활동이나 노력을 살펴보면 그러한 오해는 칼뱅에 대한 단편적인 이미지를 통해 형성된 일종의 편견이었음을 보게 된다. 실제로 칼뱅은 〈기독교강요〉나 그의 서신, 주석 등을 통하여 신앙의 본질을 제외한 비본질적인 것에는 아디아포라의 자유를 주장함으로 유연하고 관용적인 자세를 견지하였다”고 했다.
특히 “칼뱅의 아디아포라 사상은 그의 관념 속에만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교회의 예전, 교회의 정치 제도, 여성의 지위와 같은 다양한 신학적인 차원으로 확장하여 적용한 것을 확인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아디아포라 신학은 지금 수많은 교파와 교단으로 분열된 한국 교회의 일치를 위한 중요한 원칙을 제공한다”며 “현재 한국 교회가 지엽적인 것으로 치열하게 다투고 갈등하는 현실을 바라볼 때 칼뱅의 아디아포라 신학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늘의 안타까운 현실에서 우리는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는 그리스도가 제자들이 하나 되도록 간절히 기도하신 모습을 깊이 생각하며, 과연 우리가 교회의 하나 됨을 지키고 있는지 냉철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라며 “16세기가 진리를 위한 투쟁이었다면 21세기 교회, 특히 한국 교회의 과제는 교회의 하나 됨을 회복하는 것이다. 앞으로 한국 교회는 그동안 비본질적인 것으로 나누어져 서로 소모적인 논쟁을 벌인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좀 더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고 천착해야 할 것이다. 그러할 때 한국 교회의 진정한 연합과 일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정운형 교수(연세대)가 ‘소양 주기철의 신앙 사상’이라는 주제로, 전인성 목사(원주중앙침례교회)가 ‘최근 북미의 아나뱁티스트 연구 동향: 교회론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