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규제' 비웃듯… '양도세 폭탄' 앞두고 증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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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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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 기대에 매매 대신 '증여나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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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1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크게 오르는 가운데 지난달 서울 주택 증여 건수가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매도 보다 증여를 선택한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1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거래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단독·다가구·연립·다세대·아파트) 증여건수는 3039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올해 들어 증여 건수는 지난 1월 1973건, 2월 1674건, 3월 3022건, 4월 3039건 등으로 3월과 4월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매매 건수는 1월 1만2275건, 2월 1만2707건, 3월 1만1122건에서 4월 1만1873건 등으로 3월과 4월에 소폭 감소한 데 반해 증여 건수는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서초구 4월 증여 건수가 253건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았고, 3월(135건)에 비해서도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증여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도 4월 증여 건수가 122건으로 3월(52건) 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6월부터 보유세, 양도소득세 인상을 앞두고 다주택자 지위를 벗어나기 위해 매도 보다 증여를 택한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부터 집값 상승이 계속되면서 주택을 섣불리 매도하기보다 버티기에 나서거나 차선책으로 자녀에게 주택을 물려주는 방식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양도소득세 중과 등으로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상반기에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부동산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상반기에 다주택자 물량이 어느 정도 풀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증여나 보유 등을 통해 서울에서 생각보다 많은 양이 풀리지 않았다"며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여전한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리얼투데이 장재현 리서치본부장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세금을 많이 내더라도 임대료를 올릴 수 있는 부분이 아직은 충분하다고 판단해 버티기가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는 6월부터 집을 팔 때 양도소득세 최고세율이 75%로 지금보다 10%포인트 인상된다. 기존에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의 경우 기본세율에 10%포인트, 3주택 이상은 20%포인트를 추가해 부과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2주택자의 경우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를 더한다.

문제는 양도세 인상 조치로 6월 이후에는 팔려는 매물이 크게 줄어드는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집값 불안 양상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진다.

여 연구원은 "이렇게 무거운 양도세를 부담하면서 집을 팔려는 사람이 서울에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다주택자의 퇴로를 열어주지 않으면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는 만큼 거래가 어느 정도 이뤄지도록 한시적으로 양도세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는 양도세 뿐 아니라 6월부터 유주택자들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인상도 적용한다. 다만 종부세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위를 중심으로 공시가격 상위 2% 과제 등의 보완 방안을 찾고 있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정부 양도소득세로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려고 하고 있고, 보유세·취득세도 건드렸는데 이런 세금 정책들로 시장 구성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조세 문제는 자주 건드리면 안 되고, 될 수 있으면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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