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여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청와대는 구 실장에게 해수부 장관 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수부 장관은 박준영 후보자의 자진사퇴 후 문성혁 현 장관이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당초 구 실장은 김부겸 국무총리 취임 후 교체가 예상됐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후임으로 사실상 내정됐었다. 기재부 출신인 구 실장은 참여정부 시절 국정상황실장으로 일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8일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를 중심으로 도약에 매진해달라"고 발언하는 등 홍 부총리의 유임에 무게를 실었고, 자연스레 구 실장의 '차기 경제부총리설'도 잠잠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해수부 장관 후보자의 후임을 찾는 데 난항을 겪은 청와대가 최근 구 실장에게 해수부 장관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검증된 내부 인사로 '청문회 리스크' 등이 적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해수부 장관 후보자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관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조정실장은 장관급 인사다. 구 실장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해수부 장관이 되면 국무위원인 장관으로 승진한다.
여권 관계자는 "구 실장은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사실상 내정됐던 만큼 내부 검증을 마친 인물"이라며 "본인이 결심하면 후보자 지명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구 실장은 장관직 제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 실장이 장관직을 받아들이면 국무조정실장 후임으로는 김용범 전 기재부 1차관 등이 거론된다.
청와대는 해수부 장관 후보자가 정해지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해 내달 소폭 개각을 진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현수 현 농림부 장관은 2019년 8월부터 재임해온 '장수 장관'으로, 꾸준히 개각 대상으로 거론돼왔다.
홍 부총리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완전한 경제 회복', '코로나19에 따른 학력 양극화 사태 해결' 등 임기 말 과제를 안정적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시점인데다, 관심도가 큰 부총리 교체시 한 달 새 또다시 '인사청문회 정국'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꼽힌다.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내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이 이어지는 외교 이벤트로 지지율 회복세를 노리는 국면이라는 점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 지방선거 출마설이 나오는 홍 부총리와 유 부총리가 문 대통령과 임기를 끝까지 함께 할지는 미지수다. 홍 부총리는 내년 6월 강원도지사 선거에, 유 부총리는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