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10년간 한국 기업들 해외로… 국내투자 유인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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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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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20년 한중일 국내설비투자 및 해외직접투자 증가율 ©전국경제인연합회제공
최근 10년간 중국·일본에 비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 증가율이 높아 국내투자를 위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6일 내놓은 최근 10년간 한국·중국·일본의 국내 설비투자와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대한 비교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가장 낮고 해외직접투자 증가율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설비투자 연평균 증가율은 ▲한국 2.5% ▲중국 4.3% ▲일본 3.9%로 한국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가장 저조했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중국·일본에 비해 부진했던 것은 반도체 이외의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가 저조했던 결과라는 게 전경련의 분석이다.

반면에 중국은 헬스케어·전자상거래 등 신성장분야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일본의 경우 기업 감세정책과 적극적인 산업정책으로 민간 혁신투자가 활발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8년, 2019년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민간부문 투자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2018년 -0.8%포인트, 2019년 -1.4%포인트씩 2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2018년부터 미·중 패권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무역분쟁에 따른 국내외 경기 악화, 일부 산업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비효율성 지속과 이에 따른 기업 투자여력 축소 등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반도체 투자 회복으로 전체 설비투자가 증가하면서 전체 성장률이 마이너스(-1.0%)를 기록하는 중에도 민간부문 투자 경제성장 기여도는 플러스(0.6%포인트)를 나타냈다.

하지만 전체 산업 설비투자의 약 24%를 점유하는 반도체를 제외한 설비투자는 자동차·철강·조선 등 전통 제조업의 투자 감소로 2017년부터 전반적으로 역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조업 설비투자 중 반도체의 비중은 2011년 23.4%에서 지난해 45.3%로 21.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일본의 제조업 설비투자 1위 업종인 수송용기계의 비중이 제조업 설비투자의 약 21%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설비투자 구조는 반도체에 지나치게 편중돼 매우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반면에 2011~2020년 해외직접투자 연평균 증가율은 ▲한국 7.1% ▲중국 6.6% ▲일본 5.2%로 우리나라가 가장 높았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상대적으로 활발했던 것은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미국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등 글로벌 대형 인수·합병(M&A)과 전기차·반도체 등 시설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중국의 경우 2017년부터 무분별한 해외 M&A 제한, 자본유출 통제 강화에 나서면서 해외직접투자 규모가 줄었고 일본은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對)EU·아세안 투자가 급감하면서 전년 대비 33.8% 감소했다.

한편 국내총생산(GDP) 대비 해외직접투자 비중은 2018년 기준으로 일본 32%, 한국 22%, 중국 14% 수준을 차지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기업들이 국내에는 인허가 및 환경 규제, 노동코스트 증가 등으로 투자를 늘리기 어려운 면이 존재한다"며 "정부·국회는 기업의 신성장분야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인허가 규제, 환경규제, 영업활동 제한 등 관련 규제의 조속한 개선을 통해 기업의 국내투자 활성화를 유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