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그림교회가 가정의 달을 맞아 ‘순례자, 가정을 바로 세우다’라는 주제로 진행중인 다음세대를 위한 부모학교 4주 차인 지난 22일 박리부가 사모(선한목자교회)가 ‘견고한 진을 파하는 능력’(고후 10:4-5)이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박리부가 사모는 “시편 42편에 ‘주의 폭포 소리에 깊은 바다가 서로 부르며 주의 모든 파도와 물결이 나를 휩쓸었나이다’라는 말씀이 있다. 깊은 바다가 서로 부른다는 것은 영의 깊은 곳은 영의 깊은 곳과 만난다는 진리이다. 우리의 자녀 혹은 배우자가 변화되기를 간절히 기도하지만 그 사람의 깊은 영에 기도가 닿아야 실제 변화가 일어난다. 어떻게 해야 깊은 바다 물결이 서로 부르는듯한 역사가 일어날 수 있는지 나눠보고 싶다”고 했다.
박 사모는 “10년 전 한 기독교 고등학교 교사기도회에 강사로 초청받아 갔는데, 여학생들이 하교하면서 하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하는 일상적인 대화가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는 것이었다. 그날 밤 집에 가서 기도하는데 영혼을 사수하라는 마음을 주셨다. ‘사수하라’는 건 목숨을 내놓고 지키라는 것이다. 죄송하고 안타까운 것은 그 말씀대로 목숨을 내놓고 지키는 기도로 순종하지 못한 것이다. 세월이 흘러 뉴스에서 부모가 아이를 죽이고 아이들끼리 죽이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제 마음에 죽음으로 지켜야 하는 게 무엇인지가 더 확연해졌다. 문제는 살인하는 일에 대해 우리의 감정이 아무렇지도 않은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교회 상담실도 2~3년 전과 비교하면 목회적으로 상담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빨리 병원에 가서 입원하거나 약을 먹어야 하는 상담케이스가 훨씬 많다. 아이가 자살을 시도하는 이야기가 어쩌다 들리는 얘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 교우들의 가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라고 했다.
이어 “문제는 자녀 문제가 깊을수록 교우들끼리 서로 더 중보하고 기도해야 하는데, 오히려 깊은 문제는 교회에다 내놓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남편의 외도 문제, 고부갈등 문제는 내놓고 기도할 수 있는데, 자녀의 중독 문제, 탈선, 음란의 문제는 내놓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기엔 아이의 문제가 아이에 대한 평판이 되어서 아이의 장래에 걸림돌이 될까 염려하는 부모의 마음이 있다. 진짜 문제들을 교회 안에서 내놓을 수 있도록 우리 안에서의 장벽이 깨어져야 하고, 교회 전체가 이 문제들을 내놓을 수 있는 분위기로 가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은 부모들이 연합하지 않으면 내 아이의 문제를 나 혼자 끌어안고 기도해서는 해결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목회자 자녀, 선교사 자녀, 교회 중직자 자녀들이 예수님을 떠나 세상으로 갔다는 소식을 많이 듣게 된다. 이런 일들은 갑자기 터진 게 아니라 예전부터 조금씩 댐에 물이 차다가 이제는 터진 것이다. 너무 안타깝고 속상하고 답답해서 이 문제를 놓고 기도하자 이건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는 마음을 주셨다. 자녀가 교회에 안 나오는데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나올 거라고 안위할 수 없다는 걸 하나님이 뚜껑을 확 열어서 보여주신 것이다. 이걸 보니까 진짜 기도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좋은 학교, 좋은 학벌, 좋은 신랑감은 전쟁이 나면 아무 소용 없는 것처럼 지금 그런 것을 찾다가는 우리가 다 죽고 만다. 내 자녀는 안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똑같다. 예전엔 믿는 가정의 울타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 울타리가 다 무너졌다. 믿는 가정의 안방 한가운데에도 아이들의 방 한가운데에도 무차별적으로 사탄이 들어오고 있다. 각자가 가진 스마트폰을 통해 자기 침실, 책상 앞까지 음란물이 배달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 말씀의 초점은 아이 잘 좀 키워보자는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생명을 아이를 살리자는 것이다. 살든지 죽든지 둘 중의 한 길에서 사는 길을 붙잡자는 것”이라고 했다.
박 사모는 “본문에 하나님의 능력은 어떠한 견고한 진도 파하는 능력이라고 나온다. 우리 안에 오래도록 자리 잡은 악한 권세들, 그 견고한 진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능력이 있다. 그 능력이 우리에게 실제가 되려면 기도해야 하지만, 그 기도가 역사를 일으키는 전 단계가 있어야 한다. 하나님을 대적하여 높아진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서 복종하게 하는 역사가 먼저 있어야 한다. ‘생각을 사로잡아 복종한다’가 무엇인지 나누고 싶다. 왜 우리가 들은 복음대로 살지 못하는 것인가? 문제는 우리 안에 들어온 생각들이 이미 견고한 진이 되어 있다. 자녀의 진을 깨기 전에 내 안에서 먼저 깨어져야 한다. 우리가 예수를 믿었다는 말은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다는 결단만이 아니다. 내 생각, 내 마음, 살아온 습관의 모든 것이 다 뒤집히고 깨어져야 하나님이 역사하는 통로가 되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이 된다”고 했다.
이어 “사람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인 세계관이 있다. 이 세계관, 우리가 가진 생각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생각은 결국 행동이 되어서 앞으로의 세상을 만들게 되기 때문이다. 예수를 믿고 나면 이전에 쓰던 세상의 안경을 내려놓고 성경이 말하는 진리의 안경을 써야 한다. 세상의 안경을 쓰고 성경 말씀대로 살아보려고 하니 자녀들이 가짜 취급을 하는 것이다. 내 안에 있는 세상의 안경이 깨어지는 것이 먼저이다. 성경은 성경대로 읽고 세상에서 배우는 건 세상에서 배우는 거라고 되면 믿음이 힘이 없다. 아이들도 이 갈등을 이기지 못하니까 적당히 살다가 엄마가 붙들고 교회에 데려가는 걸 졸업하는 때, 대학에 들어가면 교회를 떠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로자리아 버터필드 교수의 ‘뜻밖의 회심’이라는 책에 보면 ‘복음은 충돌’이라는 말이 나온다. 예수님의 진리가 들어오면 세상의 진리로 꽉 찬 우리의 생각들을 허물게 하고 우리에게 와서 부딪친다. 부딪침을 통해 갈등을 겪고 되고, 이 갈등을 통해 새로운 진리가 우리 안에 자리 잡게 된다. 그 진리의 안경으로 세상을 볼 때 하나님의 뜻대로 정확하게 보게 되고, 기도의 제목이 정확하게 나오게 된다. 성경에 수많은 얘기, 성경을 관통하는 진리는 생명이다. 이 생명의 가치를 기준으로 보는 안경이 바로 기독교적인 세계관“이라고 했다.
박 사모는 “로마서 12장 2절에서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분별하는가?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마음을 새롭게 하는 건 하나님의 기준이 우리에게도 절대 기준이 되는 것이다. 생각이 바뀌어 진리가 우리의 기준이 되는 게 마음이 새로워지는 것이다. 거기서부터 예배가 시작되고, 거기서부터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게 된다. 성경은 요즘 세상을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라고 하는데, 절대 기준이 없어진 시대이다. 많은 사람이 예수를 믿는다 해도 상황과 여건에 따라 진리가 흔들리게 되니까 우리도 흔들리고 아이들도 흔들린다. 아이들에게 생명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가르칠 수 있게 살아야 아이들에게 이것이 가치가 되고, 아이들의 인생을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박 리부가 사모는 “아이들에게 생명이 중요하다는 것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로마서 1장 16절에 우리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말씀이 있다. 그 이유는 이 복음이 하나님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지만, 복음을 부끄러워하는 태도들이 있다. 코로나 교회 발 뉴스, 목회자의 추문 등 교회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우리 안에 ‘그러게, 좀 잘하지’, ‘우리 교회는 그런 교회가 아니라서 다행이야’라는 생각이 있다. 그게 복음을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예수님이 우리를 부끄러워하실까? 한국교회 때문에 부끄러워서 못 살겠다고 하실까? 정답을 말씀드리면 절대 부끄러워하지 않으신다. 에베소서 5장에 예수님이 교회에 하신 것과 똑같이 물로 씻어 거룩하게 하시고 주름잡힌 걸 펴시고 자랑스러운 나의 교회라고 하신다. 교회의 이름은 한 가지밖에 없다. 주의 영광스러운 교회이다. 아주 작은 교회도, 지금 문제가 있는 교회도 모두 주의 영광스러운 교회이다. 주님이 머리시고, 우리가 그분의 몸이기 때문이다. 속썩이는 자녀를 볼 때 영광스러운 나의 자녀, 앞으로 크게 될 아이라고 생각하는가? 주님이 물로 씻어 거룩하게 하실 거로 생각해야 한다.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데서부터 하나님의 능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간절히 기도해도 자녀 문제, 배우자의 문제가 잘 응답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이렇게 변하면 좋겠다는 나의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마음의 태도를 진리에 붙잡아매야 나로부터 영향력이 자녀에게 가는 것이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그 분위기가 아이에게 가는 것이다. 가족은 하나이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력이 된다. 계속 썩이는 자녀를 보면 부모는 속상하고 안타깝고 영향을 받는다. 그걸 뒤집어 보면 부모가 제대로 예수를 믿는 감정과 태도가 자녀에게 어떤 영향력을 주겠는가? 그러니까 엄마들이 정리해야 한다. 아이를 보고 눈물 지으면서 너 때문에 얼마나 힘든지 아냐고 말할 필요가 없고, 남편 보라고 소리 높여 울면서 기도할 필요가 없다. 그럼 알아줄지는 몰라도 영적으로는 아무 힘이 되지 않는다. 속에 부글부글한 건 하나님 앞에 갖다 놓고 우리는 태도와 믿음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녀, 배우자 절대 골칫덩어리가 아니다. 그가 내 속을 썩이기에 내 정신이 차려진 것이다. 그런 상황을 통해 주님이 빛으로 우리를 통렬하게 비춰주시니까 내가 진리라고 붙잡았던 것이 허깨비였고, 세상이 가치관이 꽉 찬 채로 진리를 붙잡은척했다는 게 깨어져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확고해지면 이제 진리를 붙잡았으니 얘는 합격이야 하면서 응답해주신다는 게 아니다. 생명을 붙잡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생명이 우리를 통로로 역사하실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박 사모는 “주님은 결코 우리에게 막아놓으신 적이 없다. 성경에 불의한 재판관에게 달려가서 기도하는 과부에 대한 말씀을 주시면서 주님이 속히 응답하신다고 하셨다. 주님은 주고 싶어하시고, 주님의 생명은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는데 우리 스스로가 깨뜨리지 못하니 견고한 진이 파해야 하는 아픔을 주시는 것이다. 아픔을 통해 내 안에 있는 견고한 진이 파하게 되니까 하나님의 능력이 나를 통해 흐르게 되고, 나를 통해 내 자녀와 가족에게 견고한 진이 꺾어지는 능력으로 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깊음은 깊음을 부르고 깊은 파도가 깊은 바닷속에 역사하는 역사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물론 자녀와 가정을 위해 기도 많이 해야 한다. 그러나 중심은 깊은 곳을 흔들 수 있는 그 능력이 하나님으로부터 우리에게 와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마지막으로 신명기 28장 19절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저주의 말이 있는데도 우리 집은 안 그러겠지 라고 생각하고, 세상에서 들려지는 뉴스를 보면서 안위하면 다 죽는다는 것이다. 우리 집의 문제가 아니라면 그 문제를 붙잡고 하나님나라와 의를 구하는 기도를 하는 것이다. 미얀마, 인도, 이스라엘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문제들이 남의 문제로 여겨지면 어떻게 내 자녀를 살려달라는 기도가 하나님 앞에 올라가겠는가? 생명의 관점에서 보면 하나같이 다 귀중한 생명이기에 그 사람을 향한 내 기도가 절절해야 한다. 그 절절함을 보시고 하나님이 내 자녀를 향한 절절함을 절절하다고 인정하신다. 우리가 가진 문제와 상황들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바뀌기를 원한다. 이혼, 자살, 살인 등 죽음이 우리 안에 파도처럼 넘실대며 들어와 있다. 이것이 먼저 떠나가도록 기도하자. 세상에서 죽고 죽이는 일들에 대해 무감해진 마음들이 깨어지고 생명을 사는 역사가 이 땅 가운데 일어나는 일들을 위해 죽음이 영이 떠나가도록 기도하기 원한다. 견고한 진을 파하는 하나님의 그 능력이 이 땅 가운데 흐르도록 이 땅 가운데 생명의 역사를 위해 기도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