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은 단순한 양국간 코로나19 백신 물량 공급보다 한국에 백신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정부는 미국 제약회사인 모더나가 위탁생산은 물론 단순 지사 설립 차원을 넘어 바이오 인력 채용까지 나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장기적으론 감염병과 각종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 협력도 기대하고 있다.
◈”미국 기술과 한국 생산능력 결합… 국제 백신 수급 해소할 생산기지 구축”
보건복지부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21일(이하 현지 시간) 정상회담을 통해 포괄적인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KORUS Global Vaccine Partnership)’ 구축에 합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은 미국 기술과 한국 생산역량의 결합이 골자다. 이를 통해 한국의 백신 확보 차원을 넘어 전 세계적인 백신 수급 문제를 해소하고 나아가 한국이 글로벌 백신 허브로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투자할 것”
복지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오전 10시 미국 워싱턴 DC 소재 윌라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한·미 백신 파트너십’을 열고 정부와 한·미 양국 기업간 4건의 계약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사는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사의 코로나19 백신 원액을 완제 충전하는 방식으로 수억회분 분량을 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하게 된다. 기술 이전 및 시험 생산 등을 거쳐 올해 3분기부터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복지부, 모더나 사는 모더나의 잠재적인 한국 투자 및 생산 관련 논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모더나 사는 한국에 mRNA 백신 생산 시설 투자와 한국의 인력 채용을 위해 노력하고 한국 정부는 모더나 사의 한국내 투자 활동 지원과 비즈니스를 위한 협력하는 것 등이 골자다.
질병관리청 소속 국립보건연구원은 모더나 사와 mRNA 백신 관련 연구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복지부-SK바이오사이언스-노바백스 사는 백신 개발과 생산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노바백스 백신은 mRNA 백신과는 다르게 항원 단백질만 재조합해 체내에 투여하고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합성항원 방식이다.
한미 백신 파트너십 전날인 21일 오후 3시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하비에르 베세라 미국 보건부 장관과 사전 양자 회담을 가졌다. 한미 양국 보건부 장관은 전세계 코로나19의 조속한 극복을 위해서는 코로나19 백신의 신속한 보급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양국 정상 간 합의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생산 및 글로벌 공급 관련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에 대한 실무적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전문가 그룹’ 구성 방안도 논의했다.
한미 양국은 국제 보건 위기 상황 예방·탐지·대응 강화를 위한 노력의 하나로 2014년부터 참여한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활동을 강화하기로 하고 한국은 2025년까지 5년간 2억달러(약 2255억원)를 신규 기여키로 했다.
새로운 생물학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보건안보 자금조달 메커니즘’ 창설을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