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사건의 본질, 스마트폰

오피니언·칼럼
칼럼
황선우 작가

집에 아기가 있으면 칼과 같은 물건은 아기가 만지지 못하도록 높은 곳에 두어야 한다. 아기는 아직 칼을 바르게 사용할 준비가 되어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가 어떤 도구를 사용하기 전에는 사용법도 알아야 하지만, 그 도구를 바르게 사용할 준비도 되어있어야 한다. 준비가 되지 못하면 차라리 사용을 하지 않는 게 낫다.

그것은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2019년에 드러난 정준영의 ‘황금폰’ 사건을 보면서 단순히 정준영 개인만 비판한다면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 스마트폰에는 SNS를 비롯하여 수많은 미디어가 있는데, 무엇이 바른 콘텐츠인지 분별하지 못할 때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면 잘못된 콘텐츠로 휩쓸려가기 정말 쉽다. 그래서 청소년 시기에는 스마트폰을 갖는 게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2G 폰이나 공기계를 사용하면서 간단한 연락과 전자사전, 그리고 인터넷 강의 정도만 이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요즘에는 카카오톡으로 숙제를 하는 등 스마트폰이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을 학교에서 먼저 만들고 있다. 또한, 학생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톡에 한 친구를 강제로 초대해서 왕따시키는 일까지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사이버가 중요한 시기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게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 없이 가정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를 통해서도 충분히 교육이 가능하다.

필자는 아직 자녀가 없지만, 자녀가 생겨 학교에 간다면 스마트폰 없이 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 혹은 선생님을 찾을 것이다. 청소년 시기에는 수많은 미디어 속에 들어가기보다는, 먼저 바른 교육과 문화를 통해 잘 준비를 해서 차후 성인이 되어 미디어에 들어갔을 때 무엇이 올바른 콘텐츠인지 분별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노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니고 스마트폰이 나쁜 도구도 아니지만,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도구 속에 그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미디어가 들어있다면 그것은 한 아이의 삶 전체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청소년들이 차후 청년이 되었을 때 그저 미디어 속에서 휩쓸려간 채 성장해있는 게 아니라, 미디어를 뛰어넘어 바르게 분별할 줄 아는 청년이 되어있기를 바랄 뿐이다.

필자 역시 글 쓰고 영상을 만들면서 미디어계에 종사하는 사람이지만, 필자는 앞으로도 강압적이지 않게 조심하며 이런 생각을 잘 전하고 미디어 속에서 선한 콘텐츠를 많이 만들 것이다. 그래서 미디어 속에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선한 콘텐츠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 시기에는 미디어를 떠나 학교와 좋은 공동체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또 청소년들이 잘 준비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청소년들이 미디어에 이용당하는 게 아니라,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이용하는 청년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며.

황선우 작가(<나는 기독교 보수주의자입니다> 저자)

#황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