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리는 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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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미션대학교 예배학과 가진수 교수

여러분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왜 사는가?”

이 같은 실존에 관한 담론은 꽤 역사가 길다. “왜 사냐고 묻거든 그냥 웃지요”

김상용 시인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에 나오는 마지막 구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누구나가 한번쯤은 심각하게 고민하고 떠올렸음직한 질문이다. 주위를 돌아보면 너무나 분주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모두들 정신 없이 산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위해 산다. 남을 위해 사는 많은 위인들도 있지만, 결국은 자신의 삶과 시간을 사는 의미에선 같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들은 세상 사람들의 삶의 목적과 완전히 다르다. 우리 택함 받은 자녀들의 삶은 나를 위해 사는 삶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은 ‘엔 크리스토(in Christ)’라는 말로 우리는 세상에 있지 않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녀라고 구분했다.

“하나님의 뜻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약속대로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 된 바울은”(딤후 1:1)

그는 항상 이 말을 즐겨 사용했으며 신약성경 수많은 곳에 언급되어 있을 정도로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나님은 우리를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예배자로 창조하셨다고 말씀하셨다.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니라”(사 43:21)

그러므로 우리는 나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들에게 분명하고도 명확하게 자기 선언되어야만 한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양적으로 많은 부흥을 이루어왔다. 한동안 교회를 개척만하면 부흥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나님의 은혜로 선교사들을 통해 복음이 전해지고, 짧은 기간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성장을 이루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2위의 선교사 파송 국가로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한국교회는 성장이 멈추었으며, 모든 지표가 하강 국면을 맞이했다. 성도 수는 정체를 넘어서 실질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개척하는 교회는 이제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리고 올해 조사한 발표에 의하면 최근 10년 사이 대부분 교단의 교회학교 학생이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아부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는 78%, 중·고등부 없는 교회도 47%에 달했다. 과연 한국교회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나는 이제 교회의 목적과 목표를 새롭게 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예배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다. 교회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바꾸는 것으로, 이 말은 결국 교회의 본질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말과 같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의 교회를 두고 여러 가지 추측을 한다. 하강 국면이 있으면 다시 상승하게 된다는 말도 하고, 교회 역사를 들어 다시 부흥 회복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심지어 지금은 낮아져야 하고 추수기가 끝난 시대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구약성경을 읽노라면 항상 비슷한 말씀을 듣곤 하지 않는가? 선지자들의 외침의 목소리는 마치 늘 들어왔던 데자뷰와 같다. 그 외침의 주제와 공통점은 “하나님께 돌아오라”다. 이 말은 곧 “하나님께 제대로 예배 드려라” “참된 예배자가 되라”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오직 한가지, “예배 잘 드려라”다.

나는 이제 교회가 교회다워져야 한다고 믿는다. 교회다워진다는 것은 교회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을 제1 순위로 지향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은 교회의 본질과 목적을 다시 깨닫고 좌고우면하지 않고 하나님만 바라보고 정진하는 것이다. 교회의 목적은 예배자들이 예배하는 곳이다. 이것 이외에 더 중요한 목적이 무엇이 있는가? 지금의 교회는 세상의 기업으로 이야기하자면 방만한 경영과 같다. 마치 문어발식 기업경영과 같아 많은 사람들이 교회가 무엇을 하는가를 헷갈리게 한다. 선교, 전도, 봉사, 교육, 구제, 이웃 섬김 등 나열하면 끝이 없다.

모두 다 중요하다. 교회가 여러 일을 해야 할 이유가 있고,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교회의 목적으로 돌아와야 할 시점이다. 커다란 배가 기울어지고 있는데, 그 안에서 아무리 중요한 일들이라 할지라도 그보다 배를 다시 세우고 나아가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지 않는가?

교회는 예배자들이 모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곳이다. 그것이 유형이든 무형이든 말이다. 그렇다면 예배를 회복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 예배를 정성껏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예배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로 준비하고 하나님께만 영광 돌리는 참된 예배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 분명하고도 명확한 방향이 세워지면 자연스럽게 어떻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예배를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된다.

그러므로 예배에 참석하는 예배자들을 위해 교회 담임목사와 사역자, 예배를 섬기는 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열정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목숨 걸어야 한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부흥이 계속 되다 보니 예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 지금도 예배가 교회마다 특색이 없고 단순하며 획일적인 것이 이를 증명한다. 각각의 지역과 모인 사람들, 그리고 상황과 환경이 다를 텐데 말이다.

또 한 가지, 우리는 예배자라는 자기 선언이 필요하다. 지금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앙의 본질적인 자기 정체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성경말씀을 통해 우리를 지으신 목적을 분명히 말씀하셨다.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니라”(사 43:21)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인생이 우리 삶의 목적이다.

이 명확하고도 분명한 진리 앞에 더 중요한 우리 인생의 다른 목적은 없다. 하나님 앞에 내가 예배자라는 확고한 자기 선언이 될 때 우리의 예배는 분명 달라진다. 예배의 의무감으로 인한 수동성이 사라지고 내 안에 기쁨이 넘치는 능동적인 예배로 변화된다. 하나님께서 나를 불러주시고 예배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시고, 내 영을 새롭게 하시는 경험을 하게 된다. 초대교회 예배가 그랬다. 이들은 누가 모이라고 해서 모인 것이 아니라 가슴에 벅차오르는 감격을 주체할 수 없어 모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님께 어떻게 예배할 것인가? 하나님은 성경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어떻게 예배자로 예배할 것인가?’를 명확하게 말씀해주셨다. 이 얼마나 놀라운 사실인가? 그것은 우리가 공예배라는 예식의 샘플을 통해 삶의 예배로 확장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친절히 알려주셨다는 사실이다. 주일 예배라는 예식의 패턴을 통해 삶의 예배의 패턴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것이다.

그것은 예배의 본질이자 구조인 하나님이 부르셔서 만나고, 말씀을 듣고, 깊이 생각하고 결단하며,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예배의 4중 구조를 통해서다.

예배의 4중 구조가 만남, 말씀, 성찬, 파송이라면 우리의 일상의 삶 또한 이 본질적 규칙이 적용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본질적으로 예배자로 만드셨다면 그것은 분명 하나님을 날마다 예배할 수 있는 예배의 영적 순환의 방법을 우리의 삶 가운데 또한 만드셨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성경 전체를 통해 하나님과 동행했던 사람들은 삶에서의 예배의 순환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하나님의 부르심 속에 만나고, 매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말씀을 듣고, 이를 결단하며 순종으로 받아들이고, 어떤 유혹과 어려움도 이겨내면서 삶 속에서 하나님의 영향력을 드러낸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뿐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아갔던 수많은 세상의 모범적인 신앙의 위인들도 이러한 일상에서의 삶의 예배를 준행해온 예배자였다. 이를 통해 분명 하나님께서 우리를 하나님의 사람들로서 선택하시고, 우리의 삶을 통해 영광 받으시기 위해 우리에게 주신 예배의 통로이자 예배자의 규범을 주셨음을 감사하며 깨닫게 된다. 우리가 이 놀라운 사실을 깨닫고 이를 하나하나 적용해나간다면, 우리는 매일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는 ‘예배자 선순환’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 되신 우리의 교회가 예배에 목숨 걸고, 교인이 아니라 예배자로 세워가면서 하나님이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예배를 드릴 때 분명 하나님은 우리를 살리시고 새롭게 세워 가실 것이다.

“너희는 여호와를 찾으라 그리하면 살리라”(암 5:6a)

가진수 교수

<가진수 교수 프로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Fuller Theological Seminary) 목회학박사(DMin.)
미국 로버트 웨버 예배 대학원(The Robert E. Webber Institute for Worship Studies, IWS) 예배학박사(DWS)
현재, 미국 월드미션대학교(World Mission University) 예배학과 교수 겸 학과장
현재, 글로벌워십미니스트리(Global Worship Ministry) 설립자
현재, 워십리더코리아(Worship Leader Korea) 설립자
현재, 국민일보 등 예배 칼럼니스트
현재, 예배 찬양 인도자
『성경적 하나님의 임재 연습』 『예배 찬양 인도』(상,하권) 『예배 성경(신,구약)』 『예배, 패러다임 시프트』 등 다수 저술
『예배의 흐름』 『예배의 고대와 미래』 『예배란 무엇인가?』 『하늘의 예배를 회복하라』 등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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