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전경련이 발표한 '2011~2020년 아시아 18개국 최저임금 변화 비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2016~2020년 최저임금 연평균 상승률은 9.2%로 아시아 18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2010년대 초반 두 자릿수의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률을 기록했던 중국(3.2%), 베트남(6.0%)보다 3~6%포인트(p) 높고, 아시아 역내 제조 경쟁국인 일본(2.9%), 대만(4.4%)과 비교해도 한국이 높다. 같은 기간 아시아 평균 4.6%보다는 2배 높은 수준이다.
2011~2015년 기간까지만 해도 한국의 최저임금 연평균 상승률은 6.6%로 아시아 국가 중 중간 순위를 달렸다. 당시 기간엔 라오스(26.8%), 캄보디아(20.4%), 베트남(18.9%), 중국(12.1%) 등이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면서 아시아의 평균 상승률이 8.3%까지 올라갔었다.
전경련은 연평균 상승률이 아닌 절대 최저임금으로 봐도 한국이 사실상 아시아 국가 중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2019년 한국의 월 최저임금은 1498달러(약 167만원), 전 세계의 물가와 환율이 동등하다고 가정했을 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인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으로 살펴보면 2096달러(약 234만원)이다.
전경련은 "제조업 비중이 낮은 호주와 뉴질랜드를 제외할 경우 실질적으로 1위이며, 한국 대비 국내총생산(GDP) 3.1배, 1인당 GDP 1.3배인 일본을 추월한 것"이라며 "2017년 현 정부 출범 이후 전개된 소득주도 성장전략에 따라 2018~2019년 2년 연속 10% 이상 한국의 최저임금이 인상된 결과"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은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노동생산성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2010~2019년 아시아 18개국의 국가별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최저임금 증가율과 노동생산성 증가율간 격차는 베트남(6.2%p), 라오스(4.5%p), 캄보디아(4.2%p), 태국(3.5%p), 한국(3.3%p) 순이었다. 수치가 플러스(+)인 경우 노동생산성이 개선되는 속도보다 임금 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가 최저임금을 동결한 가운데, 국내 최저임금심의위원회는 작년 7월 올해 최저임금을 1.5% 인상한 바 있다"며 "2022년 최저임금은 최종 동결돼야 하며, 아시아 경쟁국과 같이 지역별·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국가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