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와 캐나다 그리고 태국 등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목적인 미국 여행이 늘고 있다고 9일 월스트리트저널 지가 말했다.
미국 당국은 백신 접종 초기부터 시민권자, 영주권자는 물론 일시라도 미국내에 체류하고 있다는 주소만 있으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주사를 무료로 놓아줬다. 비행기에 갓 내려 아직 머물 장소를 구하지 못한 뜨내기 나그네만 아니면 국적 관련 신분을 따지지 않고 접종 주사를 놔준 것이다.
미국이 사용을 허가한 화이자나 모더나(얀센은 2월27일부터)는 여러 코로나19 백신 중 미국 밖 수많은 나라에서 맞기 어려운 귀한 백신이다. 염가고 보관도 쉬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미국 밖에서는 흔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백신은 예방효율이 더 낮고 특히 부작용이 많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아스트라를 아직 인정하지 않고 있는 미국은 국내 비축의 여유 백신을 다른 나라에게 돌려 쓰게할 생각은 아직 없다면서도 일단 미국 땅 안에만 있으면 극소수를 제외하고 그냥 백신을 놔주겠다는 백신 '속지주의'를 구사해왔다. '세계 모든 사람이 백신을 접종해야 나와 우리의 접종이 완성된다'는 말은 쓸데없는 이상주의지만 미국 안에 있는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맞히는 것이 미국의 집단면역 달성에 도움이 된다는 현실적 판단인 것이다.
이 속지주의가 한층 무르익어서 이제 미국에 거주 및 체류하고 있는 중이라는 증명의 주소를 하나 제시해야 한다는 조건마저 털어내고 있다. 택사스, 플로리다, 뉴욕, 캘리포니아, 알래스카 등 외국 관광객이 흔히 찾는 주 당국이 접종허가 장소에 나타나기만 하면 아무것도 묻지 않고 화이자나 모더나(원하면 얀센) 주사를 놓아준다고 선전하는 것이다. 미국서는 일반 의원 및 대형 체인 약국에서도 접종이 실시된다.
외국 관광객 유치가 목적인 이런 주 당국들의 화끈한 백신 자유화, 개방화 전부터 미국 인접의 멕시코와 캐나다에서는 화이자와 모더나를 맞기 위해 여행사 주선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여윳돈의 사람들이 많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말하고 있다. 멕시코에서만 3월과 4월에 17만 명이 이런 '원정 백신접종' 차 미국에 왔다는 것이다.
5월부터 미국의 여러 인기 주들이 비행기에서 갓내린 뜨내기도 주사를 맞을 수 있게 접종을 완전히 개방함에 따라 이런 원정 접종이 폭발적으로 늘 전망이다. 이 신문의 기사는 현재 멕시코와 캐나다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태국 여행사의 한 예가 예고하듯 화이자나 모더나를 맞고 싶은 여윳돈의 사람들이 수두룩한 아시아가 '원정 출산'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행 '원정 접종'의 주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태국 여행사는 한 번만 맞아도 되는(두 번 미국에 올 필요가 없는) 얀센 접종센터 방문을 핵심으로 해서 일주일 정도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및 태평양 해안 관광 그리고 쇼핑 일정을 잡고 있다. 8~10명 그룹여행에 1인당 2400달러(비행기표 제외)를 받는다고 한다. 돈을 벌게 되는 미국 주들과 백신을 쉽게 맞을 수 있는 해외 여행객들은 윈-윈인데 손해보든 누군가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한편 미국은 5월부터 접종을 원하는 사람 수가 백신 비축량을 크게 하회하기 시작해 하루 주사횟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접종을 적극적으로 맞겠다는 사람은 거의 다 맞았다고 볼 수 있다. 또 바이든 정부가 하도 백신 접종률이 계획 이상으로 높다고 자랑하는 바람에 꼭 백신 반대라고 할 수 없는 애매한 회피의식의 사람들이 내가 안 맞아도 집단면역의 대세에 지장이 없다는 생각에 주사 맞는 것을 싫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4월 중순만해도 하루 실행주사 횟수가 340만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200만 회를 밑돌고 있다. 최소한 한 차례 주사를 맞는 사람의 전국민 대비율 45% 및 16세 이상 접종가능 성인대비 56% 선에서 속도가 확 줄어 7월4일의 70% 접종 목표가 어려워 보이는 것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