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신도시 불법투기 의혹'을 계기로 꾸려진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합수본) 출범 2개월이 흘렀다.
합수본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를 중심으로 부동산 범죄에 수사력을 집중한 결과 2000명이 넘는 이들을 상대로 내사 또는 수사했고, 약 200명을 검찰에 넘겼다.
이처럼 상당한 성과를 냈지만 우려의 시선도 꾸준하다. 특히 국회의원이나 고위공무원 등 이른바 사회 지도층의 부동산 범죄 의혹은 송치 사례가 전무해 아쉽다는 평가가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합수본은 오는 10일 출범 2개월을 맞는다. 합수본이 공식 출범한 것은 지난 3월10일이다.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LH 임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제기했고, 사회 곳곳에서 유사한 의혹이 잇따랐다. 결국 지난 3월9일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는 남구준 국수본부장에게 정부 차원의 합동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사회 전반에서 불거진 투기 의혹은 그간 이어진 집값 상승 기조와 맞물려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투기를 엄벌해야한다는 주문이 빗발쳤고, 정치권과 정부도 호응에 나섰다.
전국 시·도경찰청 수사 인력만 680여명이 투입됐고 금융위원회, 국세청, 한국부동산원 등에서 조사 업무를 도울 인원도 파견됐다. 그렇게 총 770명 규모의 대규모 조직이 꾸려졌다.
출범부터 '매머드급'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조직은 재차 몸집을 불렸다. 구성원이 총 1500명 수준으로 늘어났고, 수사 대상은 투기 의혹을 넘어 기획부동산 등 부동산 범죄 전반으로 확대됐다.
수사에 박차를 가한 합수본은 지난 3일 기준 총 2006명의 부동산 관련 범죄 혐의를 내사 또는 수사 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99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도 했다. 올해부터 사건 1차 종결권을 획득한 경찰은 기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에만 사건을 검찰에 넘긴다.
현재도 1678명은 계속 내사 또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투기 등 혐의가 확인돼 재판에 넘겨지는 사례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범죄 수익 환원을 위한 재산 몰수 부분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 7일 기준 경찰이 몰수보전 또는 몰수추징을 신청해 법원이 인용한 사례는 15건으로 도합 348억원 수준이다. 경찰은 이밖에도 141억원 규모의 추가 몰수보전을 신청한 상태라고 한다.
이같은 성과에도 합수본을 향한 시선이 칭찬일색은 아니다. 특히 사회지도층의 투기 의혹 규명 작업이 더디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투기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전·현직 고위공무원은 4명, 국회의원 5명, 지방자치단체장 10명이다. 국회의원의 경우 가족 의혹 등을 포함하면 5명이 더 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합수본이 혐의를 확인하고 검찰에 넘긴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고위공무원 수사는 A 전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행복청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보완작업을 진행하는 단계다. 나머지 3명은 신원이나 수사진행 정도가 일체 알려지지 않았다.
국회의원 관련 사건에서는 아직까지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례도 없다.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한 것도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 1명 뿐이다.
지자체장 10명 중에서는 7명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3명은 혐의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7명 중에서는 1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마찬가지로 보완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송치한 사건은 없다.
남 국수본부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고위직 수사가 더디다는 질문에 "별도로 수사가 더디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며 "고위공직자든 국회의원이든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아울러 "두달 동안 최선을 다한 결과, 의미있는 성과가 나왔다고 평가한다"며 "앞으로 조금더 속도감있게 수사를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