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재단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재외동포 한민족 정체성 함양지수 조사' 보고서를 5일 발표했다.
지난해 말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일본, 유럽, 오세아니아 등에 사는 재외동포 98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어를 할 수 있다'고 밝힌 비율은 93.9%로, 조사를 시작한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강한 긍정을 나타내는 '매우 그렇다' 응답 비율은 전년 대비 27.9%포인트 오른 87%에 이르렀다.
긍정적인 응답이 가장 많은 지역은 아시아·중동과 일본으로, 응답자 모두 가능하다고 답했다. 동남아시아(97.7%), 북미(96.1%)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어 구사 능력은 세대가 지날수록 반비례하는 성향을 보였다. 이민 1세대의 경우 97.7%에 달했으나, 2세대와 3세대에 들어서는 각각 89.8%, 79.4%로 떨어졌다. 가장 젊은 세대인 4세대는 55.5%에 그쳤다.
'자녀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다'는 항목에 동의한 비율도 전년 대비 4.6%포인트 오르며 역대 최고치인 93.6%(매우 그렇다 84.0%·그렇다 9.6%)를 기록했다. 강한 긍정을 나타내는 '매우 그렇다' 응답 비율이 80%를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별로는 남미(100.0%), 아시아·중동(95.6%), 중국(95.2%), 북미(93.6%) 등의 순이었으며, 대부분 국가에서 90%를 상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한민족의 역사·문화를 자녀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항목에 동의한 비율도 91.7%(매우 그렇다 68.5%·그렇다 23.2%)로 3년 연속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이밖에 '자신이 한민족이라 생각한다'고 대답한 비율은 91.7%(매우 그렇다 80.8%·그렇다 10.9%)에 이르렀다. 이는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90%를 넘긴 수치다.
다만 '한민족 단체에 가입하거나 활동할 의사가 있다'는 항목에 동의한 비율은 60.8%로 전년 대비 17.3%포인트 감소하며 집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60%대로 내려앉았다.
윤지경 재정성과연구원 연구위원은 "문화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지면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이 같은 기류를 이어가기 위해서 재외동포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 위원은 "의미 있는 변화 중 하나는 재외동포 가정에서 한국어나 한민족 역사 등을 가르치고 싶다는 응답이 증가했다는 사실"이라며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관련 정책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