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뒤를 이을 신임 검찰총장 후보 지명이 임박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이번 주 최종 후보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장관은 지난달 3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인사권을 보좌하는 측면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겠다"면서도 "다음 주 쯤에는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 제청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이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가 추천한 4명의 후보 중 1명을 임명 제청하고 문 대통령이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 절차 등만 남는다. 절차대로라면 이르면 5월 말 또는 6월 초에는 신임 총장이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추천위가 올린 4명의 후보 중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차관이다. 전남 영광 출신인 김 전 차관은 금융감독원장 등 주요 기관장 후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등 친정권 인사로 분류된다. 지난 2019년에도 윤 전 총장과 함께 추천위의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까지는 법무부 차관으로 재직하며 박상기 전 장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호흡을 맞췄다. 검찰에 '김학의 사건', '월성원전 의혹' 등 주요 정권 수사가 남아있는 만큼, 친정권 색채의 김 전 차관을 앉히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성윤(59·23기) 서울중앙지검장보다 선배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한 법조계 인사는 "김 전 차관을 총장에 앉히면 이 지검장을 유임시킬 때 덜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대검 차장검사 자리로 승진시킬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제청권자인 박 장관은 추천위가 올린 4명의 후보 중 1명을 추리는 데 고민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김 전 차관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질문에 "유력하면 심사숙고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이에 상대적으로 정치색이 뚜렷하지 않은 인물로 평가되는 구본선(53·23기) 광주고검장이 발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천 출신인 구 고검장은 윤 전 총장과 연수원 동기로 수사·기획 업무를 두루 거쳤다는 평을 받는다.
추 전 장관이 임명된 직후 실시한 고위간부 인사에서 대검 차장검사로 승진, 윤 전 총장과 함께 일하면서도 무난하게 업무를 수행했다는 분석도 있다. 박 장관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도 알려져 법무부와 호흡을 맞추기에도 제격이란 평가다.
배성범(59·23기) 법무연수원 원장 역시 무난한 인물로 알려졌지만, 지난 2019년 윤 전 총장의 후임으로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해 조 전 장관 일가 수사 등 굵직한 사건을 지휘한 이력 등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남관(56·24기) 대검 차장검사의 경우 검찰총장 대행 역할을 맡으며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윤 전 총장의 징계 국면에서 '부당하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낸 점,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 관계자들을 전부 무혐의 처분했다는 점 등을 들어 이번 정부의 마지막 총장으로 임명되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