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백신 민족주의’와 부유한 국가의 백신 사재기 종식을 촉구했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공개 서한에서 부유한 국가들은 백신이 모든 나라의 모든 이들에게 제공되도록 보장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우리 모두는 상호 의존성과 서로를 돌봐야 하는 책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안전해야 안전할 수 있다”며 “세계의 한 지역이 대유행을 겪도록 그냥 둔다면, 다른 모든 지역이 점점 더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터 터크슨 추기경, 전 캔터베리 대주교인 로완 윌리엄스 추기경, 타보 막고바 케이프타운 대주교 등 수십 명의 신앙 지도자들이 이 서한에 서명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백신이 전 세계 인구에 충분히 생산될 수 있도록 대규모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요구는 인도와 같은 많은 나라들이 코로나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인도는 병원과 화장장에 사망자의 시신이 넘쳐나는 등 제2차 대유행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소득 및 중산층 국가들은 소량의 백신을 갖고 있으며, 이는 이미 국가 백신 추진의 일환으로 이미 수백만 개 선량을 투여한 선진국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에 대해, 종교 지도자들은 “인명을 살리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접근이 재산, 지위, 또는 국적에 의존되어선 안 된다”면서 “이 전례없는 공종보건의 위기는 무엇보다 모든 이들이 형제·자매로서 함께해야 할 세계적인 연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피플스백신얼라이언스(People's Vaccine Alliance)를 지원하는 자선단체 중 하나인 크리스천에이드(Christian Aid)의 글로벌 홍보 및 정책 담당자인 피오나 스미스는 제약사들이 특허 없이 지식을 공유하는 등 백신의 생산과 유통 방식의 변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코로나19 백신이 가능한 한 빨리 전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면서 “제약 업체들이 독점적으로 생산을 제한하고 가격을 올리기 위한 장벽을 만들어 우리 모두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또 “어느 회사도 전 세계에 충분한 양의 백신을 생산할 수 없다. 백신 솔루션을 공개하지 않는 한, 이는 충분히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윤 백신이 아닌 사람들의 백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일부 지역 사회에 백신을 공평하게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도적적 문제이며, 전 세계가 직면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