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씨가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것은 중학교 때 ‘엑설런트 어드벤처’라는 영화를 본 후다. 당시 영화감독이 꿈이었던 그는 유명영화의 패러디 시나리오를 써서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신문 영화 광고를 오려서 모으기도 했다.
인 씨가 선정한 근래 가장 인상적인 영화는 ‘키사라기 미키짱’이다. 그는 “아이돌 소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4인의 남자가 다락방에서 서로를 의심하는 내용인데,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소동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것이 좋은 스토리텔링의 힘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악의 영화는 ‘이벤트 호라이즌’이라는 SF영화. “공포영화인 줄 모르고 보았다가 3일 정도 고생을 한 경험이 있어요. 지옥이란 어떤 곳인가 조금 맛보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까지는 서울에서 살다가 인도네시아로 전 가족이 이주했던 경험이 있는 인씨는 그 때만 해도 삶의 뚜렷한 목표없이 형식적으로 교회예배를 드리곤 했다. 갑자기 아버지가 현지에서 돌아가신 후, 그는 회심을 하고 본격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회심하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대중문화를 향한 비전, 즉 문화사역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
▲멀티플렉스에서 만나는 하나님.
|
그는 기독교소설가를 꿈꾸고 있다. 97년 나침반사를 통해 ‘그 도시의 파라오 후예들’이라는 기독교 소설을 출간했다. 사교집단이 도시에 설치한 폭탄을 출애굽기를 힌트로 찾아내는 추리소설이다.
현재는 공포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링’을 통해 확립된 공포물의 공식은 저주에 걸린 주인공이 저주를 풀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내용인데, 우리 모든 인간도 원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통해 구원을 받아야 합니다. 이런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기독교적 메시지를 공포물 안에서도 풀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 기독교 영화가 발전하려면 한국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힘을 모아야 할까. 인 씨의 견해를 물었다. “요즘 문화계의 화두는 ‘스토리텔링’입니다. 위대한 ‘이야기’를 재밌는 틀에 담아 전해줄 수 있는 ‘스토리텔러’가 필요합니다. 이들을 위한 공모전을 통해 스토리를 DB화하고 또 그걸 소규모 단편영화로 영상화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인씨는 아이폰으로도 영화를 찍어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하는 시대라며 좋은 스토리와 약간의 제작지원만 있으면 ‘워낭소리’나 ‘똥파리’같이 이슈를 만드는 기독교 독립영화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상업영화는 제작하기 힘들겠지만 작게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전에 일단 영화가 훌륭한 복음전달의 매체라는 사실을 교회가 인지해야 하겠지요.”
#인은수 #멀티플렉스에서만나는하나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