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일부터 충남대학교병원 출입문 키오스크(공공장소에 설치된 무인 정보단말기)에 코로나19 방역관리 절차를 안내하는 아바타 수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9일 밝혔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의료기관의 방역관리 절차와 출입이 복잡해져 디지털 정보 이용에 취약한 장애인들은 기존 키오스크만으로는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ETRI와 충남대학교병원은 방역 관련 문진과정과 확인사항을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아바타 수어 개발에 들어가 ETRI가 지난해 개발한 코로나19 생활 방역 지침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수어 전달용 얼굴 표정 22종을 제작했다.
기존에도 확진자 정보, 감염병 대응 정부 대책, 백신 접종 안내 등 관련 정보가 키오스크, 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형태로 안내됐지만 시·청각 장애인들에게는 장애유형에 맞는 안내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연구진은 출입절차에 필요한 수어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새로 제작하고 입술을 당기는 모습, 얼굴을 좌우로 기울이는 모습, 몸통 형태 등 지난해보다 더 다양한 표정을 구사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수어 애니메이션 영상은 한국농아인협회 감수를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연구진은 병원 출입뿐 아니라 진료과정이나 공공시설 민원 안내, 온라인 학습 시스템 등 생활 정보와 의사소통에도 아바타 수어 기술 성능을 적용시키고 VOD 등 미디어 콘텐츠 전반으로 수어 번역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농아인협회 소속 청각 장애인 조희경 씨는 "청각 장애인으로서 수어 방송이 많아졌지만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뉴스 소식은 알 수가 없어 답답했다"며 "시·청각 장애인들도 중요한 정보로부터 소외받지 않도록 기술이 빨리 보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TRI 김명준 원장은 "미디어 지능화 기술을 활용해 기존 방송 콘텐츠뿐 아니라 생활 및 재난정보에 접근을 도와 장애인의 안전과 정보 접근성을 향상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남대학교병원 윤환중 병원장은 "아바타 수어 기술 덕분에 청각장애인들이 좀 더 쉽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다양한 환자들이 정보 소외 없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ETRI와 더욱 많은 공동연구와 협업을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