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가 최저임금 인상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매출이 뚝 떨어져 직원을 줄이고 아르바이트생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등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는데, 최저임금까지 오르면 고용시장이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차라리 가게 문을 닫고 알바하는게 낫겠다"고 호소했다.
1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 전체회의는 20일부터 시작한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 협상이다. 문 대통령이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내건 만큼, '시급 1만원 공약을 이행해달라'는 근로자 측 요구가 거세다. 반면 사용자 측은 코로나19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금 지급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면 고용은 더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8720원이다. 전년 대비 인상률은 1.5%로 1988년 우리나라에 최저임금이 도입된 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최저임금도 8590원으로 전년 대비 인상률은 2.9%에 그쳤다. 현 정부 출범 후 2018년 7530원(인상률 16.4%), 2019년 8350원(인상률 10.9%)으로 최저임금이 매년 두자릿 수 인상률를 기록한 것과 상반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시급 1만원 저지 청원을 올리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알바만 해도 먹고 사는 세상"이라고 한탄했다. A씨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1인 운영 업소가 늘어날 것이라며 "로봇이 서빙해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B씨는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최저임금 1만원이 넘은지 오래"라며 "식당 문을 닫고 알바하는게 낫겠다"고도 했다.
'주휴수당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주휴수당은 근로자가 유급휴일에 받는 임금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주휴수당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1주1회 이상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당시 대부분 근로자의 임금 수준이 낮고 최저임금 제도도 도입되지 않아 '근로자가 돈이 있어야 쉴 수 있다'는 고려에 따라 도입했다.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주휴수당 논란에 불을 지폈다.
식당을 운영하는 C씨는 "주휴수당 제도는 비현실적"이라며 "1953년 일본 따라서 주휴수당 제도를 도입했는데, 당시 저임금 시대에 좀 더 임금을 챙겨서 삶의 질을 올리는 것이 취지였다. 일본은 이미 10여 년 전에 주휴수당을 폐지했고 현재 대만, 브라질, 베트남 등 6개국만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저임금 시대가 아닌데 주휴수당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재난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올리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최저임금은 지금도 충분히 많이 올라 있지 않느냐.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이 감소해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데, 최저임금을 또 올리면 문 닫는 식당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휴수당이라도 폐지해 부담을 낮춰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