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산이 수묵화처럼 뿌옇네”… 전국 덮친 최악의 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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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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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미세먼지 농도 ‘매우 나쁨’ 주의보
전국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매우나쁨', 황사가 '나쁨'을 기록한 29일 서울 광화문 일대 대기가 뿌옇다. ⓒ뉴시스

"밖이 하나도 안 보이던데요, 완전 잿빛도시에요."

서울 광화문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조모(29)씨는 최악의 중국발 황사가 덮친 29일 불편함을 호소했다.

원래는 회사 창문 너머로 청와대와 그 뒷쪽의 산 경치가 시원스레 펼쳐졌었지만, 이날은 산도 보이지 않고 회색 수묵화처럼 답답한 전경만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몽골과 중국발 황사가 전국을 습격한 가운데 시민들 각종 불편함과 짜증을 호소하고 있다.

전북 정읍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모(29)씨는 "운전할 때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특히 힘들다"며 "원래는 멀리 있는 산이 보이는데 오늘은 하나도 안 보인다"고 말했다.

전모(32)씨는 "이런 날 하루종일 돌아다니면 어지러움이 느껴지는데 특히 호흡기 쪽이 약해서 콧물도 더 나오고 목도 아프다"며 "무엇보다도 반려견 산책도 못 시키는게 너무 아쉽다"고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낀 모습들이 익숙해지긴 했지만 이날 곳곳에서는 비말용 마스크 등보다는 방역 지수가 높은 KF94 마스크를 낀 시민들이 평소보다 많이 눈에 띄었다.

박모(26)씨는 "황사 소식을 듣고 KF94 마스크를 꼈는데도 목에 이물감이 심하게 느껴졌다"며 "아직 목이 아프진 않지만 가래낀 느낌이 전반적으로 든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에 황사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은 더욱 울상이다.

서울 송파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32)씨는 "(코로나19 때문에 환기를 해야 해서) 보통 문을 열어놓고 장사하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닫아둘 수 밖에 없어 정말 최악"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들 밖에 안 나가려고 하니 확실히 손님 발길이 끊어졌다"며 "이미 코로나19 때문에 힘든데 미세먼지까지 겹치니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 마포구 노상에서 만난 한 요구르트 판매원은 마스크를 낀 채 연신 기침을 하고 있었다. 그는 "먼지 때문인지 계속 목이 간지러운데 손님들이 코로나19 때문인 줄 알까봐 제대로 장사도 못하겠다"고 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전 권역에서 미세먼지(PM-10) 농도가 '매우 나쁨'(151㎍/㎥ 이상) 수준이 되겠다고 예보했다.

지난 26일부터 몽골과 중국 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유입되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짙은 황사로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내일부터는 황사의 농도는 점차 옅어지겠으나, 한반도 주변 기압계의 흐름에 따라 이후에도 약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겠다"고 전망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