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이 지난 26일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제86회 월례포럼 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에서 문형진 박사(기독교학술원 연구원)가 ‘존 오웬의 영성’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했다.
문 박사는 “교회 공동체에는 성도들이 개인 내면의 영성을 무시한 채 외면의 행위에만 치우치는 경향과 성령의 사역보다는 다양한 매체나 개인의 역량과 수집된 정보로 얻은 성과에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영적 행위’가 영적 진정성과 공동체의 유익을 상실하게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존 오웬이 개진한 ‘성령론’ 이 ‘영성’을 정립하는 주요한 주제로서 함의를 지닌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고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오웬은 내면에서부터 시작된 ‘성령의 사역’이 ‘행위’에 이르는 과정을 관찰했고, 성령의 사역이 ‘영성’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고 논설했다. ‘성령의 사역’에 관한 오웬의 신학적 견해는 당시 영국 청교도들의 ‘영성’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고,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영성’을 확고히 하는 지침이 되고 있다. 이러한 오웬의 사상은 개인의 내면에서 이루어지고 외면으로 드러나는 상황에서 성령의 사역을 따르는 균형성을 강조한다”며 “오웬의 ‘영성’에 관한 논의는 ‘영적 마음가짐의 정서’(Spiritual- mindeness in the Affections)와 ‘영의생각’(Minding of the Spirit)과 영적관계’(Relationship of the Spirit) 그리고 ‘영적 행위’(Duties of Divine Worship)를 ‘성령의 사역’으로 관통하며 이해하는 것으로 본연구의 틀”이라고 했다.
문 박사는 “첫 번째로, 오웬의 ‘영성’은 성도가 성령의 뜻대로(고전 12:11) 새로운 피조물(고후 5:17)이 되어 영적 생활 원리(엡 2:10)를 따르는 ‘영적 마음가짐의 정서’에서 시작한다. 그는 바울이 말한 ‘프로네마’(φρονημα)를 지성적 ‘생각’ 이전의 더 근본적인 ‘마음의 태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았다(롬 8:6). 이곳은 마음의 고정된 공간이나 마음의 한 곳으로 볼 수도 있다”며 “오웬은 이런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Spiritual mindedness’과 ‘Affections’라는 말을 교차적으로 혹은 함께 사용했다. 한편, 오웬은 ‘영적 마음가짐의 정서’에 ‘성령의 사역’이 시작되면 일어나는 변화에도 주목했다. 이는 ‘성령의 사역’으로 성도가 성령의 뜻대로(고전 12:11) 새로운 피조물(고후 5:17)로서 영적 생활 원리(엡 2:1 0)를 따른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웬은 네 가지의 영적 생활원리를 제시했다. 첫째, 하나님께서 하늘의 것과 세상의 것들과 비교하여 이 세상에 속한 것들을 경멸하셨다(요일 2:15). 둘째, 하나님께서 사람의 생명을 짧게 하시므로 세상에서 만족을 얻지 못하게 하셨다(시 39:5, 6). 셋째, 하나님께서 세상에 속한 것들의 위험을 알리셨다(요일 2:16).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신령한 지혜를 따라 주어진 것들을 지혜롭게 사용하라고 하셨다(마 25:34). 이러한 상황은 성화의 과정으로 개인의 고유한 영성이 드러나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했다.
문 박사는 “두 번째로, 오웬은 성도가 ‘영적 마음가짐의 정서’에서 이미 받은 영의 영향력을 따라 그에 합당한 ‘영의 생각’(Minding of the Spirit)을 한다는 ‘영성’의 원리를 제시한다. 또, 오웬은 ‘영의 생각’을 ‘육의 생각’과 비교하여 영의 본질보다는 드러나는 성향으로 구분했다(롬 8:5, 6). 오웬의 견해에서 이렇게 정립된 ‘영의 생각’은 한 성도의 ‘영성’을 가늠하는 최선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이는 성도의 고유한 성향으로써 ‘영의 생각’은 개인의 실천 방식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웬은 ‘성령의 사역’을 따라 정립되는 성도의 ‘영의 생각’이 세상 유혹을 분별하고, 믿음의 길을 찾는 이정표 임무를 수행한다고 했다. 오웬에게 있어서 ‘영의 생각’의 본질은 성도가 주도적인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개별적으로 주어진 의무를 ‘성령의 사역’을 따라 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영의 생각과 육의 생각은 개별적으로 고유한 영적 관계를 유지하고 그에 따르는 성향의 행위를 행하게 하고 이는 습관화 되어 ‘영성’을 정립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오웬은 성도가 ‘성령의 사역’을 따라 구별된 ‘영의 생각’을 하며, 그 생각을 따라 합당하게 행하는 것을 하나님 은혜 안에서 이루는 ‘영적 관계’라 한다. ‘영성’에서 관계를 이루는 습관에 관한 논의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이루어지는 ‘교제’와 ‘죄 죽임’으로 확대된다”고 했다.
문 박사는 “세 번째로, 오웬은 성도와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영적 관계’(Relationship of the Spirit)로 ‘영성’의 과정을 논의했다. 이 관계는 ‘교제’(엡 2:18)(Communion with The Triune God)와 ‘죄 죽임’(롬 8:13)(On the Mortification of Sin)을 습관적으로 행하며 더욱더 견고하게 된다. 오웬의 논의에서 습관은 성령의 사역을 따라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서 영적인 일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라며 “성도가 영적인 성향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영적 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이 영적 관계는 신령한 연합(요 17:21 ~ 23)으로 성령의 매는 줄로 하나(엡 4:3)를 이루는 상태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가지는 반복 된 습관이 아니라 성화의 결과로 얻어지는 절대적인 원리들이다. 그중에서 ‘성도와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교제’와 ‘성도의 죄 죽임’은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 영적 관계’를 이루는 대표적인 구성 요소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것들이 일률적으로 ‘성령의 사역’을 따르며 반복되는 습관성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오웬은 하나님과의 교제에서 그리스도는 하나님과 가지는 모든 교제의 근원이며, 성도들은 ‘ 성령의 사역’으로 말미암아 교제의 자리로 나아간다고 했다. 그는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 영적 관계’에서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교제’ 가 주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제는 감정의 교환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오웬은 바울의 가르침을 토대로 ‘죄 죽임’교리를 다음의 두 가지로 정의했다. 첫째, 오웬은 골로새서 3장 5절에서 바울이 사용한 ‘네코우’(νεκόω)라는 단어에 주목한다. 오웬은 기본적으로 ‘죽이다’ , ‘죽임으로 파괴하다’를 의미하는 이 단어에 ‘육체적으로 고유한 성향을 지닌 부패한 본성을 파괴한다’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여기서 바울이 말한 ‘ 죄 죽임 ’이란 죄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죄의 세력을 약화하게 한다는 의미이다. 이어서, 오웬은 롬 8:13에서 ‘ 죽음에 이르게 함’이라는 의미의 ‘데나토우테’(θανατουτε)에 주목한다. 그는 이를 ‘ 사람을 죽이거나 혹은 어떤 다른 생명체가 힘, 세력, 그리고 그 자신의 원리를 소멸시키는 것’이라는 의미로 이해했다. 따라서 성도가 죄를 죽인다는 것은 성도의 내면에서 죄를 약화해 소멸하게 만들고, ‘세상 영’ 이 자기 나름의 작용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영성’이다. 또한 , ‘죄 죽임’은 은혜를 입은 성도에게서 항상 일어나야 하는 지속적 의무를 부여한다. 따라서 ‘성령의 사역’으로 ‘교제’와 ‘죄 죽임’이 성도의 삶에서 반복되어 습관화되는 것은 성도와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영적 관계’를 더욱더 견고하게 유지하는 길이다. 이러한 일은 성도가 ‘성령의 사역’을 따르며 ‘영성’을 견고하게 유지하는 방도”라고 했다.
문 박사는 “네 번째로, 오웬은 성도가 내면에서부터 정해진 방향을 따라 ‘영적 행위’(Duties of Divine Worship)로 개인의 고유한 ‘영성’을 드러내는 것을 주목했다. 이 ‘영적 행위’는 ‘예배드리는 삶’(요 4:23)으로 ‘영성’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구체적인 표현이다. 오웬은 성도가 순종하는 ‘영적 행위’를 ‘예배드리는 삶’으로 보았다. 여기서 ‘예배드리는 삶’이란 공적 예배 의식에 참석하는 것을 넘어, 성도의 삶 전부를 포괄하는 총체적 의미로서의 ‘영적 행위’를 가리킨다. 물론 이러한 행위는 규례를 따라 예배드리는 것을 포함한다. 의식적 예배 역시 하나님이 제정하신 것으로 규례를 따라 하나님에게 나아가는 하나의 방식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웬은 ‘영적 행위’를 포괄적인 의미에서 ‘예배드리는 삶’이라 했다. 여기에서, 하나님이 하나님을 예배하는 삶인 ‘영적 행위’로 순종하라는 것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개인을 향한 거룩한 뜻과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오웬은 성도의 ‘영적 행위’에서 주도적이고 개별적인 ‘성령의 사역’이 필요하다는 사실과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이를 지원하신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오웬은 성도가 은혜를 따르는 영적 행위와 개별적으로 부여된 선한 의무를 감당하도록 돕는 것이 ‘하나님 영’의 사역이라 했다. 이는 ‘칭의’로 영적 마음가짐의 정서에서부터 전적인 은혜로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말씀은 ‘성령을 좇아 행하라’(갈 5:16) 하며, 성령의 특별한 은혜로 성화의 과정을 따라 성도를 훈련 시킨다. 그리고 주어진 말씀을 따라 성도가 참된 ‘영적 행위’를 하려면 내적으로 의지가 있어야 하고 외적으로 구체적인 실천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러한 논리에서 오웬은 하나님만을 바라는 ‘신앙’과 진리의 말씀을 분별하는 ‘신학’과 그에 따르는 ‘신행’으로 전인적인 ‘영적 행위’를 제시한다. 전인적인 영적 행위에서 성도의 ‘신앙’은 정서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하는 삶의 태도이고, ‘신학’은 지성적으로서 하나님을 알아가는 지적기능이며, ‘신행’은 의지적으로 하나님 말씀을 따르는 실천이다. 따라서 성도가 ‘성령의 사역’을 따르며 드러내는 ‘영적 행위’는 반드시 그 증거를 시작과 과정과 결과를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며 “오웬은 성도가 영적 행위로 그리스도의 영광을 바라보며 닮아가는 것을 제안했다. 그는 그리스도의 영광을 묵상하는 것을 성도의 최상의 의무로 여겼기 때문이다. 또 그는 성도가 그리스도의 영광을 묵상하면 환란을 넉넉히 극복하게 된다고 했다. 즉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대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배드리는 삶’으로 그리스도의 영광에 참여하는 것은 성도의 삶에서 ‘영성’을 견고하게 유지하는 방도”라고 했다.
문 박사는 발표를 마치며, “본 연구는 오웬신학에서 ‘영성’에 관한 탐구이다. 이미 언급한 대로, 이 연구는 일부 성도들이 ‘성령의 사역’을 따르는 ‘영성’을 무시한 채, 외적 결과에만 치중하는 경향을 되짚어 보려는 시도이다. 이는 성도 내면에서부터 ‘영성’을 바르게 정립하고 이것이 외면의 삶으로 ‘영성’이 드러나게 하려는 하나의 노력이다. 또한, 이러한 시도를 하는 이유는 개인이 내면으로부터 예배드리는 삶으로 ‘영성’을 드러내는 첩경에 자발적인 참여를 하면, 개혁의 연속성과 탄력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성령의 사역’을 따르는 ‘영성’의 맥락을 이루는 본 연구가 혼란한 ‘영성’에 이끌려 성과만을 추구하는 시대에, 성도가 내외적으로 ‘성령의 사역’을 따라 ‘영성’을 견고하게 정립하여 생명과 평안을 얻는 데에 나름의 소임을 감당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서 김영한 박사(기독학술원 워장, 샬롬나비 대표, 숭실대 명예교수)가 개회사를 했고, 발표 후 논평은 김윤태 교수(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장)가 했다. 그리고 4월 23일 87회 월례포럼은 ‘문화 마르크시즘’을 주제로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진행된다. 87회 월례포럼의 발표는 정일권 박사(전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초빙교수)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