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교통방송 <함춘호의 포크송>(오후 4시~5시반) 진행을 맡고 있고 서울신대 실용음악과 학과장을 하고 있는 기타리스트 함춘호 씨와 KBS 라디오 디제이를 마치고 29일부터 네이버 나우 <이서방 발라드>(오후 5시~7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한 가수 유리상자 이세준 씨가 줄라이 프로젝트 3집에 이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워십곡 8곡을 기타와 보컬로 표현한 ‘어쿠스틱 워십’ 앨범을 최근 발매했다. 함춘호 씨와 이세준 씨 두 분을 음원 유통사 비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2007년 첫 줄라이 프로젝트를 출시하고 3집까지 발매한 이후 이번에 두 분이 다시 뭉쳐서 어쿠스틱 워십 앨범을 발매하셨는데요. 이번 어쿠스틱 워십 앨범을 내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이세준) “많은 분들에게 춘호 형의 기타소리와 제 목소리로 녹음한 워십 찬양을 들려드리고 싶어서 준비했습니다. 음원으로 먼저 나오고 비컴퍼니라는 유튜브 채널에 정기적으로 업로드 됩니다. 이번에 녹음할 때는 따로 녹음하지 않고 연주와 보컬을 동시에 녹음하는 게 느낌이 좋아서 어렵더라도 그렇게 진행해봤어요.”
-이번 앨범에 널리 알려진 해외 워십곡 8곡이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됐는데요. 선곡 기준과 수록된 곡 소개 간단하게 해주세요.
“이번 곡은 회사에서 정해줬는데 저는 ‘세상에 이렇게 좋은 곡들이 많구나’ 싶었어요. 1억뷰가 넘는 곡들도 있었는데 제가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모르는 노래를 하루에 녹음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불러야 해서 힘들었지만 은혜가 되어 힘든 줄 모르고 녹음했던 것 같아요.”
-이번 어쿠스틱 워십곡은 기존 워십곡과 또 다른 감동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을 강조해서 편곡하고 연주하며 부르셨나요?
(함춘호) “줄라이 프로젝트로 화려하게 부른 곡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기타 하나와 목소리 하나로 해보았습니다. 보컬과 기타는 라이브로 하면 청중이 호흡해 주는 게 있어서 좋은데 녹음은 쉽지 않았어요. 그동안 세준 씨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들으시는 분들도 좋아하시는 거 같아 감사해요.”
(이세준) “15년동안 해온 줄라이 프로젝트의 색이 나온 것 같고 공연을 하든 워십을 하든 저희들이 가진 색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앨범이 아닐까 싶네요. 부담이 있긴 했는데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는데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청취자들에게 어떤 바램이 있으신가요?
(함춘호) “줄라이 프로젝트 내면서 저희가 욕심 낸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배웠어요. 누구나 앨범 낼 때는 잘 될 것이라 생각하는데 욕심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기대치에 이르지 못해 실망하는 것도 있었고요. 15년 같이 하면서 저는 좋은 앨범을 만들고 있고,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색깔을 만들어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2007년에 시작된 줄라이 프로젝트는 어떤 계기로 시작된 건가요?
(이세준) “녹음실에서 유리상자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춘호 형이 내신 콰이어트타임 음반을 듣게 됐어요. 음원을 듣고 너무 은혜 받아서 형에게 얘기했더니 형이 ‘너도 하면 되잖아. 너도 할래? 저야 좋죠.’ 그렇게 팀이 결성되어서 7월에 첫 음반이 JULY(Jesus Loves You)란 이름으로 나왔어요.”
-함춘호 씨와 2007년부터 15년 가까이 함께 해오고 계신데요. 어떠신가요?
(이세준) “제가 춘호 형과 공연을 많이 해보면서 느끼는 것은요. 우리가 보통 기타 반주라고 표현하는데 함춘호 씨 기타 연주는 반주로 느껴지지 않고 듀엣으로 느껴져요. 기타는 말은 못하지만 저보다 훨씬 깊은 메시지를 소리로 전달하는 것처럼 정말 아름다운 기타소리를 내시는 것 같아요. 저는 단지 거기에 명확한 메시지를 위해서 가사를 사용하는 것뿐입니다. 춘호 형이 시인과 촌장 출신인데 유리상자는 시인과 촌장을 롤모델로 삼아서 만든 팀입니다.”
-본인이 그동안 발매한 곡 중에서 가장 아끼는 곡이 있다면요?
(이세준) “제 곡 150곡 정도가 저작권 협회에 등록되어 있는데요, 모든 곡이 귀하지만 그 중에 제일 마음이 가는 곡이 있어요. 줄라이 프로젝트 두 번째 앨범에 수록된 ’세상에서 가장 귀한 이야기’에요. 하나님을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 만든 곡인데 어린이 합창단 등에서 많이 리메이크해서 부르시니까 너무 좋습니다. 이 곡 사용하고 싶다고 연락 오면 조건 없이 쓰시라고 합니다. 모르시는 분들에게 제가 만든 곡이라고 하면 놀라시더라고요.”
-기억에 남는 곡은요?
(이세준) “‘나눔의 미학’이란 곡이 줄라이 프로젝트 1집 타이틀곡인데 춘호 형이 곡을 쓰고 제가 가사를 쓴 곡이거든요. 자원 봉사하시는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자원봉사자들을 만나고 나서 이렇게 아름다운 직업이 있을까란 생각이 들어서 그분들께 헌정하는 곡으로 만들었습니다. 어려운 분들을 위해 봉사할 때 내가 얻는 기쁨이 크다는 것을 느끼는데 그곳에서 함께 오랫동안 봉사해오신 분들 통해서 많은 은혜를 받았어요. 봉사 자체를 삶으로 살아내시는 분들을 위해서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계시다는 내용을 담은 곡이 많이 기억에 남네요.”
-연예인으로서 대중 활동하는 것과 CCM 아티스트로 활동할 때 차이가 있나요?
(함춘호) “녹음하는 데 관심 있는 연주자나 편곡자들이 뭐가 다르냐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음악적인 구성은 같은데 작품을 만들어낼 때 임하는 자세가 찬양 쪽은 음악에 대한 욕심을 내지 않고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했던 것 같아요. 가요들은 가사들이 갖고 있는 표현이나 뉘앙스나 모티브가 너무 다양해서 이별, 사랑, 죽음, 공포 일수도 있고 그런 다양한 마음의 변화를 음악을 먼저 만들고 후에 가사를 만들기에 상상하며 음악을 만드는데 찬양은 이미 메시지가 있어서 그 메시지에 이끌림 따라서 연주를 하는 것 같아요. 정말 잘 해내려는 욕심보다는 가사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잘 공유하고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연주합니다.”
-함춘호 씨는 이전에 기타가 어렵다고 하신 적이 있는데요.
“기타라는 악기는 하면 할수록 멋진 악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멋진 악기를 더 잘 표현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아서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더 잘 하고 싶은데 잘 안 늘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것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잘 하는 것인데 마음은 손흥민인데 몸은 차범근이라 어렵네요(웃음).
요즘 기타리스트들 기능적으로는 다 잘 하는 것 같아요. 외국 아티스트보다 더 뛰어난 것 같고요. 한국 사람만이 가지는 감성과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음악을 이해하는 것과 표현하는 것도 다 잘해요. 그래서 케이팝이 세계의 중심을 차지하고 끌고 나가는 것 같아요. 해외에서 공부하는 후배들이 그러는데 해외 아티스트들이 케이팝 밴드와 함께 연주하고 싶다고 할 정도에요. 지금이 최고의 정점인 것 같고 모든 영역의 아티스트들이 멋진 것 같아요.”
(이세준) “옛날 아이돌과 지금 아이돌이 실력이 달라요. 지금 아이돌은 짧게는 7년 이상 체계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아서 데뷔를 하는 거라 군무나 보컬실력에서 다른 나라와 상대가 안돼요. 그들도 대단하고 그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아르페지오와 스트로크 주법 중 어떤게 더 어렵나요?
“어쿠스틱은 전문적으로 어려운 악기입니다. 37년 정도 녹음해오면서 엔지니어가 제가 내는 스트로크 소리가 다르다고 하기는 합니다. 전기기타는 메커니즘의 도움을 받는데 어쿠스틱은 사람이 직접적으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아르페지오나 스트로크 다 어려운 것 같아요.
참고로 저는 마이크가 귀라 생각하고 기타가 그 귀에 대고 말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기타와 대화하면서 연주합니다. 보컬도 기교보다는 감성적인 목소리가 오래 가듯 기타도 테크닉보다는 상황을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세준 씨는 CCM 곡을 내기로 마음먹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어릴 때부터 가족들이 다 교회를 다니고 그래서 가수 이전부터 찬양사역자가 꿈이었어요. 그러다가 데뷔를 앞두고 입대하게 되어 우울한 마음으로 있었어요. 그런데, 위문공연 하러 오신 CCM 가수분들 찬양을 듣고 너무나 은혜를 많이 받았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직업이 있구나’ 느끼고 저도 노래를 직업으로 삼게 되면 저렇게 아름다운 일을 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줄라이가 그 기도에 응답을 받은 것이라 생각해요.
처가도 아내도 다 믿는 집안이라 내가 CCM 앨범을 내면 다 기뻐했어요. 가족들이 기뻐하는 것도 CCM 앨범을 내는데 큰 힘이 됩니다.
대중 음악 하다 잘 안되면 CCM 한다는 소리 듣고 싶지 않기도 했어요. 그래서 이름이 알려졌을 때인 2집부터 CCM 곡을 포함시켰습니다. 2집 앨범에 ‘처음주신 사랑’이 수록되었는데요 이 곡이 CCM이고 하나님에 대한 고백의 내용이에요. 그당시 하덕규 씨가 제 곡을 듣고 이것이 CCM의 새로운 화두라고 해주셔서 기분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일상 속에서 하나님께 자연스럽게 기도하는 내용을 CCM에 담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시작이라고 해주셨어요. 그리고 춘호 형을 만나서 줄라이 프로젝트로 CCM 음반을 병행하게 됐습니다.”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받은 은혜와 최근 느껴지는 은혜들이 있으면 나눠주세요.
(함춘호) “간증프로그램에서 방송에 나와 달라고 요청 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저는 굴곡 없이 살아와 거절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했던 공연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학생들과 해외 현장 실습을 준비해서 케이팝 반, 찬양 반 준비해서 동남아 같은데 갔었어요. 그런데, 넌크리스천인 학생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찬양을 부르면서 가슴이 뜨거워지고 이상해진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때 이상하게 생각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매사에 살아계신 하나님에 대해 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코로나 기간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코로나 때문에 저도 작년부터 공연을 하나도 못했어요. 아이들이 3살, 6살 두 아이가 있는데 아이들과 같이 보내는 게 중요한 때인 거 같아서 함께 하고 있어요. 최근에 네이버에서 두 가지를 진행하고 있는데 김종서 씨, 홍경민 씨와 <쌩수다>를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29일부터는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이서방의 발라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어요. 작년까지 KBS에서 디제이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선곡과 원고를 다 하게 됐어요. 어릴 때부터 디제이에 대한 로망이 있었거든요. 그동안 방송국에서 했던 것은 단지 소개하는 역할이었다면 이번에는 선곡까지 다 제가 하는 것이라 더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됩니다.”
-두 분이 각각 자주 듣는 찬양 있으신가요? 추천하는 아티스트 있으신가요? 마음에 새기고 있거나 특별한 은혜로 남아 있는 성구가 있다면요?
(함춘호) “저는 연주를 주로 많이 듣습니다. 송영주 씨가 연주한 음악을 많이 들어요.”
(이세준) “어릴 때 지하에 있는 개척교회를 다녔는데 어머니가 ‘복의 근원 강림하사’ 찬송가를 좋아하셔서 자주 부르셨어요. 집에서도 예배 드리면 이걸 무조건 불러서 이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CCM 중에는 저희 3집에 수록되어 있는 ‘평안을 너에게 주노라’를 좋아해요. 이 찬양이 군대에서 오신 분들이 불러준 곡이에요. ‘물가로 나아오라’도 좋아하는데 제가 고등학생 때 찬양대가 되어 처음으로 불렀던 곡이에요.
좋아하는 문구는 성구는 아닌데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우연히 어디서 봤는데 ‘왜 걱정하십니까 기도할 수 있는데’ 이 문구를 보면서 세상 일이 잘 안 풀려도 이 말이 큰 위로가 됩니다. 작년에 방송국 디제이 그만두면서 가족들에게 기도제목을 나누고 기도해달라고 했는데 한달 만에 기도가 이뤄졌어요. 마음속으로 기도하는 것도 있지만 다른 이들과 기도제목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는 게 하나님께 더 빨리 닿는 게 아닌가 싶네요. 어떤 분은 기도를 정말 디테일하게 어떤 집에서 어떤 사람과 키는 얼마, 직업, 성격 다 기도했는데 그런 사람과 살고 그 집에 살고 있는 것 보고 놀란 적도 있어요.
하지만, 기복신앙을 조심해야 한다는 마음도 있어요. 예수 믿는다고 힘든 일을 안 겪는 게 아니고 건강을 잃지 않는 게 아니고 시험에 다 합격하는 게 아니잖아요.
저는 첫째가 생길 때 잠이 많은 아이를 달라고 기도했었는데 아이가 잠이 없어 힘들었어요(웃음). 그런데, 둘째 태어났는데 첫째와 둘째 함께 잠을 많이 자더라고요. 기도를 나중에 이뤄주시기도 하는구나 느꼈죠(웃음).“
-두 분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더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함춘호) “줄라이 프로젝트는 지금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으로 꾸준히 해나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36년만에 교통방송에서 방송을 시작했는데 하덕규 형이 22년만에 출연했어요. 앞으로 둘이 만남을 다시 가질 것 같아요. 우리는 서로에게 쉼터 같거든요.”
(이세준) “새 프로 고정으로 2개 다 열심히 하고 유리상자로 방송활동과 음원 발표도 하고 코로나가 종식되면 그동안 해왔던 콘서트도 다시 해야 되고요. 후배들 찾아서 이끌어줄 수 있는 일도 해야 하고요. 지금은 아빠로서 사명이 중요한 것 같아 아빠하고 원 없이 같이 클 수 있도록 함께 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