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한국주택토지공사(LH) 직원 신도시 투기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가운데 22일 현재 내사 또는 수사 대상이 309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 숫자는 72명이다.
경찰은 공직자가 내부정보를 이용해 투기한 정황이 발견될 경우에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삼을 방침이다.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합수본)를 이끄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의 최승렬 수사국장은 19일 출입기자단과 만나 "오늘 아침 현재 내·수사 중인 건수와 인원은 61건에 309명"이라고 밝혔다.
내사 또는 수사 대상자 중 공무원은 41명, 공공기관 직원이 31명이다. 민간인은 170명이며 나머지 67명은 직업 사항 등을 확인 중이라고 한다.
투기 의혹에 연루된 공직자들의 숫자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최 국장은 "(정부가) 수사의뢰한 23명과, 청와대 경호실 직원은 포함되지 않은 숫자"라고 했다. 최소 24건이 추가된다는 얘기다.
앞서 정부합동조사단은 공무원과 지방 공기업 등을 2차로 조사한 결과 23명의 투기의심자가 추가로 발견됐다며 수사의뢰했다. 또한 청와대는 경호처 직원 1명의 3기 신도시 토지 매입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국수본으로 보내 현재 배당 절차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공직자가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정황이 발견되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삼겠다는 분위기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단에게 보낸 서면 기자간담회 답변 자료에서 "공직자 내부정부 부정이용 등 지위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행위는 구속수사를 추진하는 등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 국장도 "현재 내부정보 이용 행위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사건 가운데는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가 연루된 사건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최 국장은 "정치인 등에 대한 고발이 있어 (고위공직자 내사나 수사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하긴 어렵다"고 했다.
전체 61개 사건의 발견 경로는 첩보발굴을 통한 인지가 45건으로 가장 많았고, 고발 등이 11건, 수사의뢰가 5건으로 집계됐다.
국수본은 언론 보도나 정부 조사 등으로 제기된 의혹을 확인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부동산 자료를 분석해 수사 대상자를 선별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61개 사건 중 3기 신도시와 직접 관련된 사건은 23건이다. 관련자는 81명으로 전해졌다. 최 국장은 "내·수사 사건은 전국에 걸쳐있지만 3기 신도시 의혹 등이 중심이 되다보니 경기남부와 경기북부, 인천, 세종, 충남 등에서 숫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오전부터 LH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 국장은 "3명이 소환조사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주 수사대상자들 소환조사와 참고인 소환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조사 중인 3명 중 2명은 LH 현직이며, 1명은 전직이다.
경기남부청은 지난주에도 LH 관련자 3명을 소환조사했다. 이날 조사 중인 3명을 포함한 6명은 모두 최초 고발된 투기 의심자 15명에 포함된다.
최 국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LH 투기 의혹 특별검사 도입이 합의된 것을 두고는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특검 도입으로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힘 빠지지 않는다. 특검과 상관없이 하던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대답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