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여론조사마다 돌풍… 與도 “반기문·고건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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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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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여론조사서 강세… 재보선 구도에도 영향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총장직 사의 표명을 하던 모습. ⓒ뉴시스

차기 대권 레이스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돌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실시된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들에서 단숨에 선두권으로 치고 나온 탓이다. 그간 윤석열 현상을 평가절하해온 여당 내에서도 점차 긴장감이 흐르는 양상이다.

12일 한국갤럽 조사(9~11일 실시)에 따르면 '다음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윤석열 전 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24%로 나란히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1%로 뒤를 이었다. 윤 전 총장의 경우 한 달 전 조사(9%) 대비 15%포인트 수직상승했고, 이 지사는 3%포인트 하락했다.

한국갤럽 외에도 윤 전 총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지난주 검찰총장직을 던진 뒤 실시된 주요 여론조사에서 모두 큰 폭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8일 발표된 tbs 의뢰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5일 실시)에서 윤 전 총장은 32.4%로 선두를 차지했고, 이재명 지사는 24.1%, 이낙연 위원장 14.9%로 뒤를 이었다. 윤 전 총장은 전월(14.6%) 대비 더블포인트 이상 폭등한 셈이다.

같은 날 나온 문화일보 의뢰 리얼미터 조사(6~7일 실시)에서도 윤 전 총장은 28.3%로 오차범위(±3.1%) 내 단독 선두였다. 이재명 지사는 22.4%, 이낙연 위원장은 13.8%였다.

지난달 22~26일 실시된 오마이뉴스 의뢰 같은 기관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이 15.5%였던 것과 비교하면 단숨에 30%대 턱밑까지 뛰어올랐다.

쿠키뉴스 의뢰 한길리서치 10일자 조사(6~8일 실시)에서도 윤 전 총장 29%, 이 지사 24.6%, 이 위원장 13.9% 순이었다. 전달 대비 이 지사는 2.7%포인트 내려간 반면, 윤 전 총장은 8.7%포인트 오르며 오차(±3.1%) 내이지만 선두가 뒤집혔다.

11일자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5일 합동으로 실시한 3월 2주차 전국지표조사(NBS)에선 이 지사 25%, 윤 전 총장 24%, 이 위원장 12%순이었다. 윤 전 총장의 3월 1주차 지지율은 9%로, 일주일 만에 15%포인트가 급등하며 이 지사와 1%포인트차 각축을 벌이는 모습이다.

지역으로 보면 전통적 보수 기반인 대구·경북(TK) 외에도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윤 전 총장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윤 전 총장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고향이 충남 논산인 만큼 '충청 대망론'이 다시 불붙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붙는다.

4·7 재보궐선거도 윤석열 현상의 영향권에 들어간 모양새다.

11일자 KBS 의뢰 한국리서치의 서울시장 후보 가상 양자대결 조사(8~9일)에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박영선 민주당 후보 대결시 44.3% 대 39.5%,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박 후보 대결시 44.9% 대 37.0%로 나타났다. 오 후보는 오차범위(±3.5%) 안에서, 안 후보는 오차 밖에서 박 후보를 앞섰다.

대선주자 지지도와 함께 실시된 NBS 조사에서 재보선 성격을 물은 결과, '여당 정권 유지' 34%, '제1야당으로 정권 교체' 30%, '제3세력으로 정권 교체' 23%로 나타났다.

야당인 국민의힘 혹은 제3세력으로의 '정권 교체론'을 합하면 53%로, '정권 수호론'을 상회한 것이다. 윤 전 총장 사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 징후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민주당은 일단 표정관리를 하고 있지만 내부에선 심상치 않다는 반응이 감지된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KSOI 조사에 대한 소감을 묻자 "여론조사라고 하는 게 조사하는 기관이나 조사방식에 따라서 너무나 차이가 커서 잘 봐야 된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차기 당권주자인 홍영표 의원은 KBS 라디오에 나와 "여론조사가 아주 잘 나오더라. 대한민국 검찰을 자신의 정치적인 야욕을 위해서 재물로 바친 그 결과"라고 비꼬았다. 이어 "정치라는 게, 정치권이 굉장히 비정하고 국민들도 굉장히 냉정하다. 그래서 제대로 평가를 할 때가 올 것"이라며 거듭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친노원로 유인태 전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현상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고건 전 국무총리에 빗대는 여권 내 분위기와 관련해 "그분들보다 여기는 좀 더 단단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좀 더 내공이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는 유력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가 빠르게 동력을 잃었던 과거 반기문·고건 등의 케이스와 윤 전 총장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이어 윤 전 총장이 박근혜 정부시절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로 고초를 겪은 것을 거론한 뒤 "어떻게 보면 산전수전을 겪은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원래부터 정치를 하려고 했던 것도 아닌데 하겠다고 하면 그렇게 쉽게 후퇴도 안 할 것 같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소한 정치권에서 윤석열 현상을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게 됐다"며 "더욱이 정권 심판론까지 결집시키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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