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 폭력’, 이른바 ‘학폭’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학교에 예배를 세우며 교회 밖 청소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는 학원복음화인큐베이팅 대표 최새롬 목사와 인터뷰를 했다.
Q. 학교 폭력이 일어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평생직장 개념이 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불안정한 사회환경에 아이들이 집안 형편, 자기 수준으로는 사회적 층을 넘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어 아예 포기하고 겉돌게 된다. 그리고 학교에서 겉모습이 강해야 하고 싸움, 공부, 외모 등 남들보다 특출난 것이 있어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고 소위 ‘왕따’를 안 당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학교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Q. 학교 폭력의 실태는 어떤가?
“보이지 않게 계속해서 있다. 직접적인 폭행뿐만 아니라 SNS나 사이버 상에서 폭력이 있고, 소통이 단절되는 폭행이 있다. 학교 폭력은 줄지 않고 점점 더 교묘해 지고 있다.”
Q. 학교 폭력 외에 청소년들에게는 어떤 문제가 있나?
“많은 아이가 게임 중독, 성적인 것, 술 담배에 빠진다. 아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해 보면 공통적으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몰라서 중독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한다. 중학교의 경우 의무교육이므로 퇴학이 되지 않지만, 그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면 퇴학률이 높아진다. 그리고 많은 경우 고1 때 80~100명의 학생들이 자퇴를 하고 학교 밖에 나가 10대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다.
그래서 아이들이 계속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행복교실 수업을 통해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레크레이션도 하고 문화 사역, 상담 사역을 하며 멘토링 사역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학교를 그만두려는 위기 청소년들과 친해지며 복음을 전하고 계속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돕고 있다.”
Q. 학교에서 아이들과 예배 모임을 하며 보았던 학생들의 변화가 있다면?
“어느 날 ‘일진’인 친구가 예배 모임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기하게 한 번도 안 빠지고 1년 동안 예배를 드렸다. 자기만 나오는 게 아니라 주위의 친구 30명을 데리고 왔다. 그러다 그 학생에게서 경찰서에 왔다고 도와달라는 전화가 왔다. 경찰서에 갔지만 부모님이 와야 해결이 되어 도울 수 없었다. 최대한 도우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어 미안하다고 이야기 했는데, 그 아이에게서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문자가 왔다. 그러더니 주일에도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다. 또 거칠고 친구들도 괴롭히는 한 아이는 매일 소주를 마셔야 잠이 왔는데 이제는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기도도 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고 자살 시도를 했던 친구들이 성경을 읽는다는 간증도 했었다. 꾸준히 학교 안에서 예배를 드렸더니 하나님의 은혜로 이런 변화의 고백들을 들을 수 있었다. 또, 한 학생이 성폭행 사건에 연루되어 피해자와 가해자 가족에게 시달리다 자살 시도를 했었다. 아파트에 꼭대기로 자살하러 올라가기 전 저에게 전화해 미친 듯이 운전을 해 제가 그 친구 뛰어내리기 전에 살렸던 기억도 있다.
이렇게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이 만나며 그들이 여러가지 문제로 힘들어하고 외로워한다는 걸 알았다. 영접 기도를 학기가 끝날 때 한 번씩 1년에 2번 하는데, 영접 기도를 한 아이들에게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것 같다.”
Q. 교내 예배에 대한 학교 선생님들의 반응은 어떤가?
“안 믿는 학생들도 올 수 있는 열려 있는 모임으로 만들다 보니 교회를 안 다니는 선생님, 교장 선생님도 환영한다. 처음에는 믿지 않는 아이들이 기독교에 거부감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점차 예배를 드리며 기독교 문화에 적응했다. 학교에서 예배할 때 예수 그리스도에게 돌아올 기회가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또, 예배를 드리며 학교 선생님,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니 선생님들이 너무도 좋아하신다. 예배 모임을 통해 좋은 인상이 생겼고, 선생님들의 제안으로 진로수업, 행복수업을 하게 됐다. 학교의 만족도도 높고 요청이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장애우 학교에 들어가서도 수업을 하고 있다.”
Q. 예배에 오히려 믿지 않는 학생들이 온다고 알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예배는 누구나 올 수 있는 모임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교회 다니는 학생들은 오히려 학교에서 굳이 예배를 해야 하나 싶어 참여를 안 하는데, 아이들은 영화나 웹툰의 영향으로 진짜 신이 있는지 궁금해 하고 간식을 주니 오는 케이스, 친구 따라 오는 케이스 등 다양한 이유로 온다. 그래서 믿지않는 친구들이 전체의 70%이다.
처음 예배를 시작할 때는 3~5명이 시작했는데, 예배 모임을 하다 보면 소문을 듣고 찾아와 앉을 자리가 없어 바닥에 앉기도 한다. 소강당의 경우 100명이 앉을 수 있는데 많이 오는 경우 200명이 오기도 했다.”
Q. 학교예배를 하며 느낀 것들이 있다면?
“교회와 학교 현장이 다른 게, 학교는 구성원들의 80% 이상이 교회에 안 다닌다는 점이다. 교회랑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곳에 들어가 예배를 전하는데 교회에서 했던 모든 방법과 프로그램이 하나도 안 먹혔다. 그리고 처음 예배를 할 때 다 자고 있어 충격받았던 경험이 있다.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다보니 점점 학교에서 복음을 전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며 대형교회를 내려놓고 자비량으로 학교를 섬기고 있다. 그리고 학교 안의 사역은 1년사역이다. 매년 졸업과 입학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1년 안에 하나님의 사랑에 초점을 맞춰 복음을 전하기 위해 간절하게 기도하며 애쓰고 있다.”
Q. 사역을 하며 어려운 점이 있다면?
“사역 중 가장 큰 어려움은 담임목사님을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국 1만1천여 개의 학교에 예배를 세우기 위해서는 지역교회의 도움이 필요한데 아직 학교 내 예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담임목사님들과 대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 지면을 빌려 담임목사님들에게 꼭 만나 달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Q. 학교에 예배를 세우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학교는 매년 1학기가 시작하는 3월 한 달 동안만 학교 내 예배 개설이 가능하다. 초중고 모두 예배를 드릴 동아리를 개설하는 방법은 같다. 학교 내 예배를 세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예배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다. 이후 기독교 동아리에 관심 있는 학생을 파악한 후 동아리 개설을 위한 최소인원 10명이 모집되면 담당교사를 확보하면 된다. 이후 3월 한 달간 교실과 SNS를 통해 동아리 홍보를 하고 학교 안에서 기독교 동아리 모임 진행을 하면 된다.”
Q. 졸업 이후에 연락이 온 경우가 있는지?
“2011년부터 사역을 시작하고 있는데 결혼해서 애를 낳았다는 연락, 신학교 갔다는 연락 등 지금도 연락이 오고 있다. 옥상에서 뛰어내린다고 했던 친구가 이번에 대학교에 가서 전화가 왔다. 자기가 대학교에 가기 전에 아르바이트 한 돈을 학원복음화를 위해 써달라고 헌금을 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참 감동이 됐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도 신앙생활을 잘 이어가게 해주고 싶어 고민하다 선교한국과 함께 ‘고 프레쉬’ 플랫폼을 시작해 건강한 캠퍼스 선교단체, 지역교회와 연결해 주는 사역을 하고 있다.”
Q.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를 간절히 외치고 있는데, 다음세대는 학교에 있다. 한국교회가 학교 안으로 들어와 소통하고 헌신해야 한다. 물질과 시간 수고를 드려야 한다. 과거 신앙의 선배들이 했던 것처럼 다가가야 한다. 교회 안에서 기다리면 안 된다. 다음세대가 있는 그들의 일상인 학교에서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