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아름다운 것이다. 예술은 하나님께서 “낙담스러운 인생 시기에 우리를 위로하기 위하여 주신 선물”이라는 말과 같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시며 자기 손으로 지으신 만물이 ‘보기 좋았더라’고 하셨다. 비록 우리는 타락으로 인해 창조 세계의 그 완전한 아름다움을 보진 못하지만, 미약하게나마 우리는 우리의 여러 가지 감각을 통해 그것을 확인하며, 그 아름다움을 통해 하나님을 느끼고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릴 수 있다. 그야말로 예술은 “저주에 의한 삶과 자연의 부패를 막는 방부제의 역할”이었다.
우리는 예술 분야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보이는 아름다운 것들을 추구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주신 아름다운 것들을 상상하며 항상 하나님의 영광을 예술로써 나타내는, 그런 삶이야말로 예술적인 존재인 인간이 하나님의 선물에 감사하는 유일한 삶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 그런 이야기들은 이미 다른 세상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고전적인 것들은 진부하다며 폐기되었고, 하나님의 모습이 들어있는 아름다운 것들은 틀에 갇힌 사고방식이라며 무시당했다. 현대 예술가들은 그 누구도 듣도 보도 못한 기괴하면서도 망측한 것들을 그려내고, 표현하고, 만들어냈다. 그렇게 세상의 예술가들은 자신이 예술을 흔히 ‘창조’한다고 말했다. 감히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했다. 이러한 예술은 저자의 생각처럼, “이상에 대한 비전과 실제 세계에 대한 비난으로 사람들을 하나님과 점점 멀어지게” 했다. 현대주의 세계관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현대 예술은 급속도로 사회의 모든 것을 장악해 나갔고, 예술은 그런 사회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위험한 것’, ‘조심해야 하는 것’이 되어 버렸다.
예술이 또한 그리스도인들에게 ‘위험한 것’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예술이 그리스도인들을 유혹하는 사탄의 도구로써 사용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회의감을 느끼고 만족을 얻지 못하는 믿음이 약한 그리스도인들에게 사탄은, 예술을 통해 인간에게 감각적인 체험을 준다. 그로 인해 그리스도인들은 그 쾌락에 중독되어 실제적이고 이성적인 것보다 신비적이고 몽환적인 것들을 추구하게 만든다.
<그리스도인 이제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예술’이라는 주제는, 현대예술과 미디어 세계가 합쳐진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예술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엄청난 해악이 되기도 한다. 사탄은 예술을 자신의 도구로써 사용하여,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해 있는 예술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작용하도록 노력한다. “이 모든 것에서 눈과 귀를 통하여 즐기고자 하는 욕구는 특별히 음악과 연극을 통해 표출된다”는 신학자 아브라함 카이퍼의 통찰처럼, 악한 본성을 가진 인간에게 예술은 분명 위험한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은 모든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의 지극히 아름다운 것이다. “예술은 실재에 대해 뭔가 중요한 것을 전달하는 아주 강력한 수단, 그리고 진리를 나타내는 수단이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강력한 수단을 받았다. 우리는 건축 기념물에서 일종의 세계를 창조하고, 조각에서 자연의 형상을 표출하고, 그림에서 선과 채색으로 살아있는 삶을 그린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어떠한 ‘본연의 창조’를 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 자신의 주관적인 상상이나 감각에서 나온 인간의 어떤 특성이 아닌 하나님만이 표현 가능하시고, 모든 만물을 예술적으로 창조하실 수 있었던 하나님의 전지전능하고 예술적인 특성에서 나온 것이다.
하나님은 만물을 지으신 창조주이시자 만물을 지으신 예술가이시기도 하다. 세상에 있는 어떤 것도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모방한 것이 아니면 아름다울 수 없다. 그것은 단지 사람이 만든 ‘가증한 것’일 뿐이다. 우리는 하나님에게서 ‘아름다움’을 찾고 느낄 수 있는 은혜를 받았다. 그리고 이 능력은 우리가 하나님의 것을 우러러보고, 그것을 표현하도록 받은 은혜이다. 우리는 ‘모방적인 창조’를 통해, 만물의 본연의 예술가이신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려야 한다. 카이퍼는 이렇게 말했다. “예술은 잃었던 아름다움의 산물로 우리에게 상기시키며 그 완전한 장차의 광채를 기대하게 하는 신비한 과제를 갖고 있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예술’을 진정한 의미로써 회복시키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의 아름다운 빛을 볼 수 있게끔 하는 ‘모방하여 창조’해내는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
한솔 (KELLA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