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신앙의 대상, 신앙의 내용

오피니언·칼럼
설교
홍석균 목사

본문 : 룻기 2장 1-7절

우리가 믿는 여호와 신앙은 저급하거나 유치한 미신이나 무속신앙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신을 찾을 때 자기만족이나 욕구충족의 수단도 아니다. 여호와 신앙은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의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인격적이며 고차원적인 신앙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믿는 신앙이 고차원적인 신앙임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그것은 신앙의 대상에 따른 삶의 내용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참 신앙은 구호만 외치지 않고 책임이 동반되는 신앙을 말한다. 앎에서 그치지 않고 삶으로 나가는 신앙을 말한다. 룻기서 1장은 신앙의 결단을 말하고 있는데, 몰락한 가정의 며느리였던 룻은 도망갈 수 있었다. 그러나 룻은 어머니가 믿는 하나님을 나도 따르겠다고 결단한다. 그리고 난 뒤에 끝나지 않고, 2장에서는 룻의 신앙의 결단한 합당한 삶의 내용이 소개되고 있다.

사실 당시 룻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신앙의 결단으로 어머니를 따라왔지만 삶은 막막했다. 몰락한 한 가정의 며느리일 뿐 아니라 이방인이었다. 이방인은 이스라엘 공동체에 천대받는 대상이었다. 남편이 죽은 이후 저주받은 인생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막상 먹을 양식 하나 없는 생계의 위협에 처해 있었다. 그러나 그때 룻은 삶의 내용은 어떠했나? 주저앉거나 비굴하지 않았다. 2절 어머니를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나가서 이삭을 줍겠다고 움직인 것이다. 당시 이스라엘 규례 중에 가난한 사람들에게, 추수하는 밭에서 떨어지는 이삭을 줍도록 허용하고 있었지만, 사회적인 냉대, 따가운 시선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삶의 내용이 고차원적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까지 수고하며 땀을 흘렸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묵묵히 이삭 줍는 자리를 지켰다. 그때 룻에게 어떤 일이 생겼나? 3절 “우연히” 한 밭에 이르게 되었는데, 그 밭이 시아버지 엘레멜렉의 친족 보아스의 밭이었던 것이다. 3절에 ‘우연히’라는 원어는 ‘뜻밖의 행운’이라는 ‘미크레’라는 말로 비의도적인 행동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룻이 계획하고 친족 보아스 집을 찾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땅이 유력자의 땅이고 누구에게 잘 보여야지 살아남을 수 있는지 계산하거나 연출하지 않았다. 그런 룻에게 어떠한 일이 생겼나? 엘리메렉의 친족 보아스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이것은 사람의 편에서는 우연일지 몰라도 하나님의 편에서는 필연이었다. 하나님의 방법에는 ‘우연히’가 없다. 모든 것이 필연적 사건이다. 참새 한 마리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시지 않으면 떨어지지 않으며(마 10:29).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 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여호와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잠 16:9).

인간사에 우연처럼 보이는 일들도 모두 하나님의 섭리 하에 일어난 것임을 믿으시길 바란다. 우리의 삶에도 그러한 원리는 적용된다.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이 그냥 간 것이 아니다. 지금 만나는 사람도 우연히 만난 것이 아니다. 지금 감당하고 있는 직분이 어쩔 수 없이 맡은 것이 아니다. 반드시 하나님의 섭리와 필연 가운데 있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만나는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 겪게 되는 사건에 충실해야 한다. 지내는 시간은 인내해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의 시간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사람을 통해서 역사하실 것이다. 그 사람이 당신이 되길 바란다.

룻의 성실함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는데, 보아스가 사환에게 룻이 어떤 사람인가 물을 때 7절에 보면 잠시 쉰 외에는 지금까지 계속하는 중이라고 말하고 있다. 고대근동지방에서 이삭을 줍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유독 그녀의 성실함에 소문이 있었던 것이다. 성실하면 반드시 소문이 나게 되어 있다. 룻은 신앙의 내용이 있었을 때 보아스에게 소문이 나게 되었다. 성경의 인물 리브가도 평상시처럼 했던 나귀에게도 물을 주는 인자가 있을 때 축복의 사람 이삭을 만나게 되었다. 모세도 40년 광야 생활에서 40년 동안 성실하게 양을 쳤다. 그때 하나님께서 떨기나무에서 소명을 주셨다. 하나님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한 비상을 보이신다. 매일의 삶의 성실한 삶의 내용이 우리가 믿고 있는 참 하나님이심을 증명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바란다.

홍석균 목사(한성교회 청년부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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