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기도] 희망으로 채워 주소서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육신에 속한 생각은 죽음입니다. 그러나 성령에 속한 생각은 생명과 평화입니다.”(롬8:6) 코로나가 재앙의 표징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 재앙을 은혜의 징표로 삼게 하옵소서. 너무 가까이 있어서 보이지 않던 우리의 다른 모습, 자기만 아니라 주변까지도 보게 되었습니다. 오직 앞만 바라보고 달려온 우리에게 잠시 멈추어 뒤를 돌아보게 하시니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인류를 분리해온 모든 장벽, 곧 민족적, 계급적, 남녀노소의 장벽을 한꺼번에 무너뜨렸습니다. 이제 힘과 지혜를 모아 사랑의 연대로 함께 살게 하옵소서. “내가 염려하는 일이 세상에 많은 중 속에 근심밖에 걱정 늘 시험하여도” 함께 찾아온 낌새를 깨닫고 생명과 평화를 일구어내는 성령의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먼저 오늘 중국 코로나 팬데믹을 맞아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재앙으로 감염병을 하늘의 징조로 생각하며 회개합니다. 함께 또 다른 자세를 갖습니다. 저로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돌봄의 손길을 갖추게 하옵소서. 교회는 약자에 대한 관심을 끊임없이 지켜왔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함께 싸워 이길 질병으로 여기게 하옵소서.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놀라운 비전을 보여 주셨습니다. 골짜기에 가득 찬 마른 뼈들에 생기를 불어넣어 엄청나게 큰 군대가 되게 하셨고, 무덤을 열어 끌어올리시고 주의 기운을 불어 살리시어 이스라엘 고국 땅에 돌아가게 하신다는 꿈을 주셨습니다. 절망하지 말게 하시고 희망으로 채워 주옵소서.

세기의 위기 앞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게 하옵소서. 이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미 말씀으로 생명에 이르는 길을 보이셨는데,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현장을 보고 믿게 하옵소서. 우리가 글로벌 연대를 선택하여 바이러스를 이길 뿐만 아니라 닥쳐올 어떤 역병을 맞아도 넉넉히 승리하게 하옵소서. 코로나를 거대한 재앙이 아닌 좋은 교정자로 삼게 하옵소서. 지금이 종말이 될 수도 있고,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음을 인식하고 성찰과 이해로서 잘못으로부터 배우는, 시작점으로 삼게 하옵소서. 마른 뼈들에 생기를 불어넣어 채우셨습니다.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시는 능력을 바라보며 믿고 소망하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493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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