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가정에서 생명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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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교육의 시작은 바른 교리교육부터

사회적 이슈에 대한 양극단의 반응

박준우 목사

2020년은 그 어느 때보다 한국교회가 사회적 이슈에 대해 양극단의 모습을 보인 한 해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이유로 선제적으로 예배 모임을 중단해달라는 정부의 행정명령에 대해 교회들은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고, 포괄적 차별금지법, 낙태죄 폐지 등 제도적 문제 대해서도 교회들은 찬반 의견이 나뉘었다. 뿐만 아니라 동성애, 성전환, 페미니즘 등과 같이 그동안 전통적으로 교회 내에서 수용하지 않았던 주제들에 대해서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

2020년 11월 27일 행동하는 프로라이프(상임대표 이봉화)와 복음법률가회(상임대표 조배숙)가 ‘낙태법 개정, 제대로 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이봉화 상임대표는 낙태죄 폐지와 관련,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낙태를 경시했는가. 정부도 이에 대한 책임에서 가볍지 않다”며 정부가 내놓은 형법 모자보건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상세히 지적했다.

그런데 그 한 달 전인 10월 28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개최된 성과재생산크리스천포럼 ‘그리스도인 낙태죄 완전 폐지 기자회견’에서는 청어람ARMC의 오수경 대표가 이런 고백을 했다(오마이뉴스, 2020.10.28).

“저는 낙태를 죄라 여겼던 그리스도인입니다. 그 가르침에 ‘아멘’했던 저는 지금, 낙태죄 폐지를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물론 저는 여전히 그리스도인입니다. 다만, 형법상 낙태죄를 근거로 무수한 여성이 자신의 몸과 삶에 관해 선택할 권리를 빼앗기고,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을 방치하는 게 과연 하나님의 뜻인가 질문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교회 및 선교단체의 서로 다른 대응과 주장은 다음세대에게 매우 큰 혼란을 주고 있다. 다음세대들은 무엇이 옳은지, 누구를 따라야 하는지,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혼란을 갖고 있다. 이에 교회와 가정에서의 생명교육의 원리와 방법 중 첫 번째 요소를 강조하고자 한다.

바른 교리교육의 중요성

교회와 가정에서의 생명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바른 교리를 교육하는 일이다. 이것을 간과한 채 그저 ‘생명은 소중하니깐’이라는 관점으로 교회 교육을 진행하다보면 보다 더 복잡한 문제를 만났을 때 옳고 그름을 분별한 기준이 없어서 혼란을 겪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교회와 가정에서의 생명교육은 성경적 용어의 개념 이해를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용어의 개념을 정립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하나님이라는 용어는 같이 사용하지만 그 용어에 대한 개념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우리가 기독교를 믿고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이것은 마치 천주교나 이단들이 우리와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만 그 의미가 다른 것과 같다. 용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용어의 개념이 중요하다. 용어가 같아도 개념이 다르면 완전히 다른 것이 된다. 반틸(Van Til)의 말처럼 우리는 하나님의 존재 여부를 묻기에 앞서 먼저 그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 지를 물어야 하며, 내포(connotation)가 외연(denotation)을 선행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사람은 단어 그 자체가 주는 이미지를 연상한다. 평등, 자유, 구제, 연합, 이런 단어들은 누구나 많은 이에게 긍정적 느낌을 주는 단어이다. 다툼보다는 화합을, 차별보다는 평등을, 억압보다는 자유를, 분열보다는 연합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더 긍정적인 방향을 뜻한다. 그러나 이것은 그리스도 밖에서도 충분히 좋은 단어로 인식되는 보편적 단어이다. 우리는 이 단어에 대한 분명한 성경적 정의를 내리는 것과 제한된 영역을 제시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쉽게 간과하고 있다.

사랑, 희락, 화평, 인내,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는 그리스도 밖에 있는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단어이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과 그리스도 밖에 있는 사람에게 이 단어가 주는 본질의 내용과 궁극적 목표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그래서 성경은 이런 덕목들을 나열하면서 “오직 성령의 열매는”(갈5:22)이라는 중요한 단어를 붙였다.

궁극적 기준은 하나님의 성품

교회와 가정에서의 생명교육은 반드시 바른 교리를 바탕으로 해서 진행되어야 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기록된 말씀으로 정확무오하며, 우리가 규범으로 삼아야할 유일한 기준이라는 것을 명확히 교육해야 한다. 옳음의 궁극적 기준은 오직 하나님의 성품이다. 디모데후서3:16-17은 이렇게 말한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

성경은 구원에 이르는 지혜를 주며, 하나님의 계시의 모든 목적들에 답을 준다. 성경은 진리를 가르쳐주고, 옳지 않은 것을 가르쳐준다. 성경은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고, 우리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한다. 성경은 우리를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도록 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성도들에게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이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야 하며, 가르침을 그대로 준수하고 그 가르침대로 살도록 지도해야 한다. 하나님의 마음과 사역 가운데 어떤 부분을 본받아야 하며, 본받아야할 그리스도인의 삶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야 한다, 특별히 신앙고백서 및 교리문답을 통해 성도들은 단어의 개념을 성경적으로 정립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일이 유익하다.

생명교육이 단지 사회개혁을 위한 운동으로만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바른 교리를 바탕으로 성경을 교육하고, 신앙고백서와 교리문답서, 신조들을 통해서 신앙의 선배들의 고백들과 성경적 가치들을 바르게 정립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계속)

박준우 목사(카도쉬 유스미니스트리 대표, 동행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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