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청년, 답 있수다]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하랴

오피니언·칼럼
칼럼
  •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하랴” (시 11:3)

김갈렙 목사

터는 땅의 기반으로 건물이나 도시를 지탱하는 힘이다. 터가 견고해야 그것을 기반으로 집이나 도시를 세워갈 수 있다. 그런데, 터가 무너지면 어떻게 되겠는가? 모든 것이 무너지고 어떤 것도 시도할 수 없게 된다. 시편 기자가 말하는 ‘터’ 물리적인 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말하는 터는 인생과 사회의 터를 말할 것이다.

우리 인생과 사회를 지탱하는 기반이 있다. 그것은 이런 명제들이다. “정직하게 노력하며 사는 사람이 잘 살게 된다”, “거짓된 자들은 망하고 정직한 자들은 흥한다.” 이런 명제들이 인생과 삶의 기반역할을 한다. 이런 명제들이 무너질 때 우리는 우리의 삶이 무너지고 더 이상 생을 지탱할 힘을 상실하는 것을 체험한다. 터가 무너질 때 가장 타격을 받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바르고 정직하게 산 사람들,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신앙생활에서도 자신을 지탱해주던 터가 무너질 때 사람들은 신앙에 대한 깊은 회의와 무기력을 경험하게 된다. 신앙에 있어서 우리를 지탱하는 기반은 무엇인가? 의인은 하나님이 도우시고 악인은 망한다는 명제다. 그런데 그러지 않고 악인이 잘되고 의인이 고난을 받을 때, 사람들은 신앙생활의 의욕을 잃는다.

이렇게 신앙의 터가 무너짐을 가장 크게 경험한 사람이 누구일까? 창세기의 요셉을 보면 그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주인에게 충성하기에 주인의 아내의 유혹을 뿌리쳤다. 그가 이렇게 보이지 않는 데서 의를 행하였는데 그에게 돌아온 것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는 것이었다. 요셉보다 더한 경우는 욥이 아닐까 생각한다. 욥은 정직하게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를 하나님이 축복하신다는 신앙의 터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터가 무너졌다. 무너져도 적당히 무너진 것이 아니다. 완전히 무너졌다. 그는 모든 축복을 잃었다. 모든 소유를 잃었다. 자녀들도 다 잃었다. 사람들은 의인의 삶을 살아온 그를 조롱하고 비웃었다.

요셉의 삶이나, 욥의 삶이나 신념의 기반이 무너졌다. 그러나 그들은 터가 무너졌을 때 무엇을 하였는가? 그러나 그들은 터가 무너졌을 때 의인이 무엇을 하여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의인들은 터가 무너져도 여전히 하나님을 신뢰해야 한다. 왜냐하면, 여호와께서는 여전히 그의 성전에 계시며, 그의 하늘 보좌는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의인의 삶을 완전히 외면하시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의인을 절대로 외면하지 않으신다. 여호와는 의인의 삶을 통촉하고 계신다. 여기서 ‘통촉’이란 단어는 洞燭으로 ‘꿰뚫어 밝히 알다’라는 뜻이다. 이 땅의 왕은 통촉을 잘 못해서 오판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라는 탄원을 듣는다. 그러나 하늘의 왕이신 여호와는 그렇지 않다.

왜, 하나님은 우리의 삶에서 터가 무너지는 것을 허용하시는가? 그것은 욥기를 통해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사탄은 욥의 신앙을 인정하지 않고 하나님께 고발한다. 욥이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이유가 하나님이 여러 축복을 주시기 때문에 하나님을 경외한다는 송사였다. 결과적으로 하나님은 욥에게서 모든 축복을 빼앗아가는 시험을 허용하신다. 이 가운데 하나님이 욥을 연단하신 것이 무엇인가? 사탄은 욥이 까닭 없이 여호와를 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욥의 신앙의 기반이 조건적인 신앙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사탄의 말과 달리, 욥은 모든 것을 잃었지만 여전히 여호와를 경외하고 예배한다. 그는 주권자이신 주님께서 모든 것을 주셨고, 모든 것을 다시 가져가실 수 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어리석게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는다. 욥기는 42장에 걸쳐져 있는데 1장은 모든 것을 가졌던 욥이 모든 것을 잃은 내용이고 마지막 42장은 욥이 모든 것을 다시 찾은 내용이다. 그리고 읽기도 난해하고 오해도 불러일으키는 40장의 긴 내용이 중간에 있다. 그 40장의 내용은 욥이 까닭 없이 하나님을 섬기는 순금 같은 신앙이 만들어지는 고뇌의 과정이 적혀 있다.

그렇다. 왜 하나님은 터가 무너지는 것을 허용하시는가? 그것은 우리를 순금 같은 믿음의 소유자로 빚으시기 위해서이다. 의인형통, 악인심판의 신념이 무너졌는가? 기복신앙의 터가 무너졌는가? 하나님이 당신을 조건 없이, 변함없이 하나님을 신뢰하는 순금 같은 신앙의 소유자로 빚고 계신다. 그러니 터가 무너질 때도 변함없이 여호와를 바라보고 여호와를 신뢰하고 여호와를 예배하라! 기독청년 파이팅~

김갈렙 목사 (UBF 세계선교부장)

#김갈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