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가 23일 오후 본교 대강당에서 2021학년도 총장 이·취임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온라인으로도 실시간 중계됐다.
이날 제11대 총장으로 취임한 김학유 총장은 “지난 40년 동안 스승과 선배님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이루어 놓으신 개혁신학의 전통과 가치를 보수하고 발전시키는 일에 힘쓰겠다”며 “신학과 신앙이 혼탁한 이 시대를 바로잡고, 바른 신학과 교회를 세우는데 힘쓰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개혁신학을 적극적으로 가르쳐 전파하여 한국교회와 사회를 회복시킬 영적 지도자를 키워내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합신이 지속적으로 건강하고 영향력 있는 학교가 되도록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신학교육의 내용과 행정을 수정 및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40년 동안 가르치고 보수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 동안 실시해 온 신학교육에 대한 냉철한 비판과 개선의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며 “40년이 지난 지금이야 말로 합신의 신학교육에 대한 객관적이고 실제적인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목회 현장에서 사역하고 있는 합신 동문들을 대상으로 과거 본인들이 받았던 합신 신학교육에 대한 다양한 평가들을 모아 냉철하게 분석하여 교육의 수정과 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교단과 목회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미래 40년을 위한 합신 교육의 내용과 방향을 재구성 하도록 하겠다”며 “신학은 교회와 현장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지나치게 사변적이고, 스콜라적인 신학교육은 교육을 게토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교리는 중요하지만 교리에 함몰되어서는 안 된다. 현대 목회는 급격한 환경 변화에 직면해 있다. 격변하는 목회 환경에 걸맞는 실천신학 과목을 보강하고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성경과 현장이 균형잡힌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며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신앙을 지키고 전수하는 공동체일 뿐 아니라, 교회 밖의 사람들을 섬기는 선교적 교회가 되어야 한다. 졸업 후 합신 출신자들이 이웃을 섬기고, 선교적 교회를 세울 수 있도록 다양한 실천적 지식과 선교적 지식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총장은 “지난 40년 동안 합신에서 제공된 교육이 바른 신학과 교회를 설립하는 데 기여한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래 목회자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간관계 훈련이나 인성교육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합신이 학문과 경건훈련을 강조한 결과 이 두 분야의 교육성과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가 모든 것을 멈추게 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멈추게 하셨는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올 한 해는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회개하고, 새로워지고, 재구성하고, 방향을 재설정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 같다”며 “합신도 지난 40년을 돌아보며 깊은 성찰을 통해 보다 솔직하고, 적극적인 반성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합신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재정비하고, 재구성하는 반성과 준비의 기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만 하는 이 때를 슬기롭게 대처하여 다가올 40년을 위한 방향설정과 목표를 지혜롭게 준비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기도는 우리의 연약함과 한계를 고백하는 행위이며, 동시에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무한하심을 인정하는 행위이다. 합신을 위한 기도와 지속적인 조언과 편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창균 전 총장은 이임사에서 “모세가 가나안 땅을 바라보며 이스라엘 백성을 축복했던 이 땅에서의 마지막 그 말을 가끔 떠올린다”며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한 사람이로다 여호와의 구원을 너 같이 얻은 백성이 누구냐’(신33:29)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와 같이 복을 받은 사람이 누구인가하고 저는 가끔씩 고백한다”고 했다.
이어 “공직 말년에 합신의 총장직을 맡아 섬긴 것도 내가 받은 복 가운데 하나”라며 “저는 이제 책임을 거머쥔 공인으로서의 삶을 마감하고 자유로운 개인으로서 새롭게 펼쳐지는 다음 인생길을 출발한다. 합신에서 보낸 세월들이 행복하고 즐거웠다. 팬데믹이 계기가 된 시대적 대전환의 상황에서 합신인들이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하여 새 시대에 교회를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목회자, 신학자로 나의 정체성이 형성된 목판일 뿐 아니라, 평생 사랑하며 나의 열정을 바친 합신은 나의 은인이자 죽는 날까지 나의 자랑이며, 감사이고 명예이다. 그리고 합신의 모두를 축복한다”고 했다. 이후 쁘라뗄리중창단의 축가와 양승헌 목사(세대로교회)의 축사로 이·취임식을 모두 마쳤다.
한편, 김 신임 총장은 총신대학교 신학과(B.A.)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M.Div.)를 졸업한 뒤, 네덜란드 틴데일 신학대학원(Tyndale Theological Seminary)에서 수학하고 영국의 올네이션스대학(All Nations Christian College, M.A.)을 거쳐 미국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 Ph.D.)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풀러신학교(Fuller Theological Seminary, School of World, Missions)의 방문교수(Visiting Professor)를 역임한 뒤 현재 합동신대에서 선교학 교수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