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선교, 학문과 신앙 두 마리 토끼 잡으려면

교회일반
교단/단체
황지현 기자
jhhwang@cdaily.co.kr
‘2021 온라인 캠퍼스 선교 전략 컨퍼런스’ 열려

 

2021 온라인 캠퍼스 선교 전략 컨퍼런스 참석자 ©2021 온라인 캠퍼스 선교 전략 컨퍼런스 Zoon 영상 캡처

한국CCC교수선교회와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이 공동주최한 ‘2021 온라인 캠퍼스 선교 전략 컨퍼런스’가 18일 오후 온라인 줌(Zoom)으로 열렸다.

 

이번 컨퍼런스는 ‘미래 사회변화와 대학선교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세션1은 ‘미래 사회와 대학 선교’, 세션2는 ‘미래 사회와 교수 선교’가 주제였다.

개회사를 맡은 김철성 교수(한국CCC교수선교회 회장)는 “비대면 시대에 대학에서 어떻게 예수님의 제자로서 지상명령과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컨퍼런스를 준비했다.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에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계 2:7)라는 말씀에 따라 은혜 가운데 컨퍼런스가 진행되길 바란다”며 “코로나 비대면 시대, 변화된 사회와 국내 크리스천들이 줄어드는 이때 대학선교의 전략을 같이 고민하면서 해법을 찾아가는 컨퍼런스가 되길 진정으로 소망한다”고 했다.

환영사를 전한 권수영 원장(연세대 연합신학대학 원장)은 “2019년에 연세대학교 강의 수가 6천여 개 였는데 학부에 온라인 강의는 4개였다. 그런데 시대가 1년 만에 완전히 바뀌어서 모든 대학의 과목과 학점이 온라인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이어 “선교가 꼭 대면으로만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보게 되었다. 예수님은 대면강의를 많이 하셨는데, 예수님을 직접 봤던 제자들은 말귀를 못 알아듣고 끝까지 부인하고 고발했다. 결국 선교가 시작된 건 성령에 의한 비대면 강의가 시작되면서였다. 성령의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기독교 선교가 시작되었다. 지금 캠퍼스가 사람도 못 만나고 비대면으로 수업하는 게 답답하지만 새로운 영의 시대,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시대가 열렸다고 생각한다. 그런 아이디어와 지혜를 얻는 컨퍼런스가 되길 바란다”며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세션1의 첫 번째 발제는 이대성 교수(연세대학교 교목실장)가 ‘두 마리의 토끼냐 동전의 양면이냐: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기독교 대학의 선교 모델’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대성 교수는 “두 개의 목표를 같이 추구하다면 보면 둘 다 못 잡는다는 게 두 마리 토끼 모델이다. 반면 동전의 양면 모델은 하나를 잡으면 다른 하나도 잡게 되고, 하나를 놓치면 다른 하나도 못 잡는다는 것으로 두 가지를 꼭 같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학 선교할 때 크게 대두되는 두 가지의 목적이 있다. 학교로서는 학문의 수월성과 경쟁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다른 한편으로 기독교적 정체성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하나를 강조하기 위해 다른 하나를 희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랫동안 사역을 하면서 깨달은 건 두 개가 같이 갈 때 힘을 얻을 수 있고 목표를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아카펠라 풍의 선교를 소개하며 “아카펠라의 문자적 의미는 ‘채플의 방식에 따라서’이다. 전쟁에서 성물인 망토를 보관하던 텐트가 채플이 되었고, 그 채플을 관장하는 사제가 채플린이 되었다. 채플은 간이교회, 야전교회와 같다고 보면 된다. 그런 점에서 교회 중심의 모델과 채플 중심의 모델을 생각할 수 있다. 중세시대 이후 기독교국가시대는 교회가 모든 것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채플은 사회의 여러 전문영역의 현장, 전방으로 가서 임시로 그 환경에 적응하면서 세운 예배소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피선교권의 기독교는 대부분 교회보다는 채플 중심의 신앙생활을 해왔다. 항상 다른 영역을 존중하고 그 속에서 구성원으로 생활하면서 따로 모여서 예배드리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카펠라 풍의 선교는 세상의 중심이 교회가 아닌 세계에서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는 선교모델의 전환”이라고 했다.

그는 “베를린 대학은 성직자가 아닌 전문인 양성을 목표로 세운 최초의 근대적인 대학이라고 볼 수 있다. 훔볼트와 함께 대학의 준비단계부터 관여했던 슐라이마허는 다양한 채플린 경력을 갖고 있었다. 그는 일반학문을 가르치고 일반전문인 교육을 하는데 어떻게 기독교적인 정신을 그 속에 담을 것인가, 어떻게 성서와 기독교가 여러 학문과 같이 대화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슐라이어마허를 해석학의 창시자라고 한다. 성서 해석학의 원리를 일반 학문의 영역에도 확대 적용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 시대 기독교대학, 학원선교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코로나 시대 교회의 영향력을 확인했다. 우리 사회에 교회가 넓고 깊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중요한 건 그러한 영향력이 선한 영향력이 될 것인지 반대가 될 것인지 두 가지 가능성을 다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교회, 기독교가 한국 사회와 세계에 끼치는 영향력과 교회가 가진 공공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방역 당국의 지시를 따르고 심지어 예배까지 양보하면서 공공성을 존중했던 게 교회의 경험이었다. 더 나아가 인류는 하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은 개인의 구원을 넘어서 공동체, 사회, 인류의 구원도 같이 생각해야겠다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연세대에서 학원선교의 모델을 고민하면서 관심 두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대학원 중심의 학원선교이다. 그동안 학원선교는 대학생 중심이었고, 개인에게 복음을 전해 교회를 다니게 하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오늘날 국내 많은 대학이 대학원 중심의 대학, 연구 중심의 대학이 되었다. 그러나 학원 선교의 패러다임은 그것을 반영하지 못했다. 어떻게 하면 대학원 중심의 학원선교가 확대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됐다”며 “교육보다 연구에 더 관심을 두면서 선교해야겠다”고 했다.

이어 연세대가 시도한 몇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기독교와 현대사회’라는 과목에 ‘대학원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창의적 이론과 과학적 방법을 탐구하고, 지도적 인격을 도야하여 인류 문화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강의 소개를 실었다. 대학원생들에게 두 마리의 토끼냐, 동전의 양면이냐는 얘기를 하면서 이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는 학생들이 수강하는 과목이라고 소개한 것이다. 또 다른 과목 중 ‘정의, 평화, 창조의 보존’이라는 과목에선 이 주제를 가지고 신학과 인접 학문과의 대화를 시도하면서 강의를 진행했다. ‘연세 정신과 한국기독교’라는 과목은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 역사에서 기독교가 어떤 공헌을 했는가, 특히 문화와 사회에 어떤 기여를 했는가를 소개했다. 이런 과목과 함께 ‘삶과 학문의 기독교적 토대 찾기’라는 제목으로 채플을 개설했다”며 “대학원 중심 학원선교 패러다임 시프트의 한 방책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카톨릭 교회의 교육 접근방식을 소개했다. 그는“카톨릭교회는 세계적으로 통일성 있는 교육 이념을 채택하고 있다. 통일성 있고 세계적인 연합·협력 기구를 운영하고, 시대에 따라 교육 이념을 수정, 보완하는 게 카톨릭교회의 특징이다. 특히 대학선교에서 구체적이고 심도있는 논의들을 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는 1965년 ‘Vatican Ⅱ’ 문서에 나온 카톨릭교회 교육이념, 1990년, 2015년에 나온 주요 교육 이념을 살펴보면서 “오랜 기간 전세계 카톨릭 대학은 이념과 사명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변화된 사회에 대응해왔다는 것이 부러운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학원 선교, 특별히 대학·대학원 선교를 이야기할 때 신학적 근거를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많이 언급되고 활용할 수 있는 신학적 근거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칼빈주의 일반은총론, 영역주권론’, ‘하나님의 선교와 교회의 선교’, ‘문화를 변혁시키는 그리스’도, ‘성육신, 성례전적 신학’이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일반문화와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거룩할 수 있다. 그 가운데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것을 우리가 인정하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목, 학원선교는 여러 가지 채플런시의 사례 중에서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군목, 원목은 그 내용만 다를 뿐 형식적으로 비슷한 구조 속에서 선교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체계적으로 장기적인 플랜을 하면서 모든 리소스를 활용하면서 학원선교를 하기 위해선, 모든 채플런시에 적용되는 신학적 원리와 구체적인 방안, 트레이닝을 같이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미래의 학원선교를 위한 중요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국가적 차원에서 종교교육이 이뤄질 것에 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종교에 대한 이해는 세계 시민으로서 꼭 필요한 교육이고, 공교육 체계 안에서 종교교육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과정을 기독교에서 조금 더 주도하면 군목제도처럼 기독교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종합대학이라는 공공영역에서 선교를 하기 때문에 항상 폭넓은 시야를 갖고 대화하면서 세속적인 권위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선교해야 된다. 두 마리 토끼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하면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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