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거대한 백성이 아닌 거룩한 백성으로

오피니언·칼럼
설교
홍석균 목사

본문 : 민수기 1장 1-4절

그리스 수학자였던 피타고라스가 예언을 했었다. 미래는 숫자가 지배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오늘날 그 예언은 그대로 적중했다. 직업을 말할 때 연봉이 얼마인지를 묻는다. 차 값은 얼마냐? 부동산은 얼마 올랐냐? TV도 시청률로 평가를 하고, SNS도 조회 수, 좋아요, 구독자 수로 등급을 매기고 있다. 정치, 경제, 교육, 모든 영역에서도 숫자로 그 지표를 삼고 있다. 그래서 가진 사람은 숫자를 더 과시하고, 적게 가신 사람은 숫자를 과장하려고 한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가? 성경을 보면 숫자를 나타내는 본문이 있는데 민수기이다. 민수기는 영어로 numbers라고 해서 이스라엘의 인구를 조사하는 내용이다. 우리나라도 5년마다 인구센서스 조사를 하지 않는가? 이스라엘 백성들도 출애굽해서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있었는데 인구조사였다. 몇 명인지 파악이 되어야지 어떻게 이동을 하고, 어떻게 목적지에 이를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나온 지 둘째 해 둘째 달 첫째 날에 하나님은 모세에게 명령하신다. “너희는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회중 각 남자의 수를 그들의 종족과 조상의 가문에 따라 명수대로 계수할지니”(2절).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하나님이 명하신 인구조사는 일반적인 인구조사의 목적과는 사뭇 달랐다. 그 목적은 3절에 나와 있다. “이스라엘 중 이십 세 이상으로 싸움에 나갈 만한 모든 자를 너와 아론은 그 진영별로 계수하되”(3절) 하나님의 인구조사 목적은 전쟁을 위한 목적이었다. 특히 어디에서 전쟁을 치르기 위한 목적으로 인구 조사를 했냐면 조사를 장소를 보면 알 수 있는데, 1절에 보면 시내광야였다고 말한다. 무엇을 뜻하나? 전쟁에 나가기 전 너희의 전쟁터가 어디인지를 명확히 인식하라는 뜻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은 꽃길이 아니라 광야이다. 광야는 전쟁터를 말한다. 이때 우리의 정체성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는 영적전쟁을 위해 부르심을 받은 자라는 뜻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자녀로만 부르신 것이 아니라 군사로 부르셨다. 그 군사로 불러 주셨다는 정체성만이 광야에서 승리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인수조사의 결과는 어떠했는가? 총 두 번의 인구조사를 했는데, 첫 번째는 시내광야에서였다. “계수된 자의 총계는 육십만 삼천오백오십 명이었더라”(민 1:46) 1차는 603,550명이었다. 두 번째는 모압 평지였는데, “이스라엘의 자손의 계수된 자가 육십만 천칠백삼십 명이었더라”(민 26:51). 2차는 601,730명이었다. 차이를 보아라. 1,820명밖에 줄지 않았다. 그 숫자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 첫째,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나타낸다. 광야를 통과할 때 얼마나 많은 사건과 죽음이 있었다. 민수기 16장에 고라, 온, 다단이 지도자 모세에게 반역했을 때 14,700명이 죽었다. 또 민수기 25장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음행에 빠져 하루에 23,000명이 죽기도 했다. 또 밤에 추위, 낮에 더위, 맹수의 공격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20명밖에 줄지 않았다는 것은 은혜 외에 설명할 길이 없다. 우리는 광야 같은 세상을 은혜로 살아가는 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수고 하고 애쓴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 어느 것보다 구해야 할 것은 은혜인 줄로 믿습니다. 은혜만이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전에 버려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군인은 전쟁에 나갈 때 군장을 싼다. 그때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꼭 필요한 것만 싼다. 우리도 광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세속적인 습관과 악한 본성을 버려야 한다. 교회를 다니면서 돈, 소유, 숫자에 민감하다. 수치로 자신을 판단하고 숫자로 사람들을 평가한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버려야 할 옛 사람의 본성이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광야를 통과하게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 거대한 백성이 되는 것이 아니라 거룩한 백성이 되기를 바란다. 광야를 통해서 노예근성을 빼내고 거룩한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세상을 이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거룩한 백성이 되는 것이다. 반칙과 꼼수가 아닌 정직과 원칙으로 세상과 맞서는 것이다. 거룩한 자의 삶을 살겠다는 결단이 있길 바란다. 옛 본성을 끊어 버리고 거룩한 백성으로 거듭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한다.

홍석균 목사(한성교회 청년부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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