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위탁 생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이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5만명분이 24일 출하돼 이르면 26일부터 접종할 수 있게 된다.
'코백스'로부터 공급받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도입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접종 시기가 나온 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처음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과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등 1분기 접종 대상 명단을 19일까지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다만 효과성을 입증할 임상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만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에 대해선 허가가 나오는 대로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열어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9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24일 출하되면 여러날에 거쳐 평택 물류센터로 반입되는데 물류센터에서는 백신을 나누고 포장해 순차적으로 요양병원, 보건소 등에 배송한다"며 "가장 먼저 백신을 받는 요양병원은 26일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 한번에 수천개 기관에 배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백신이 출하되면 경기 평택 물류센터에서 소분·포장 과정 등을 통해 25일 요양병원·보건소 등 접종기관으로 백신을 배송한다. 이에 가장 먼저 백신을 받는 요양병원 등에선 26일부터 접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 생산해 24일부터 한국 정부에 인도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초도 물량은 75만명분(2회 접종, 150만회분)이다. 개별 선구매 계약으로 확보한 전체 1000만명분의 7.5%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이 사전에 정한 1분기 우선 접종 권장 대상자 가운데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 약 4만8900명은 전 세계 백신 구매·배분을 위한 다국가 연합체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공급될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이하 화이자) 백신으로 예방접종이 진행된다. 이달 중순 이후 공급 예정인 물량 자체가 5만8500명분(2회 접종, 11만7000회분)으로 소량인데다,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이 이뤄지기 때문에 거동이 불편한 시설 입소자가 아닌 의료진이 접종하게 된다.
애초 추진단이 계획한 1분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은 요양병원·요양시설 등 입원·입소자 50만6300명과 종사자 27만600명 등 77만6900명 등이다.
추진단은 병원 등 의료진이 있는 시설에는 자체 접종을 하고 노인재가복지시설, 장애인·노숙인 이용시설 등에는 보건소 방문팀이 방문접종을 진행한다. 이 외에는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추진단은 초도 물량 접종 대상자와 기관 등을 19일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건강보험공단 등으로부터 명단을 확보한 데 이어 보건소를 통해 접종 대상을 최종 확정하는 작업을 남겨두고 있다.
다만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접종 계획은 현재로선 변동이 없지만 이번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결과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식약처는 10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품목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최종점검위원회를 오전 10시에 열고 그 결과를 같은날 오후 2시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점검위원회는 코로나 백신의 허가심사를 위한 3중 전문가 자문의 마지막 단계로 이후에는 식약처 허가와 국가출하승인만 남겨두게 된다.
관건은 만 65세 이상에 대한 효과성 판단이다. 식약처 법정 자문 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는 5일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 결과 등을 제출하는 조건으로 품목 허가를 자문했다. 만 18세 이상 접종을 하되 사용상 주의사항에 '만 65세 이상 백신 접종 여부는 효과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고 미국 임상시험 결과 분석 자료를 제출하라고 권고했다.
효과가 없다는 게 아니라 효과는 있지만 다른 나이대 성인에 비해 그 자료가 불충분해 접종과 미접종시 유불리를 따져 접종 대상을 정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질병청 관계자는 "아직 1분기 접종 계획에 변동은 없지만 고령층 접종이 제한될 경우 요양시설 고령자 입소자 접종 일정에 대해서는 향후 코로나19 전문가 자문위원단 검토와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식약처 허가가 결정되는 대로 코로나19 백신분야 전문가 자문단 검토와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논의 등을 거쳐 만 65세 이상 접종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아직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구체적인 개최 일정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