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트레아 당국, 복음주의 기독교인 70여명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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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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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트레아 감옥에서 수감 중이던 복음주의와 정교회 기독교인 70명이 석방됐다고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기독연대(CSW)는 “에리트레아 정부가 지난 1일 수도 아스마라 인근에 위치한 교도소 2곳에서 21명의 여성 기독교인과 43명의 남성 기독교인들을 석방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27일에는 아스마라 남동쪽 데케마레에서 지난해 9월부터 구금됐던 여성 죄수 6명도 석방됐다.

CSW는 “이 여성들은 공공장소에서 예배를 드린 혐의로 체포됐으며, 일부 사람들이 SNS를 통해 관련 동영상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CSW 머빈 토마스 회장은 “에리트레아 기독교인들의 석방을 환영한다. 이들이 기소나 재판없이 구금되어선 안 됐었다”며 “그러나 이 좋은 소식도 불구하고, 에리트레아 정권은 자국 뿐 아니라 티그레이에서 엄청난 인권 침해를 자행하고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티그레이 인민해방전선이 이끄는 티그레이 지방 정부와 에리트레아 출신 군을 포함해 에티오피아 정부를 지지하는 세력은, 지난 11월부터 티그레이 전쟁으로 알려진 무력 충돌을 이어오고 있다고 CP는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콜로라도 거주민이면서 모친을 만나기 위해 잠시 티그레이에 머물렀던 세네부(48)라는 이름의 여성은, 에리트레아 군인들이 7살 된 남아와 여아들을 살해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에리트레아 군인들은 주민들의 소지품을 약탈했다. 그들의 호주머니는 훔친 보석으로 가득했으며, 일부 군인들은 약탈한 옷을 입으려고 했다. 그들은 값어치가 있어 보이는 모든 것을 약탈하는 데 집중했다. 심지어 기저귀까지 훔쳤다”고 전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은 아스마라 에리트레아 정교회 소속으로, 정교회는 이 나라에서 유일하게 활동할 수 있는 3개 교단 중 가장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페웨르키 대통령은 알코올 중독자이자 무자비한 독재자란 평판을 받고 있다. 그의 제한 정책은 종교가 사람들을 정치 세력화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인한 것이라고 CP는 전했다.

이에 대해 토마스 회장은 “국제사회는 종교나 신념 때문에 임의로 억류된 모든 이들을 무조건적으로 즉각 석방해 줄 것을 촉구해 달라”면서 “전쟁 당사자들에게 무기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하는 등 티그레이에서 전개되고 있는 위기를 막기 위한 긴급 조치를 비롯해, 무력으로 벌인 인권 침해에 대해 궁극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에리트레아 및 에티오피아 지도자들에 대한 제재도 촉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