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지금 겨울방학과 새 학년의 준비 기간이다. 예년 같으면 교회학교도 겨울 성경학교와 수련회가 열려 교회가 아이들의 소리로 가득 찰 때인데 지금의 교회는 그렇지 못하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모이기 어려운 상황이 1년을 넘어가고 있다. 이전에 누구도 이런 일을 상상도 해본 적이 없기에 무척 당황스럽다. 지금은 성인들도 대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환경이 안 돼 비대면으로 예배를 드리는 경우가 많은데 교회학교는 어떻겠는가? 코로나19의 감염 우려로 대면 예배에 못 나가게 하는 부모들이 많이 있다. 교회학교 선생님들은 안타까워하면서도 부모들의 걱정과 염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예배 출석을 독려하기 곤란한 상황인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이대로 계속 아동·청소년의 신앙교육을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이러다가 아동·청소년기의 신앙이 단절되고 더 나가 아동·청소년이 교회를 떠나 버릴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이 교회학교 안에 팽배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 교회학교는 어떻게 하든지 현재 상황을 극복하고 아동·청소년의 신앙교육이 계속 이어지게 하려고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방향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천하고 있다.
교회학교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다행히 아동·청소년들은 그동안 학교에서의 비대면 수업을 통하여 줌(Zoom)이나 유튜브(YouTube), 교육방송 등 전자기기를 활용한 방법으로 진행되는 수업에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담당 목회자님들과 선생님들은 이런 교육환경과 스마트폰을 십분 활용하여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아이들이 비대면 예배를 드리더라도 분반 공부를 줌으로 하여 서로 얼굴을 보며 진행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2020년 여름성경학교와 수련회는 당황하고 우왕좌왕하다 못했지만, 이번 겨울 행사는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인터넷 방송을 이용하여 성경 말씀과 특강을 전달하고 카카오톡과 줌을 이용해서 나눔과 게임 등을 하는 방법으로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물론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는 아니었다. 아이들보다 오히려 나이 드신 선생님들이 기기 활용의 어려움을 토로하거나 익숙지 않으므로 주저하는 예도 있었다. 또 아이들 역시 부족하고 뭔지 빠진 것 같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회학교가 환경에 무너지거나 포기하지 않고 신앙교육을 이어 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다른 관점으로 살펴보면 꼭 이런 변화가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첫째, 세대가 변화하고 사회문화와 과학도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그 세상과 싸우기 위해서는 세상의 소통하는 방법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에 속해 살면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달할 사명이 있다. 세상과 단절된 채로 살아갈 수 없다. 그렇다면 그들의 언어와 기기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가슴 아프기는 하지만 교회가 앞으로의 세대를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둘째로 교회학교 아이들도 예배의 소중함과 간절함을 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부모님의 뜻을 따라서 교회에 오던 아이들이 이제는 교회의 예배 시간과 교회 친구들과의 만남을 그리워하고 있다. 교회가 소중한 곳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요즘 아이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신앙의 열정이 이전 세대만큼 크지 못하다고 염려해오던 것들이 이번 기회를 통하여 달라질 수 있음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되었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이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이 코로나가 지나가기까지는 추운 겨울이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그럴 때 주변을 살펴보자. 입춘이 지났다고 양지바른 곳의 메마른 가지에 서둘러 올라온 초록빛 싹이 작은 머리를 내미는 것이 보인다. 교회학교도 새로운 세대를 위한 교육에 눈바람이 몰아쳐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봄이 오면 하나의 밀알이 육십 배 백배의 결실을 돌려줄 것이다.
노은영 작가(사회복지학 석사, 청소년 코칭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