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50만회분의 국내 공급이 확정됐다. 그러나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의 경우 전 세계 백신 구매·배분을 위한 다국가 연합체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와의 계약 등 행정절차가 남아있어 공급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이 생겼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오후 청주 오송 질병관리청(질병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특집브리핑'에 참석해 "아스트라제네카는 1대 1 개별 계약을 한 물량 150만 도스에 대해서는 2월 마지막주 공급일정이 확정돼 유통·배송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화이자 백신 공급 일정에 대해선 "처음 물량이 공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코백스와 화이자 간 계약이 이뤄져야 하고 화이자와 공급계약·운송 계획 등 행정절차가 남아있다"며 "공급 일정은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대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백신을 공급받기 위해 국제기구들과 논의 중"이라며 "처음으로 냉동 백신을 접종하는 절차를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예방접종센터 또는 의료기관 자체 접종을 통해 전담병원 의료진 접종을 변함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백스가 지난 3일 공개한 '잠정 배분 전망(Interim Distribution Forecast)' 보고서에 따르면 코백스 측이 상반기 한국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11만7000회분(2회 접종, 5만8500명분)과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 259만6800회분(2회 접종, 129만8400명분) 등 총 271만3800회분(135만6900명분)이다.
코백스 공급 물량과 별개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물량 150만회분(75만명분)도 이달 말 국내에 공급된다.
코백스의 잠정 배분 전망 보고서를 보면 코백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서는 2월 말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화이자 백신에 대해선 1분기 공급 물량 예상치를 토대로 배분 전망을 세웠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달 31일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우리나라에 공급될 백신에 관한 공식 통보가 있었다"며 "이르면 2월 중순에 화이자 백신 11만7000도스, 약 6만명분이 국내에 들어온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5만8500명분을 국내 첫 백신 예방접종 대상이 될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 5만여명에게 예방접종센터를 통해 접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질병청은 지난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화이자 백신 특례수입을 신청했으며 식약처는 3일 이를 승인했다. 특례수입 제도는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정 본부장의 요청에 따라 식약처장이 국내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을 수입하는 제도다.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도 이 제도를 통해 수입됐다.
질병청은 이날 브리핑에 앞서 "1월말 공식 통보 이후 우리 측에 별도로 공식 통보된 것은 없다"며 "2월 중순 이후 국가별 백신 공급이 이뤄진다는 코백스 계획에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한 언론이 '방역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코백스가 화이자 백신 공급 시기를 이달 말 이후로 알려왔다"고 보도한 데 대한 설명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단장을 맡은 정 본부장은 지난 1일 "코백스를 통해 특례수입할 화이자 백신은 중앙의료원에 설치된 중앙예방접종센터를 통해 확진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을 먼저 접종할 예정"이라면서도 "유통을 담당하는 국제기구 유니세프(UNICEF)와 협의를 거쳐 국내 운송 일정을 정해야 되기에 접종 시기는 확정하긴 어렵다. 2월 중으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