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이민교회 경험하고, 롤모델 될 만한 교회 섬긴 것은 하나님의 ‘완벽한 계획’
“에덴스한인장로교회를 섬기기 시작한지2년으로 접어듭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임직예배가 미뤄지고 주변 교회와 한인 사회, 그리고 소속된 교단의 한 형제 된 많은 교회들에게도 제대로 된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인터뷰로나마 만나 뵙게 되어 감사하고 곧 마음껏 교제하게 될 날을 기도하며 소망합니다”라고 서두를 뗀 정순재 목사는 “에덴스로 오게 된 것은 저와 가족들 뿐만 아니라 에덴스한인장로교회 모든 성도님들에게도 큰 결단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미국에서 유학생으로 청년시절을 보내기도 했고, 목사가 되어 신학공부를 더 하며 한인교회를 섬긴 배경은 있지만 정작 목회의 터가 미국의 한인교회가 될 줄은 예상하지도, 계획하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라며 한인교회에 입은 큰 은혜를 간증했다.
청년 시절, 특별한 삶의 계획이 없던 그가 선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깨닫게 된 곳이 매릴랜드 빌립보교회였고, 외로운 삶의 여정과 아픔 속에서 교회의 기쁨과 섬김의 행복을 깨닫게 했던 아이오와 애임스반석장로교회였다. 잠시지만 지금의 에덴스한인장로교회를 만나는데 큰 디딤돌이 되어준 캔터키 루이빌 한인장로교회, 그리고 한인교회의 사역이 어떤 것인지 마음껏 맛볼 수 있던 터가 되었던 조지아 에버그린장로교회까지. 한 걸음 매 순간, 하나도 허투루 쓰인 것이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를 이민교회 목회자로 준비시키시기 위해 캠퍼스 타운의 한인교회와 이민사회 속의 한인교회를 다양하게 경험하게 하셨고, 고신대학원에서 신학공부를 하며 10년간 섬겼던 하나교회(담임 오병욱 목사)를 통해 현재 섬기는 에덴스한인장로교회의 롤 모델을 발견하게 하셨다. 바로 젊은 성도, 소통의 목회, 그러나 변할 수 없는 진리를 외쳐야 할 목회현장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던 것이다.
팬데믹 가운데 더욱 깊어진 성도간 사랑, 하나된 마음
비전이 있고, 그 비전으로 나아갈 방향을 안다고 해도 성도들의 마음이 하나되지 못하면 ‘사상누각’이 될 수밖에 없는 일. 더구나 그가 부임한 시기는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극도로 심해지던 2019년 12월이었다.
정 목사는 우선 성도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하나되게 하는데 애를 썼다. 교회가 몇 년 전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고 성도들의 희생과 교회를 거쳐간 많은 이들의 기도와 사랑으로 회복되었지만, 자칫 이 과정에서 인식조차 못했던 상처나 아픔이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임 목회자가 은퇴하고 새로운 담임목사가 부임하기까지 시간적인 갭(gap)이 있었기에 목자의 마음으로 혹여나 메마른 심령이 있지는 않을까 세심하게 살피고 꾸준히 보살피고 있다.
그래서일까? 어려운 시기를 지나온 성도들 모두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많이 행복했고 감사할 일들이 가득했다고 고백한다. 내적으로 건강해지니 외적인 사역의 열매가 자연스럽게 맺어지고 있다. 작게는 교회 안팎을 정리하는 환경개선부터 유학생들을 위한 격리키트 제공과 환영식이 이어져 교회의 분위기가 훈훈해졌고, 크게는 사역팀의 강화로 새로운 사역의 준비 나아가 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섬기고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잡혀가는 모양새다.
전통적인 예배와 교회의 역할 충실하면서 다양한 소통의 창구 열어
시대의 변화에 맞춰 온라인 툴을 활용한 다양한 소통의 창구를 열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사실 밖에서 볼 때 교회의 변화를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교회의 홈페이지와 소셜 미디어다. 학생들이 한국에서 혹은 타주에서 UGA로 공부를 하러 갈 때 ‘어디에서’ ‘무엇을’ 가장 먼저 찾아보게 될까? 온라인 서치 엔진을 통해 인근 정보를 찾아볼 것이고, 교회의 일상을 담은 한 장의 사진이, 이들을 환영하는 하나의 문구가 전도의 문을 활짝 열어줄 것은 자명하다. 이전에도 온라인 사역은 에덴스한인장로교회의 ‘숙제’였지만,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이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교회는 열린 마음으로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자가 한동안 잠잠하던 에덴스한인장로교회의 변화를 감지한 것도 교회 홈페이지와 소셜 미디어에 꾸준히 올라오는 사진들이었다.
“사실 제 마음은 할 수 있다면 전통적인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풍성히 누리고 싶습니다. 예배를 귀하게 여기고 모이기에 힘썼던 옛 성도들의 모습을 닮아야 할 필요가 있어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셨듯 성도를 찾아가고 만나고 나누는 것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고 다양한 도구와 재능을 사용하는 것 역시 우리에게 주신 은혜의 방편이라고 생각하며, 만나기 어려운 시대에 이런 도구들을 과하지 않게 사용하려고 합니다. 감사하게 교회에 은사를 가진 분들이 많이 계셔서 어렵지 않게 예배와 모임을 잘 이어가고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상황이 이전과 같아 진다면 지금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교회 예배를 마음껏 드리는 것은 물론 UGA에 속한 영어권 청년들과 한어권 유학생들을 위한 사역이 더욱 활발해질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남지 않는 장사’ 유학생 사역, 놓을 수 없는 이유
에덴스한인장로교회는 창립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유학생 사역’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새학기가 되면 교회 문만 열고 있어도 전도가 된다고 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찾아오던 때도 있었고, 교회도 이를 사명으로 알고 기쁘게 섬겨 왔다. 비록 방학을 맞는 여름이면 한국 방문과 귀국 등으로 예배인원이 40% 이상 줄고, 1~2년 단기간 동안 머무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가운데 예수를 믿지 않던 이들이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하고, 에덴스를 떠난 이후에도 한국을 비롯 타국과 미국 내 타 주 지역 교회에서 뜨겁게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이 적지 않아 일반 한인교회와 달리 특수한 '선교지'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에덴스한인장로교회에서 처음 신앙을 갖고 세례를 받은 이후 전 세계를 오가며 활발하게 사역하고 있는 손기철 장로를 비롯, 에덴스한인장로교회를 거쳐간 성도들 가운데 여섯 명의 목회자와 수많은 신실한 신앙인들이 지금도 배출되고 있다. 하지만 교회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는 ‘남지 않는 장사’다. 정순재 목사는 이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사실은 큰 몫을 ‘남기는 장사’라며 그 비법을 나눴다.
“’남지 않는 장사’라는 말이 귀에 쏙 들어옵니다. 지난 겨울, 이 어려운 시기에도 교회를 떠나 한국으로 귀국한 가정이 일곱 가정이었어요. 매년, 매 학기 일어나는 일이죠. 게다가 코로나 상황 속에서 새롭게 들어오시는 분들의 수가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모습을 절대 남지 않는 장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요. 에덴스한인장로교회야말로 하나님 나라를 위한 ‘남는 장사’에 큰 몫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감사한 일은 성도들이 이런 우리 교회의 특별한 모습이 우리에게 주신 ‘구별된 사명’임을 공감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런 마음을 아시고 이곳으로 사람들을 보내고 계십니다.”
“요즘 시대에 10명 중 7-8명이 교회를 처음 다니기 시작한 분이라는 사실은 놀랍고 감사한 일 아닌가요? 그러니 확실히 하나님 나라를 위해 ‘남는 장사’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더욱 감사한 부분은 그렇게 교회를 찾는 많은 분들에게 우리교회가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것이죠. 불신자들 입장에서 교회에 기대하는 부분에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많은 성도님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남는 장사’는 이변이 없는 한 계속될 것이고, 교회의 참 주인이신 예수님께서 많은 것을 남겼다고 큰 칭찬을 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이민가정의 대학생 자녀들, 신앙적으로 성숙하는 요람으로
에덴스한인장로교회는 전통적인 ‘유학생 사역’에 더해 또 하나의 남지 않는 장사인 ‘2세 사역’도 열심을 내고 있다. 에덴스는 애틀랜타 한인타운에서 1시간 안팎 멀게는 2시간가량 떨어져 있어 아주 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가까운 거리도 아니다. 더구나 처음 부모를 떠나 대학생활을 하게 되는 자녀들이 자칫 신앙적으로 표류하게 될까 노심초사한 것이 신앙을 가진 부모의 마음이다. 이에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EM사역자를 새롭게 청빙해 본격적인 영어권 청년 사역을 시작한 교회는, 자녀들이 알뜰 살뜰한 교회의 돌봄 가운데 성숙한 신앙인이 되기까지 함께 하고자 애 쓰고 있다.
“UGA에 자녀들을 보내시고 아이들의 신앙생활에 적지 않은 염려가 있으신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참 중요한 시기를 에덴스에서 보내는 자녀들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고자 합니다. 건강한 에덴스한인장로교회가 잘 준비하고 품고자 하니 염려 마시고 자녀들을 권면하셔서 맡겨 보길 바랍니다.”
교회 문턱이 낮은 ‘상식적인 교회’
에덴스한인장로교회가 유학생과 영어권 청년 사역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신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묵묵히 늘 섬김의 자리에 서기를 기뻐하는 오래된 성도들의 사랑과 헌신 덕분이다. 조용하고 작은 도시이고 평온한 곳이기에 장점이 많지만, 편안한 삶에 젖어 신앙생활 마저도 불필요한 것으로 여기게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는 말로 성도들을 향한 사랑을 드러낸 정순재 목사는 문턱이 낮은 교회가 되어 성도들 안에 언제나 구원의 열정과 감격이 식지 않는 교회를 소망했다.
아직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마음처럼 외부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이 늘 죄송스럽고 안타깝다는 그는 차차 에덴스 주변 지역에 정착해 살아가는 한인들과 지역 한인들, 형제된 교단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을 만나 교제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또한 에덴스 지역의 유일한 자체성전을 가진 한인교회인만큼 누구나 마음껏 교회를 드나들며 편안하게 교류하는 시간이 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터뷰를 마치며 에덴스한인장로교회의 비전과 기도제목을 물었다.
정순재 목사는 속히 어려운 시기가 지나 에덴스 땅에 들어오려고 계획했던 많은 이들이 편안하게 들어올 수 있기를, 교회에 주신 사명을 잘 붙들고 에덴스 지역을 오가는 모든 분들에게 아름다운 복음을 잘 전할 수 있기를, 특별히, 준비된 청년 사역에 큰 열매가 맺혀서 이곳이 지성과 영성이 함께 자라는 놀라운 땅이 되길, 또한 어려운 시기를 지나온 교회가 더욱 성장해서 지역사회를 섬기고 돌보는 교회로 세워져 가길 기도하며 함께 해주길 요청했다.
“2021년 에덴스 한인장로교회는 “그의 날개 아래”(시 91:4)라는 주제를 외치며 이 어려운 코로나 시기에도 하나님의 변함없으신 은혜를 누리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남을 위함이 기쁨이 되고, 나를 낮춤에 즐거움이 있고, 수고로움에 평안을 누리고, 내어 줌에 행복이 임하는 곳’ 그런 곳이 에덴스 한인장로교회이길 기도하며 담임목사의 사명을 잘 감당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