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과 기독교 핍박
파괴된 홈스(Homs)의 거리(사진은 기사와 무관).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시리아의 기독교 공동체가 이슬람주의 반군 세력의 점령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P에 따르면 수년간의 시리아 내전으로 이미 크게 감소한 시리아의 기독교 인구는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 세력이 장악한 지역에서 더욱 심화된 위협과 불안정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HTS는 최근 알레포, 홈스, 다마스쿠스를 포함한 주요 도시를 점령하며 시리아 정부군을 무너뜨렸다. 이 과정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사임 후 러시아로 망명했다. 알레포에 남아 있는 기독교인들은 신앙과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안전을 위해 이미 떠난 상태다.

국제기독교협회(ICC)의 제프 킹 대표는 "약 2천 년의 역사를 지닌 기독교 공동체가 이제 불확실하고 위험한 미래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CP는 한때 수십만 명에 달했던 알레포의 기독교 인구가 현재 약 3만 명으로 감소했으며, 생존을 위협하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으며 빵과 식수가 부족하고, HTS가 부과한 오후 5시부터 오전 5시까지의 통행금지로 일상생활이 극도로 제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마스쿠스와 알레포를 잇는 주요 도로가 차단되면서 주민들은 위험하고 혼잡한 우회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CP는 이 과정에서 기독교인들이 목숨을 잃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느 기독교 의사는 도시를 탈출하려다 저격수의 총에 맞아 사망했으며, 기독교 청년들이 탑승한 버스는 알레포 도로에서 고립되기도 했다.

CP는 알레포에 남아 있는 기독교 지도자들은 공동체를 위한 영적 및 실질적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교회 모르 부트로스 카시스 대주교는 SNS를 통해 기도를 인도하며 주민들에게 용기와 신앙을 잃지 말 것을 격려했다.

프란체스코 수도회 소속 바흐자트 카라카치 신부는 "교회도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상황을 더 잘 알지 못한다"며, 남을지 떠날지는 각 가족과 개인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동료 성직자들과 함께 도시에 남아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CP는 HTS 지도자인 아부 모하메드 알졸라니가 알레포의 역사적 유적지를 방문해 모든 주민, 특히 기독교인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며, 알레포가 여전히 문명과 문화가 만나는 장소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제기독교연대(CSI)는 HTS의 이러한 약속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CSI는 HTS가 과거 기독교인을 겨냥한 폭력, 납치, 재산 몰수 등을 저질렀다며 기독교 소수자가 지속적인 위협에 직면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CSI는 HTS의 이념에 따라 기독교인이 '디미'라는 법적 종속 상태에 놓일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이러한 상태에서 추가 세금(jizya)을 부과받고 법적으로 차별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CP는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은 주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메니아 가톨릭교회 부트로스 마라야티 대주교는 미사에서 "두려워하지 말길 바란다. 모든 당사자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것이며 평소와 다름없이 삶을 이어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CP는 알레포의 기독교 공동체가 역사적으로 소수자 보호를 내세운 아사드 정부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반군 점령은 기독교인들에게 있어 과거 이슬람국가(IS) 점령 당시의 박해를 떠올리게 하며 당시 기독교 공동체는 교회 파괴와 대규모 납치 등 극심한 탄압을 겪은 바가 있다.

CP는 새로운 현실에 직면한 알레포의 기독교 공동체는 믿음과 회복의 희망을 간직하며 평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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