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 달러화와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은행권으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양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이 12월 5일 기준 605억7307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1월 말 대비 16억452만 달러(약 2조3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의 달러예금이 일제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5대 은행의 달러예금이 10월 말 605억8434만 달러에서 11월 말 16억1579만 달러가 감소했다가, 12월 들어 다시 큰 폭으로 반등했다는 것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당선과 한국은행의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내 정치 상황의 불안정성이 더해지며 달러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철회,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추진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일별 달러예금 잔액의 변동폭이 확대되고 있다.
우리은행 민경원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고환율로 인한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고 있다"며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 탄핵 이슈까지 부상하면서 원화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최저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금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금통장을 취급하는 3개 시중은행의 누적 판매중량은 12월 5일 기준 6256kg을 기록했으며, 계좌수는 270만423좌, 잔액은 7502억원에 달한다. 금 가격은 12월 3일 g당 11만9000원대에서 12월 4일 12만원을 돌파했으며, 한국금거래소 기준 한 돈당 매입가격은 51만원을 상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로존의 경기 차별화가 뚜렷하고 정책금리 격차가 유지되는 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당분간 고환율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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