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한국 정부가 북한의 통신선 차단 조치 이후 등 대북전단을 살포한 탈북자단체 2곳을 납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하고, 이들 단체에 대한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한 사실 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한반도 정세, 한국은 원칙으로 관철 대응하길’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이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는 배경을 분석했다. 아사히는 북측이 강경하게 나온 이면에는, “2년 전 북미가 첫 정상회담을 열었으나 북미 대화의 기운이 사그라들고, 북한이 원하는 경제 제재 완화는 실현되지 않고 있다”면서 “한국 비판을 강화하며 위기를 연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동시에 내부 단속을 강화코자 하는 의도가 담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사히는 이어 “제멋대로인 북한의 사고엔 변함이 없지만 지금 우려되는 건 한국 측의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는 “문재인 정권은 북한의 요구에 응하는 것처럼 전단지 살포를 단속하는 법 정비 검토를 표명했다. 탈북자들의 행동 제한은 지금까지 논의돼 왔으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 등으로 강제적인 조치는 보류돼 왔다”고 말했다.
신문은 “북한과의 융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문 정권의 임기는 앞으로 2년이다. 여기서 남북 관계를 악화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작용하는 듯하나 자유주의 국가의 원칙을 손상시키는 회유책으로 기울게 되면 한반도 안정으로도 연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사히는 김대중 전 정부는 대화를 중시하는 햇볕 정책을 내걸면서도 군사 도발에는 즉시 반격하는 등 강경함, 유연함을 둘 다 갖췄다고 평가하고 “문재인 정권에게 요구되는 것은 북한의 언동에 좌우되지 않는 담력이 아닌가. 눈 앞의 성과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차세대를 생각하는 남북 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주장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핫라인 통신선은 중요하다며 “국제 사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습을 위해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불필요하게 긴장을 높이는 도발 행위는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